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비자 라이프스타일 변화가 시즌에 유행하는 잇츠백 변화를 예고한다. 핸드백이 비싼 가죽을 벗고 다양한 소재로 탈바꿈되고 있다. 소비자들이 고가백보다 가성비있는 잇백(잇츠 더 백, ‘it’s the bag’의 줄임말)을 찾기 때문이다. 과거 고가 가죽 소재 핸드백들이 여성들에게 인기를 얻었다면 최근에는 다양한 핸드백 소재가 인기다. 나일론부터 린넨, 데님, 캔버스까지 소재가 다채로워졌다.
패션업계 관계자들은 “놈코어룩, 포미족, 슬로우패션 등 최근 소비 트렌드에 공통적으로 담긴 실용성이라는 핵심 키워드가 패션계에 빠르게 녹아들고 있다”고 입을 모은다. 장기화된 불황과 스마트해진 소비자가 만나 패션에 실용주의적 소비가 접목됐다.
최근 핸드백 시장은 브랜드를 벗어나 개인 취향을 반영한 디자인과 가성비를 중시하는 소비자들이 늘고 있다. 특히 천 소재 핸드백을 찾는 소비자가 늘고 있다. 과거 ‘싼 티가 난다’는 취급을 받던 나일론, 데님, 린넨, 캔버스와 같은 소재들이 가죽이 줄 수 없는 개성과 가치를 주는 소재들로 재인식되기 때문이다. 몇 년 전 로고가 드러나지 않는 로고리스(logoless) 명품백이 유행하기 시작한 기점부터 이러한 소비 경향 변화가 뚜렷해졌다.
게스(GUESS)는 지난 4월 브랜드 아이덴티티를 담은 리오리진(RE:ORIGIN) 한정판 데님백을 내놓았다. 저렴한 가격에 멋스러운 워싱 디자인이 돋보이는 이 데님 소재 숄더백은 출시 15일만에 완판되는 인기를 누렸다. tvN 드라마 ‘또 오해영’에 노출돼 오해영백으로 불리는 ‘리뽀(Lipault)’의 레이디 플럼 버킷백 역시 완판 행진을 이어가고 있다.
롯데백화점 본점 장윤석 바이어는 “리뽀는 가성비를 중시하는 소비 트렌드에 맞는 가볍고 실용적인 소재, 유럽스타일의 컬러감과 디자인, 합리적 가격 등 히트 요소가 고루 어우러져 20~30대 여성 고객들이 많이 찾고 있다”고 덧붙였다.
천연 면이나 캔버스 등 생분해성 재료로 제작되는 친환경 천가방을 뜻하는 에코백은 최근 아트웍, 레터링 프린트 등이 다채롭게 입혀져 가죽백과는 또 다른 유니크한 패션 아이템으로 패션피플들에게 사랑받고 있다. 브랜드 제품을 포함해 합리적 가격대인 1만~10만원대에 살 수 있어 데일리백으로 인기를 얻고 있다.
‘랄프 로렌(RALPH LAUREN)’은 올 상반기 데님으로 만든 리키 백을 선보였다. 명품 브랜드 프라다도 가볍고 질긴 포코노 나일론 소재 토트백을 내놓았다. S/S에 걸맞는 선명한 옐로우 컬러 패브릭에 독특한 경주용 자동차 프린트를 입혔다. 업계 관계자는 “실용적인 캐주얼룩이 갈수록 보편화되면서 자연스럽고 편안한 옷차림에서 자신만의 개성을 드러내는 패션 트렌드가 대세로 뜨고 있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