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중미 자유무역협정(Korea-Central America FTA)가 사실상 타결됐다. 산업통상자원부 주형환 장관은 지난 16일 니카라과 수도 마나과에서 니카라과, 엘살바도르, 온두라스 등 중미 6개국 통상장관들과 양 지역 FTA 협상이 실질적으로 타결됐음을 공식 선언했다.
니카라과, 엘살바도르, 온두라스, 코스타리카, 파나마 등 5개국은 모든 협정 24개 챕터에 합의했다. 과테말라는 시장접근·원산지 등 일부 분야를 제외하고 대부분이 타결됐다. 이번 FTA는 북미(미국, 캐나다)와 남미를 연결하는 FTA 네트워크 구축 및 전략적 교두보를 확보했다는 데 의미가 있다. 특히 우리 기업들이 북미 시장으로 진출할 수 있는 제3의 루트를 마련함으로써 대미 수출의 모멘텀을 이어갈 수 있다는 점도 긍정적 요인으로 꼽히고 있다.
정부는 “중미 측은 편직물, 섬유사 등 섬유류와 화장품, 의약품 등 우리 중소기업 품목들을 대폭 개방했다”고 밝혔다. 중미 6개국 중 국내 섬유패션업계가 주목하는 가장 큰 시장은 과테말라다. 작년 말 기준 한국의 對과테말라 수출은 자동차, 경유, 철강 등을 모두 제치고 편직물이 1위 자리를 차지했다.
10대 수출 품목 중 섬유류는 편직물(6500만불, 1위), 면사(1300만불, 7위), 기타 섬유제품(1000만불, 8위), 염료(900만불, 10위) 등 4개 품목을 올리는 발군의 실적을 기록했다. 이를 모두 합치면 對과테말라 전체 수출의 24.4%(9700만불)를 차지한다. 세아상역, 한세실업, 한솔섬유 등 빅3를 비롯 국내 대부분 의류벤더들이 이 곳에 진출해 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과테말라는 2000대 중반까지 우리나라의 섬유류 수출 상위 10위권 국가에 오를 만큼 활황을 이뤘다. 2004년(3억8370만불)과 2005년(2억9900만불)에는 8위에 올랐고 2006년(2억6600만불)에는 9위를 기록했다. 이후 동남아 지역 의류 생산 비중이 커지면서 10위권 밖으로 밀렸다.
對니카라과 수출 역시 편직물이 1위를 차지했다. 작년말 기준 對니카라과 편직물 수출은 6200만불을 기록, 전체 수출의 41.5%를 차지했다. 여기에 기타섬유제품(600만불, 4.3%)을 포함하면 전체 수출 거의 절반에 육박한다.
섬유·의류 원산지 규정은 전반적으로 한·콜롬비아 FTA와 유사한 기준을 채택했다. 완성 의류의 경우 중미 4개국(온두라스, 코스타리카, 니카라와, 파나마)은 한·아세안 FTA와 유사한 신축적인 기준에 합의했다.
그러나 이번 FTA로 인한 관세 인하 효과는 그리 크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현지에 진출한 한국기업들은 대부분 자유무역지대에 있어 이전부터 무관세 효과를 누려왔기 때문이다. 한국섬유산업연합회 FTA 지원센터 정영철 과장은 “미국으로 들어가는 의류 완제품은 가격 경쟁력에 긍정적 요인이 있지만 현지 진출 기업들이 상당부분 보세지역에 있어 큰 영향은 없을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