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령 3000호 발자취]“산업·경제 전문지분야 ‘최초·최고’ 전인미답 역사 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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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간 35년만에 3000호 돌파 일렬로 쌓으면 약 5m 높이”
1991년 한국섬유대상, 2003년 한국패션브랜드대상 제정
미래주역 발굴하고 업계 사기진작
시대적 변화에 부응해 업종별 기사 비중 조절하고
시각적 효과위해 타블로이드 판형으로 변경

주간섬유’ 창간…한국 섬유패션 전문언론 시대 서막 열다
한국섬유신문은 오늘(5월23일)로 국내 섬유패션 전문지로서는 최초로 지령 3000호라는 전인미답의 큰 결실을 맺게 됐다. 1981년 7월22일 창간해 단 한번의 중단 없이 지난 35년간 국내 섬유패션업계와 동고동락해 왔고 이는 수많은 독자들의 성원과 격려에 힘입은바 크다고 할 수 있다.

7월22일자(수요일) 창간호는 週刊纖維(주간섬유) 이름으로 신문 대판(375mmX595mm) 판형 총 12면을 인쇄하며 국내 섬유패션 전문언론 시대의 서막을 열었다.

본지는 창간호 1면 톱 기사 ‘纖維産業(섬유산업) 큰 試鍊(시련) 예상’을 제목으로 뽑고 1981년 섬유류 수출이 무난하게 60억 달러를 넘어설 것으로 전망했다. 본지는 이 기사에서 장기 불황을 극복하기 위해서는 업계가 만성적인 물량 위주 체제를 과감히 탈피할 것을 주문했다. 또 고부가가치 제품 개발에 역점을 두면서 해외 경기 진작이 이뤄질 때까지 보다 효율적인 생산량 조정 카르텔을 시도해야 한다는 업계 시각을 반영했다.

2016년 현재 한국 섬유패션산업이 직면한 세계적 경기 불황과 내수 침체에 대응하는 지침서로 삼기에도 모자람이 없다.

故 김용겸 발행인은 창간사에서 “주간섬유가 창간되기까지 정책적으로 배려해준 관계당국에 감사하며…1980년대는 우리나라가 후진국이란 둘레에서 벗어나 중진국 대열에 끼어드는 희망찬 년대가 될 것”으로 기대했다. 그는 “1986년 정부가 설정한 110억 달러를 수출해야 하는 사명을 안고 있다”며 “(주간섬유 창간을 통해) 70년 이후 우리나라 전체 수출의 30% 이상을 차지하고 있는 섬유산업의 지속적인 육성 발전에 기여하겠다”는 의지를 천명했다.

창간호에는 한국섬유산업연합회와 방직협회, 화섬협회, 섬유제품수출조합, 섬유직물수출조합, 메리야스연합회 등 단체장들의 창간 축사가 실리고 상공부(현 산업통상자원부) 섬유공업국장, 섬산련 사무총장, 한양대 섬유공학과 교수 등의 대담을 함께 다뤘다.

광고 면면도 재미있다. 토프론 4사(동양나이론, 동양폴리에스터, 동양염공, 토프론)와 코오롱그룹, 선경그룹, 갑을방적, 제일합섬 등 당시 업계를 끌어가던 최고의 기업들이 창간 축하 광고를 실었다. ‘아메리카 정통샤쓰 패션 맨하탄 샤쓰’ ‘오스카상에 빛나는 명작 에스콰이아’ 같은 문구들이 당시 시대상을 잘 반영해 주고 있다.

창간 13주년 1000호 돌파…브랜드 가치 중요성 부각
본지는 그 해 12월 대구지사를 설치하고 현 김시중 회장은 이듬해 대표이사 발행인에 취임했다. 한국섬유신문 주 2회 발행은 1987년부터 시작됐다. 본지는 이때부터 주 2회, 월요일 목요일자 발간 체재로 들어갔고 ‘주간섬유’에서 ‘한국섬유신문’으로 제호를 변경했다.

1991년에는 한국섬유대상을 제정해 총 12개 부문을 시상했다. 제1회 한국섬유대상의 수출과 내수부문 대상은 각각 승우무역, 제일모직이 수상했다. 태평양물산, 백양, 캠브리지, 한신모방, 해태염직 등도 수상자 대열에 이름을 올렸다.

한국섬유신문은 창간 13주년을 맞은 1994년 드디어 지령 1000호를 돌파했다. 당시 9월5일자는 본지 16면, 특집 16면 등 총 32면으로 발행 면수를 두 배로 늘려 제작했다. ‘캐릭터 캐주얼 전면 부상’이라는 1면 톱 기사는 남성들의 패션의식이 크게 높아짐에 따라 남성복의 캐주얼화가 가속될 것으로 전망했다. 당시 본지는 코오롱패션시스템(KFS)와 공동으로 약 보름간 20~40대 서울 거주 남성 1000명을 대상으로 설문 조사를 실시해 이 같은 시대 흐름을 읽어냈다.

아울러 현지르뽀 형식으로 필리핀 진출 기업들을 조명하고 코오롱 김천공장과 진주 실크산지 탐방 등의 기사를 다뤘다. 브랜드 가치의 중요성이 더욱 크게 부각되고 있는 2016년 현재의 최고 당면 과제를 미리 집어내는 혜안도 돋보인다. 9월5일자 1000호 특집은 ‘우리상표 알려야 시장 개척도 가능하다’는 기획 기사를 통해 브랜드 가치의 중요성을 강조하고 한국 섬유산업의 분야별 차별화 성장 전략을 제시했다.

1002호인 9월12일자 ‘섬돌군’ 만평은 당시 우리나라 중앙 부처의 무사 안일한 태도를 꼬집었다. 일본 정부는 각 정부 부처들이 힘을 합쳐 섬유패션산업을 전폭적으로 지원하는데 한국은 의견이 다른 부처들간 이기주의가 효율적인 산업 육성에 걸림돌이 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1999년 1500호…세계 1위 스판덱스 ‘크레오라’ 스타트 알려
1세기가 넘어가는 2000년을 목전에 둔 1999년 9월 본지는 지령 1500호를 맞았다. 1500호는 섬유에서 패션 분야로 기사의 비중이 넘어가는 시점이기도 하다. 당시 목요일자 12면 중 패션 기사에 6면을 할애했고 나머지는 섬유, 유통, 종합면 등으로 구성됐다. 국내 패션시장이 팽창함에 따른 독자들의 관심과 정보 욕구를 반영한 결과다.

전상열 편집위원(現 한국섬유신문 사장·발행인)은 한섬칼럼에서 “한국섬유신문은 1981년 창간 이후 ‘정도가 아니면 걷지 않는다’는 자세로 지난 18년간을 꿋꿋이 지켜 왔다”고 의미를 부여했다. 당시 한국섬유신문은 일본섬유신문, 미국 PTN, 스위스 ITS 등 세계 유력 섬유전문 매체와 제휴를 통해 한국 독자들에게 품격 있는 기사를 제공하는데 앞장섰다.

특집 기사로는 세기말을 맞아 그 어느 때보다 공격적인 영업 태세를 갖추고 21세기를 겨냥한 도움닫기를 시도하는 국내 패션업계 상황을 조명했다. 신사복, 여성영캐주얼, 진캐주얼, 스포츠, 아동복, 유니섹스캐주얼, 니트웨어 등 7개 부문 5대 브랜드를 중심으로 차별화된 컨셉과 아이템 특화 전략을 조사했다.

지령 1502호인 9월9일자 1면에는 의미 있는 기사가 다수 실렸다. 2016년 현재 세계 스판덱스 시장 부동의 1위를 지키고 있는 효성이 스판덱스 원사 브랜드를 ‘크레오라’로 확정하고 9월 하순부터 본격적인 마케팅에 들어간다는 내용이다. 세계 시장 점유율 1위 품목의 서막을 알리는 중차대한 행보가 시작된 시점이다. 이상운 효성그룹 부회장은 2014년 “당시 그룹 내에서도 스판덱스 시장 진출에 반대하는 의견이 있을 만큼 큰 모험이었다”며 “우리(효성)가 스판덱스 시장 세계 1위에 오를 것을 예견한 사람은 거의 없었다”고 밝힌바 있다.

같은 1면, 사실상 대우그룹 계열사인 ‘세계물산’과 ‘신성통상’의 법정관리 신청 기사는 급박했던 상황을 잘 묘사하고 있다. 이들 기업은 관계사간 과도한 상호지급보증이 화를 불러 내수가 호전되는 시점에서 좌초됐다는 안타까운 업계 시각을 반영했다. 예상치 않은 전격적인 법정관리 신청으로 수백여 개에 이르는 협력사들은 추석을 앞두고 자금이 묶여 발을 동동 굴렀다.

2004년 2000호…쿼터폐지 1년 앞두고 FTA시대 집중조명
한국섬유신문은 1000호 발행까지 13년이 걸렸지만 2000호까지는 10년이면 족했다. 2004년 9월 지령 2000호는 14회를 맞은 한국섬유대상 시상식과 맞물렸다. 지령 2000호는 한국섬유대상 시상식을 알리며 총 32면을 발행했다. 영남방직과 휴럭스가 영예의 수출·내수 부문 대상을 수상했다. 휴럭스는 故 김운렴 회장이 일본 아식스와 자본합작으로 만든 ‘아식스’ 브랜드를 런칭한 기업이다. 16개 부문 19명의 수상자를 배출했다.

당시 이희범 산업자원부 장관(現 2018 평창동계올림픽 조직위원장)은 본지 2000호 발행 축사에서 “우리나라 섬유패션 산업이 창조적인 미래 산업으로 발전될 수 있도록 (한국섬유신문이) 일선에서 더욱 열심히 노력해 달라”고 당부했다. 2004년은 40여년간 지속된 섬유쿼터 폐지 1년을 앞둔 시점이다. 이 장관은 “2005년이면 섬유쿼터가 폐지됨으로써 국가간 교역 규제가 없어져 보다 활발한 섬유교역이 예상된다”며 “국가간 FTA 체결이 크게 늘어나 교역장벽으로 작용하게 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섬유산업은 매년 100억불 이상의 무역 수지 흑자를 실현해 왔다”며 “국민소득 2만불 달성에 섬유패션산업이 큰 역할을 해 달라”고 강조했다.

이 장관의 지적에서 보듯이 한국섬유신문 2000호는 섬유교역 자유화 시대를 맞아 우리 섬유패션 업계의 고부가 전략을 집중 조명했다. ‘섬유 고부가 사냥 시작됐다’ ‘쿼터폐지 최대 수혜국 중국에 전세계 촉각’ 등의 제목을 달아 한국 섬유패션 산업구조의 재편과 수출확대 전기 마련을 위한 업계의 다각적인 노력을 기사화 했다.

시대를 앞서가는 정보 전달에 가치를 두는 한국섬유신문은 다음호인 2001호 9월13일자 기사에서 ‘백화점의 새로운 모험 편집샵’을 주제로 백화점 유통의 새로운 흐름을 짚어냈다. 편집샵, 컨셉샵, 멀티샵 등 다양한 이름으로 불리던 편집 매장들이 F/W를 계기로 본격적으로 모습을 드러내기 시작했다는 내용이다. 롯데, 현대, 신세계, 갤러리아 등 4대 선두권 백화점의 편집샵 구성과 현황을 기사화 했다.

2010년 2500호…한국패션브랜드대상 겹경사
한국섬유신문은 종교나 기관에 속하지 않은 산업 경제전문지라는 점에서 항상 최고·최초의 고지를 밟아 왔다. 지령 2500호는 ‘2010 한국패션브랜드 대상’ 시상식과 함께 맞아 떨어졌다. 2008년 신문 대판에서 타블로이드 판형으로 바뀐 뒤 맞은 경사다.

2010년 4월8일 발간된 2500호는 글로벌 경쟁력 구축의 선두주자 24개 브랜드를 발굴한 한국패션브랜드 대상 특집으로 꾸며졌다. 삼일방직(네번)과 신성통상(에이.폴 스토리), 빌트모아(빌트모아), 아즈텍WB(로썸), 디자이너 고태용(비욘드 클로젯) 등 향후 한국패션산업의 선진화를 앞당기고 미래 해외 진출의 주역이 될 다양한 브랜드를 발굴했다. 또 32면으로 증면해 스페셜 리포트로 여성 커리어 복종의 미래를 진단하고 온라인 마켓의 발전상을 다뤘다.

2010년은 지난 10년간 불황의 터널 속에서 뼈를 깎는 구조조정을 견딘 한국 섬유패션산업이 본격적인 재도약의 의지를 불태운 시점이다. 이 해 섬유류 수출은 전년 대비 19.5% 성장한 139억불 달성에 성공했고 이듬해는 또다시 14.7% 증가한 159.4억불을 기록했다. 또 연 수출 160억불 시대를 예고하는 신호탄으로 의미가 컸다.

[한국섬유신문 구독료 변천사] 일간지보다 비싸지만 찾아 읽던 신문 창간 당시 월 1200원, 1부당 300원

한국섬유신문은 1981년 창간 당시 월 구독료가 1200원이었다. 1부 당 300원. 첫 호는 주간섬유 이름으로 매주 수요일 신문 대판(375mmX595mm) 크기로 12면을 발행했다.

이전까지 일간지는 ‘언론기본법’에 의해 하루 8면만 발행할 수 있었으나 1981년부터 12면 발행이 허용됐다. 한국섬유신문의 호당 발행면 숫자가 일간지와 똑같은 수준이었다는 얘기다. 또 당시 일간지 월 구독료와 KBS 수신료가 2500원 이었으니 한국섬유신문의 1부당 가격은 일간지보다 훨씬 비쌌던 셈이다. 영화 관람료는 1400원 정도 하던 때였다.

본지 창간호부터 본지를 읽어온 독자인 박영복 진성산업 대표는 “회사 사장님이 읽고 난 후 한국섬유신문을 버리면 그걸 주워다 읽을 정도로 필요한 정보가 많았다”며 “일간지보다 비쌌지만 당시에는 업계 종사자들이 한국섬유신문을 찾아가며 읽던 시대였다”고 말했다. 박 대표는 진성산업을 창업한 1984년 신문 구독을 신청하고 지금까지 꼬박꼬박 구독료를 내며 열독하고 있다.

한국섬유신문은 1982년 6월2일자(46호)부터 구독료를 1800원으로 600원 인상했다. 이어 1985년 1월9일(182호)부터는 2800원으로 또다시 1000원을 올렸다. 이같은 구독료 인상은 당시 일간지들의 구독료 인상과 맥을 같이 한다.

한국섬유신문은 주 2회 발행을 시작한지 약 1년2개월 후인 1989년 신년 첫 호(1월2일자, 440호)부터 월 3500원으로 구독료를 인상했다. 이후 1000호가 발행된 1994년에는 월 6000원으로 올랐고 1500호가 발간된 1999년에는 8000원 수준을 유지했다. 그리고 2000년대 들어서는 지금의 월 1만2000원이 계속 유지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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