[지금 현장에서는…] 절반의 성공 ‘블프’, 본질 살리는 게 과제
[지금 현장에서는…] 절반의 성공 ‘블프’, 본질 살리는 게 과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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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0월 1일부터 코리아 그랜드 세일이란 명칭의 한국판 블랙 프라이데이(Black Friday)가 시작됐다. 블랙 프라이데이의 기원은 미국의 추수감사절이 있는 11월 마지막 주에 미국의 전 스토어에서 세일품목 제한없이 대규모 할인이 진행되는 행사다. 미국 연중 최대세일답게 재고 소진을 목적으로 기존 가격에서 최대 90%까지 할인율이 높아 미국 유통업체들은 이 시기 동안 연간 매출의 20~40%를 기록하면서 장부가 흑자(Black)로 돌아선다고 해서 붙여진 별칭이다.

이번 코리아 그랜드세일은 사실상 메르스 여파로 발길을 돌렸던 중국 관광객 재유치와 경기부진 극복을 위해 정부가 꺼내든 카드다. 산업통상부 자료에 따르면 이달 1일부터 11일까지 각 백화점 매출은 20~25% 상승했으며 롯데 본점의 경우 중국인 매출이 전년대비 38.5%, 신세계와 현대백화점 역시 중국인 매출이 전년보다 각각 37.7%, 28.3% 증가한 수치를 기록했다. 중국 국경절과 맞물려 진행된 블랙프라이데이 효과로 중국인 관광객과 백화점 매출이 메르스 사태 이전 수준으로 회복됨에 따라 성공적이었다고 판단해 국가적 행사로 정례화하겠다는 목소리가 높다.

한국판 블랙프라이데이 시작과 함께 행사 본질에 대한 잡음도 많았다. 720개 브랜드가 최대 50~70%까지 할인 판매한다고 공략을 걸었지만 뚜껑을 열어보니 ‘무늬만 세일’일뿐이라는 불만이 높았다. 평소 정기세일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은 할인폭과 그나마 할인폭이 큰 상품은 이월 상품이고 상품권과 사은품 증정 대체 등으로 기존 세일과는 큰 차별화가 없다는 소비자들의 원성을 샀다.

원조 미국 블랙프라이데이의 경우 유통업체와 제조업체가 함께 참여해 대규모의 국가적 행사로 발전했지만 사실상 직매입 구조가 불가능한 국내 유통만의 구조적인 문제는 할인폭이 클수록 제조업체만 떠안는 부담이 커지면서 해결해야 될 과제가 많다.

이번 행사를 통해 내수 경기 진작과 소비심리를 살리는 불씨를 지피는데는 분명 긍정적인 호재로 작용했다. 하지만 면밀한 분석을 통해 우리만의 독자적인 행사를 위한 제도 마련과 업체와 유통이 모두 상생할 수 있는 방법 모색 등이 절실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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