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發 ‘열정페이’…패션·의류·벤더, 불똥 튀나
이재명發 ‘열정페이’…패션·의류·벤더, 불똥 튀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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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식 사례접수 시작…디자인·패션 인턴 제보 줄이어
대선 겨냥 포퓰리즘…멀쩡한 기업 이미지 타격 우려

#1 “의류프로모션(회사)에 입사했다. 배워야 된다는 이유로 월 100만원(월급)에 의류 납품만 엄청나게 했다. 월세 내고 이것 저것 하니 거지도 이런 거지가 없더라.”
#2 “디자이너 3년이면 친구도 애인도 없다는 웃픈 이야기…. 디자인, 광고업계의 당연하듯 이어지는 무보수 야근 좀 해결해 주세요.” (이상 이재명 성남시장 페이스북)

대선주자 선호도 3위까지 오르며 대중의 인기를 얻고 있는 이재명 성남시장이 대선 출마 첫 행보에서 ‘열정페이’를 정조준 했다. 이재명 시장은 지난 23일 ‘열정페이, 작살내겠다’는 내용의 보도자료를 내고 첫 번째 정책으로 ‘열정페이’를 언급하며 SNS를 통한 피해 사례 접수를 공식 선언했다. 이상봉 디자이너의 열정페이 논란으로 지난 2년간 비난 여론에 시달린 국내 패션 및 디자이너 업계로 불똥이 튈 수도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이 시장은 “대한민국에서 더 이상 헌신이란 이름으로 재능을 착취당하는 젊은이가 있으면 안 된다고 생각한다”며 “열정페이로 피해를 본 분들은 이재명의 페이스북, 트위터, 블로그 등에 사례를 올려달라”고 요청했다. 이 시장은 이렇게 수집된 열정페이 사례를 연구해 근절 대책을 수립·발표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이 내용이 알려지자 이재명 시장 페이스북에는 16시간 만에 3500여명이 ‘좋아요’를 누르고 수백 개의 댓글이 달리며 큰 반향을 일으키고 있다. 이 시장 측은 “블로그 댓글과 안부글, 메일로 100건, 페이스북 댓글과 쪽지 350건, 트위터 멘션과 쪽지 50건 등 총 500여건의 SNS 피해 사례를 신청 받았다”고 밝혔다. 신청 받은 열정페이 피해사례들은 이 시장의 정책 싱크탱크인 ‘공정포럼’ 전문가 그룹에서 연구를 시작했다. 위에 언급된 의류프로모션 업체에 취직했다는 한 SNS 유저는 “회사에서 빌려준 (성남시) 월셋방 보증금 때문에 (회사에) 묶여 있다가 주변 도움으로 간신히 그만뒀다”고 언급하고 개선책 마련을 요구했다. 또 다른 사람은 “디자인 업계 종사자로서 인턴이 100만원 조차 못 받는 곳도 많다. 급여에 비해 공식적 업무 시간을 넘어 야근이 허다하다. 패션·의류업계, 광고, 시각 디자인 등등 일의 강도에 비해 열정페이 너무해요”라고 적었다. 대학교 현장실습 기간 중 벌어지는 열정페이 사례도 다수 올라왔다. 학생으로 추정되는 한 유저는 “대학교 현장실습센터가 중간에서 연결해 3·4학년 학생들을 인턴 보냈는데 한 달에 50만원 받고 하루 8시간, 주 5일, 2개월을 일했다”고 했다. 그는 “교통비를 쓰면 한 달 30만원도 안 남았다”며 최저임금에도 못 미치는 상황을 개선해 달라고 했다. 대학생 인턴제도는 국내 의류수출 벤더와 패션·유통업체 대부분이 시행하는 제도라 자칫 이번 열정페이가 사회 전반의 문제로 번질 경우 기업 이미지에 타격을 받을 우려도 제기된다. 뿐만 아니다. 제과제빵업체에서 일하는 사람, 실업계 고교 및 대학생의 실무체험, 방송국 스태프, 공기업, 문화·예술계, 아르바이트 학생 등 거의 전 분야에 걸쳐 열정페이 경험담과 시정을 요구하는 글들이 숱하게 올라왔다. 사례도 구체적이어서 하루 몇 시간 일하고 얼마를 받았다는 글들이 줄을 이었다. 이번 사례 접수에는 20대 여성이 폭발적으로 참여하며 페이스북에서는 댓글로 친구들 이름을 태그(페이스북 친구소환)하는 등 적극적으로 주변에 참여를 유도하고 있다. 이 시장은 반응이 뜨겁자 지난 24일 “접수된 열정페이 피해 사례들을 꼼꼼히 분석해 유형별로 분류해 공론화 할 것”이며 “재능 있는 청년들에게 열정을 구실로 무임금 혹은 아주 적은 임금을 주고 헌신을 강요하는 노동력 착취 행태를 이번 기회에 반드시 뿌리 뽑겠다”고 강조했다. 고용노동부에 따르면 작년 하반기(9~12월) 중 인턴 등 일경험 수련생을 채용하는 345개소 중 59개소(17.1%), 특성화고 현장실습생을 사용하는 155개소 중 22개소(14.2%)에서 최저임금 및 연장근로·연차수당 미지급을 적발했다고 밝힌바 있다. 이에 따라 고용부는 지난 12일 ‘2017년도 사업장 근로감독 종합 시행계획’을 발표하고 종전 3월부터 하던 근로감독을 올해는 1월부터 조기에 실시하기로 했다. 최근 경기 침체로 임금 체불 등이 늘어날 가능성이 크다고 본 때문이다. 고용부는 전국 2만개 사업장을 대상으로 ▲임금체불·최저임금 위반 감독 ▲원·하청 상생 감독 ▲장애인·외국인·용역·여성 4대 취약분야 등 3개 부문을 중점 감독할 예정이다. 특히 열정페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청소년, 현장실습생 등 고용사업장 500여 곳을 자세히 들여다 보기로 했다. 패션업계는 2015년 디자이너 업계에 만연한 열정페이 사례가 알려지면서 사회적으로 따가운 시선을 받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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