패션산업은 본질적으로 디자인과 소재의 싸움이지만 미래에는 IT 기술 접목 유무에 따라 성패가 갈린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현재 IT 기술은 신체 기능 감지 센서와 인위적으로 온도를 올리는 발열 장치 같은 웨어러블 스마트 디바이스에 국한되지 않고 눈에 보이지 않는 유·무형의 생산 프로세스까지 영역을 높이고 있다.
과거 종이와 가위, 마커, 작업지시서들이 어지럽게 널려 있던 디자인실은 모니터와 컴퓨터가 놓인 깔끔한 환경으로 바뀌고 생산 현장은 최적의 재고 관리와 생산 자원 분배 시스템을 통해 획기적인 비용 절감을 실현하는 스마트 공장 시대로 접어들고 있다. 글로벌 패션브랜드를 지향하는 한국 기업들이 기획에서 디자인, 소싱과 생산 및 판매·유통을 아우르는 시스템의 통합을 도외시할 수 없는 이유다.
자라와 나이키 등 글로벌 패션의류 기업들뿐만 아니라 구찌 같은 명품 브랜드들은 이미 수년 전부터 PLM(제품수명주기관리) 솔루션을 도입해 차별화된 경쟁력을 무기로 후발 주자와의 격차를 벌려 나가고 있다. 특히 자라는 패스트 패션이라는 철학을 실현시켜 줄 도구로 테크놀로지의 결합을 추구한 결과 세계 최고의 패션기업으로 발돋움 할 수 있었다.
다쏘시스템은 글로벌 브랜드를 지향하는 한국 패션산업의 중요성을 인식하고 최근 아티스시스템과 손잡고 국내 패션PLM 시장 공략에 나섰다. 다쏘의 패션PLM ‘UDAS’는 제품 기획에서 디자인, 가상 쇼룸(virtual showroom)까지 패션에 대한 모든 수요를 한번에 충족시키는 시스템이다. 생산 기획에서 소재 관리 및 소싱, 품질 관리 등 패션산업 특성에 맞는 9개 영역에 41개의 비즈니스 프로세스를 지원한다.
UDAS는 패션기업들이 디자인 툴로 사용하는 어도비 일러스트레이터(Adobe Illustrator)와 연동돼 제품 개발 진행 현황을 실시간으로 공유할 수 있는 장점이 있다. 판매 시스템인 POS와 연계해 판매 정보를 그래픽이나 차트 등으로 쉽게 확인할 수 있는 환경을 갖추고 있다.
게스(Guess)는 어도비와 UDAS를 연동해 디자인에서 매장 출시까지 제품 개발 기간을 16%나 줄였고 마무트(Mammut), 언더 아머(Under Armour) 등도 유사한 환경을 구축해 비용 절감에 성공했다.
국내 대부분 기업이 도입한 ERP시스템의 부족한 부분을 보완해 주는 역할도 있다. ERP는 재무·회계·재고관리 등을 수행하지만 제품 개발을 지원할 수 없다는 단점이 있다. UDAS와 ERP를 연동시킬 경우 상품 기획 및 개발에서 제품 발주 및 물류, 재고관리까지 단일 시스템에서 한꺼번에 처리하는 이점을 누릴 수 있다.
다쏘에 따르면 이 같은 철저한 상품 기획 및 디자인 시뮬레이션으로 제품 런칭 비용과 샘플 비용을 각각 40%, 30% 절감할 수 있다. 자료 서칭과 데이터 업로드 등 일반 사무 업무량도 최대 75%까지 줄어든다.
다쏘는 2005년 패션전문 PLM솔루션을 개발하고 아디다스(ADIDAS), 콜롬비아(Colombia Sportswear Company) 같은 글로벌 스포츠웨어 기업뿐만 아니라 구찌(GUCCI), 갭(GAP), 게스(GUESS), 뉴발란스(new balance) 등 다국적 의류 및 신발기업들에 제품을 공급했다. 국내에서는 LF가 다쏘의 패션PLM 솔루션을 도입했고 몇몇 대형 패션기업들도 시스템 접목을 협의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LF는 작년 다쏘의 패션특화 솔루션인 ‘마이 컬렉션(My Collection)을 도입해 기획 및 디자인, 소싱 과정을 간소화하는 단일 디지털 환경을 구축했다.
‘패션과 테크놀로지의 융합’ 세미나
30일, 패션산업의 디지털화 조명
다쏘시스템은 이달 30일 오후 2시, 서울 강남 리츠칼튼 호텔에서 ‘패션과 테크놀로지의 융합’을 주제로 패션섬유 기업 혁신을 위한 디지털 전략 솔루션 세미나를 개최한다. 이날 전귀상 성균관대 의상학과 겸임 교수는 ‘패션 산업의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Digital Transformation)’을 주제로 강연하고 임준호 다쏘시스템 이사는 ‘패션 섬유산업을 위한 다쏘시스템 솔루션과 전략’을 발표한다. 글로벌 고객사의 솔루션 적용 사례 및 패션 산업에서의 3D 시뮬레이션 적용도 소개될 예정이다. 세미나에 이어 저녁 만찬이 준비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