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에서는 하루 122건의 화재가 발생해 평균적으로 5.7명의 인명과 12억원 가량의 재산 피해를 입고 있다. 이 같은 문제를 타개하기 위해서는 국산 난연 및 방염 소재개발에 기술력을 투입하고 현행 규제 및 관련 제도 개선이 함께 이뤄져야 한다는 지적이 나왔다.한국화섬협회(회장 박승훈)는 지난 16일 섬유센터에서 정부 및 연구소, 산업계 관계자 등 5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섬유류 실내 장식물의 소방안전 제도 개선 토론회’를 개최했다. 이에 따르면 유럽에서는 80~90%가 난연 소재를 사용하지만 우리나라는 이 비율이 10~20%에 그쳐 난연 소재 사용 규제를 의무화하는 것이 필요한 것으로 지적됐다. 국내 난연 관련 섬유 시장은 후방염 제품이 80~90%에 달해 이를 방지할 선진국 수준의 규제가 필요하다는 것이다.
국내 방염 평가법은 잔염시간, 탄화길이, 탄화면적 등 ‘발화가 진행된다’는 가정하에 성능 평가를 하고 있다. 그러나 유럽과 미국 등 선진국은 화재 발생 후, 가능한 많은 인원들이 대피할 수 있는 시간을 제공하는데 중점을 두고 있다.제품 성능에서도 큰 차이가 있다. 이날 토론회에 참석한 휴비스 함진수 팀장은 “선진국의 경우 항균, 발수, 난연 기능을 구현하고 있으나 국산은 난연 기능만 갖고 있어 아직 기술적으로 보완돼야 할 사항이 많다”고 지적했다. 난연 기능만 놓고 보면 우리나라도 선진국 수준에 대등하게 올라왔다. 경쟁력이 가장 우수한 것으로 평가되는 난연 PET의 경우 효성과 휴비스, 코오롱 등의 제품이 선진국(TREVIRA CS)과 유사한 성능을 갖고 있다.소재 개발과 관련 규제 개선 뒤에는 국내 난연 산업 활성화를 위한 시장 확대 과제가 남아 있다. 충분한 국내 수요를 확보하기 위해 현재 건축물 내부의 천장이나 벽에 붙이는(또는 설치하는) 물품뿐만 아니라 차량용 시트 및 주요 섬유류 내장재, 캠핑·글램핑 장비류까지 범위를 확대해야 한다는 것이다. 앞으로 다가올 실버 시대에 대비해 병원·요양원의 매트리스, 침구류 등에 대한 안전기준 마련도 필요하다. 이날 한국소방산업기술원 김해형 팀장은 “다양한 규제와 기준이 있으나 사각지대가 많다”고 지적했다. 그는 “대상 장소의 범위를 넓히는 것이 중요하며 규제를 강화하기 위해서는 제품의 성능 개선이 우선돼야 한다”고 강조했다.한국화섬협회 박승훈 회장은 “이번 토론회가 다중이용시설에서 사용되는 섬유류 실내 장식물의 소방안전 강화와 더불어 섬유산업이 활성화되는 계기가 될 수 있도록 하자”며 “정부와 관계기관 및 산업계가 협조 체제를 구축하고 지속적으로 이를 발전시켜 나가야 한다”고 밝혔다.
이날 토론회에서는 섬유류 실내장식물의 소방 안전 관련 제도 개선방안(FITI시험연구원 구현진 본부장), 실내 장식물의 난연소재 기술 동향(휴비스 함진수 부장)이 발표됐다. 이어 백철규 ECO융합섬유연구원장, 신홍섭 산업부 섬유세라믹과 사무관, 송병갑 한국자카드섬유연구소장, 남상덕 섬유패션정책연구원 부원장, 김해형 한국소방산업기술원 팀장, 최정민 방재시험연구원 선임연구원이 지정 토론 시간을 가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