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D가상의상으로 1Day샘플 제작…韓 SPA 토양 다지는 플랫폼 자처
“동대문을 기반으로 한 토종 SPA 패션 브랜드를 키우겠습니다. 동대문 생산 인프라에 3D기술을 활용해 빠르게 상생 협력할 것입니다.”최근 정태섭 대표가 가상의상기술을 활용해 하루 만에 패턴을 만들 수 있는 3D패션연구제작소인 디쓰리디(D3D)를 설립했다. 봉제, 원단, 유통이 가능한 남대문, 동대문의 인프라를 이용해 플랫폼 역할을 하겠다는 포부다.지난 1일 서울 동대문 인근에 위치한 디쓰리디 사무실에는 정 대표와 직원들이 개소식 준비에 한창이었다. 7층 사무실이 있는 건물은 사방이 패턴 제작 공장으로 둘러싸여 있었다. 동대문 인프라가 한 눈에 내려다 보였다.
디쓰리디는 지난 10월 시작한 사회공헌 기업이다. 동대문 소상공인과 함께 꿈을 이루고 싶다는 정 대표는 “동대문에서 일을 한 지 40년이 넘다보니 작은 힘이나마 동대문 소상공인과 신진 디자이너 등 어려운 사람들을 돕고 싶었다”고 설립 취지를 설명했다. 수익 모델을 어디서 찾을 것이냐는 기자의 질문에 정태섭 대표는 대기업이나 중국 등 해외 업체에서 수익을 올릴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정태섭 대표는 2년 전 클로버추얼패션(CLO Virtual Fashion) 김광일 팀장의 3D 가상의류 패턴시스템 발표를 보게 된다. 이 기술을 보면서 동대문에 새로운 혁신을 가져올 수 있겠다는 충동이 일었다. “저도 그때 동대문을 기반으로 한 SPA 토종 브랜드가 우리나라에 꼭 필요하다는 생각에 ‘클로’를 보자마자 행동에 옮겼습니다. 스페인 글로벌 패션그룹인 인디텍스사가 SPA 자라 브랜드를 키웠듯이 동대문에서 SPA 브랜드를 만들 수 있습니다. ”
동대문은 원부자재와 옷샘플, 생산, 유통까지 모든 시스템이 가능한 곳이다.
“샘플제작이 하루만에 가능해지면 동대문 인프라를 이용해 옷의 대량생산도 가능합니다. 이미 인프라는 갖춰져 있습니다. 베네통이 협동조합식으로 브랜드를 만든 것처럼 동대문 업체들과 협력하면 토종 SPA브랜드를 키울 수 있습니다.”
디쓰리디는 클로버추얼패션의 클로 3D를 이용해 샘플을 하루만에 만들 수 있는 원데이 샘플시스템을 갖추고 있다. 다원섬유 경영을 통해 쌓은 동대문 인프라를 바탕으로 다품종 소량 생산 지원에 나선다. 앞으로 3D 기반 디자인(소재, 컬러, 패턴)의 DB를 구축해 빅데이터 활용까지 염두에 두고 있다.
원데이샘플 시스템은 보통 3~7일 걸리는 의류샘플 제작을 단 하룻만에 할 수 있는 서비스다. 순서는 이렇다. 사진이나 스케치된 디자인을 스캔하고 이를 클로(CLO) 2D, 3D 캐드 프로그램으로 불러들인다. 실제 직물은 스캔해 원단의 질감을 모니터 상에 3D로 구현한다. 컴퓨터로 디자인 패턴 수정을 거친 후 출력하면 대부분 하루만에 샘플이 제작된다. “원데이샘플 시스템을 이용하면 디자인 스케치에서 패턴, 샘플 제작까지의 공정이 단축돼 비용 절감 효과가 커집니다. 동대문 신진 디자이너와 소상공인을 대상으로 샘플 시스템이 서비스될 예정입니다.”다원섬유와 디쓰리디 공동대표를 맡고 있는 정대표는 동대문 남대문 40만 점포와 임가공 업체 등을 연결시켜주는 플랫폼 역할을 하겠다는 바람을 드러냈다. 4000여 군데의 다원섬유 거래처 뿐만 아니라 동대문을 기반으로 한 수 만개 매장을 연결해 공급네트워크를 만들겠다는 그의 목소리에 힘이 실렸다.“품질과 가격이 맞는 업체들을 서로 연계해 주는 것이 제 역할입니다. 이처럼 디자이너와 생산을 연계하면 다품종 소량 생산이 가능하고 납기 단축을 통해 생산성을 높일 수 있습니다. 디쓰리디가 비수기 없는 동대문을 만들어 시장이 활기를 되찾을 것입니다.”사람이 힘이라고 믿는 정 대표는 디쓰리디를 설립하기 위해 각 분야의 전문가들을 찾아 다녔다. 세정그룹의 유통 전략혁신팀장을 맡고 있던 디쓰리디 하지태 공동 대표와 3D방면에서는 오랫동안 경험을 갖춘 이은석 연구소장 등이 디쓰리디에서 함께 일하고 있다.
정태섭 대표는 “디쓰리디는 고객 반응을 보고 바로 바로 생산할 수 있는 시스템이 될 것이다. 동대문 SPA 브랜드 탄생이 이곳에서 시작될 것”이라고 확신에 찬 마지막 말을 던졌다.
‘예측하지 말고 반응하라. D3D처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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