몇 년전부터 패션업계가 유통의 중심으로 떠오르면서 편집샵이 대세를 이루고 있다. 말이 좋아 편집샵이지 편하게 말하면 동네 보세매장 같은 시스템이다. 과거와 달리 브랜드를 선호하기 보다(특히 10~20대 초반) 감도 높고 합리적인 가격대를 선호하는 고객이 늘면서 편집샵이 지속적으로 생겨나는 추세다. 대기업도 다양하게 매장을 열고 편집샵 열풍에 동참했다.
그러던 것도 잠깐, 최근에는 쏠림 현상이 극심해지면서 우후죽순 생겨난 편집샵들은 효율을 고민하지 않을 수 없게 됐다. 대표적으로 A 대기업에서 진행하는 편집샵 브랜드는 결국 영업을 종료하고 온라인에서만 운영하기로 했다며 입점 업체에게 퇴점 통보를 내렸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편집샵 자체 경쟁력이 관건으로 떠올랐다. 동대문이나 남대문에서 물건을 사입해 판매하다 보니 가격 경쟁력은 물론 제품 차별화조차 힘들어졌다. 보통 트렌드는 잘 따라간다고 해도 생산 라인이 없으면 운영이 쉽지 않아 최근에는 생산라인을 갖춘 업체들이 두각을 나타내고 있다. 여기에 보세상품 같은 느낌을 지우고 편집샵만의 컨셉을 살려 움직여야 승산이 있다는 지적이다. 이런 현상은 아웃도어나 스포츠 업체들이 애슬레저를 표방하며 대대적으로 출시하고 있는 래쉬가드 열풍과 오버랩 된다. 지난해 모 아웃도어 브랜드가 처음 래쉬가드로 대히트를 칠 때만 해도 아웃도어 브랜드들은 소극적이었다. 아웃도어 회사지 수영복 회사가 아니라며. 그런데 올해는 사뭇 다른 풍경이 연출됐다. 너도나도 할것 없이 래쉬가드를 출시하고 나섰다. 하나가 된다고 하니 다들 우르르 따라가는 것 같다. 이런 추세가 지속되면 래쉬가드 시장도 포화상태를 맞을 게 뻔하다. 아웃도어도 마찬가지다. 트렌드에 유연하게 대처하는 것은 맞지만 다소 불안해 보이는 것은 괜한 우려일까.정통 아웃도어 컨셉을 갖고 있던 회사마저 키치한 감성을 내세우며 지나치게 오버스럽게 가는 것 같다. 가긴 가돼 중심을 잃지 않기를, 또 어쩡쩡해지지 않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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