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트있는 프린트 다채롭게 접목 ‘피노키오’ 독특한 캐주얼룩에 매료
시종일관 경쾌하고 다이나믹한 BNB12의 패션쇼 무대.
“쇼는 쇼!”이어야 하지만 패션피플들을 무장해제 시킬 즐거움을 선사하면서도 디자인 의도와 감성을 전달해야 하는 고민은 컸으리라 짐작된다. 피노키오를 통한 일상탈출의 유쾌한 상상, 예를 들면 어둡고 습한 고래뱃속을 벗어나 바다에서 모험을 할 수도 있겠다는. 거짓말을 하면 코가 자라는 피노키오는 거짓말쟁이라기 보다 사실은 거짓말을 잘 못해 금방 들켜버릴 만큼의 순수한 아이다. 박정상과 최정민의 비앤비트웰브(BNB12)는 거짓말쟁이 피노키오의 ‘사실은’ 순수한 모습을 그렸는지도 모른다.
“피노키오가 사람이 되어가면서의 모습들을 컬렉션에 표현하고자 했다”는 디자인 의도에서처럼 이를 상징한 프린트가 의상마다 다양하게 표현됐다. 경쾌하기도 다이나믹하기도 때론 투명하게 상상되어지는 고래뱃속처럼 시스루룩의 섹시함 등 다양한 디자인의 의상들은 패션피플들이 무장해제하고 ‘즐길수’ 있도록 하는 중독성이 있었다. 팝아트적이고 재미를 더한 프린트와 I’m honest boy 라는 문구와 길어진 코의 피노키오 캐리커처 등은 흥미로웠고 시선을 사로잡았다.
아침 10시, 엄밀히 말하면 패션계에선 새벽(?)인 시간대의 첫 패션쇼는 조명이 켜지자 위트있는 프린트물의 핑크 드레스가 잠을 확 달아나게 했다. 우아한 실루엣에 폭이 감기는 플레어의 드레스는 피노키오캐릭터의 프린트로 무게감을 덜어냈고 언발란스 하면서도 시작될 런웨이의 의도를 감지할 수 있게 했다. 카니발 축제 퍼레이드에 섞여 행진하는 소년과 소녀의 설렘처럼 프린트가 접목된 점퍼와 니트 스웨트, 화이트셔츠와 광택감을 주는 레더 팬츠와 스커트, 진즈의 조합이 다양한 캐주얼룩으로 표현됐다. 레드와 그린, 화이트와 블랙, 블루 컬러등이 적절히 기분좋은 스테이지로 넘어갔다.
BNB12의 쇼를 지켜 본 패션피플들은 “웨어러블하면서도 전혀 지루하지 않고 컬러와 소재, 프린트, 스타일링 모두가 잘 어우러졌다. 이 쇼를 보면서 거침없고 싱싱한 젊음과 성장 가능성이 느껴졌다”고 호평을 했다. 패션쇼의 내용만큼 양념같은 퍼포먼스도 끝까지 자리를 지킬만큼 마니아들에게 즐거움을 안겼다. 패션쇼를 준비할 때는 심각한 끝을 보지만 막상 무대의 조명이 켜졌을 때부터는 디자이너와 관객이 함께 즐길수 있는 컬렉션무대.
바로 박정상과 최정민이라는 신진 디자이너가 지향하는 바가 아닐까!
밑단이 어떠니 길이가 어떠니 등등의 디테일들을 평가하는 걸로 이들의 근성을 제어할 수는 없을 것 같다.
저작권자 © 한국섬유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