패션업계가 본격적인 F/W 시즌 맞이에 돌입했다. 가성비를 중시하는 소비자들이 늘어나면서 액세서리를 통해 변신을 추구하는 경향이 확산되고 있다. 최근 소비자가 관심을 가지는 키워드로 마이크로 미니(Micro-mini), 복고풍 디자인(Old-fashioned), 비비드 색상(Vivid), 친환경 패션(Eco-friendly)이 떠오르고 있다. 이번 F/W 시즌 가방 트렌드 키워드는 ‘M.O.V.E.’가 주목받고 있다.
지난 여름 폭염으로 인해 높아진 미니백에 대한 수요가 가을에도 이어질 전망이다. 야외활동이 많아지는 계절인 만큼 거추장스럽지 않은 작은 사이즈의 가방을 선호하기 때문이다. 기술발전으로 스마트폰이 책이나 지갑 기능을 휴대해야 하는 소지품이 적어지고 있다.
이에 올 가을에는 미니백에서 더 나아간 ‘마이크로 미니백(Micro-mini bag)’이 등장했다. 마크 제이콥스, 자크뮈스, 지암 바티스타 발리 등 유명 브랜드들이 2018 F/W 컬렉션을 통해 목에 걸 수 있는 사이즈나 장난감을 연상케 하는 미니백을 선보였다.
최근 패션업계에서는 오버사이즈 실루엣과 빅 로고 등 복고 열풍이 트렌드를 이끌고 있다. 전문가들은 복고풍 디자인이 빠르게 변화하는 디지털 시대에 피로를 느낀 30~40대 소비자들에게는 아날로그 감성을, 10~20대 밀레니얼 세대에게는 신선함을 선사한다고 분석한다.
대표적인 아이템이 바로 1980~90년대 인기를 끌었던 힙색이다. 일명 ‘복대 가방’으로 천대를 받아왔던 힙색은 지난 시즌부터 패니 팩, 웨이스트 백으로 불리며 트렌드 아이템으로 급부상했다. 허리춤에 벨트처럼 메거나 어깨에 걸쳐 대각선으로 멜 수 있어 두 손이 자유롭고 활동성이 뛰어난 것도 장점이다.
구찌는 시그니처 로고를 전면에 내세워 고급스러움을 강조한 ‘마몬트 마틀라세 벨트백’을 출시했다. 루이비통도 슈프림과 협업을 통해 스포티한 느낌의 ‘루이비통 슈프림 범백’을 선보였다. 꾸준히 힙색을 선보여온 아웃도어 브랜드에서는 클래식한 제품이 주목 받고 있다.
그레고리는 투박하다는 고정관념을 깨고 청록, 옐로 등 다양한 색상 및 패턴을 접목한 힙색을 1977년 브랜드 런칭 당시부터 선보여왔다. 벙갈루 패턴의 ‘힙색 하드 테일’은 한정판이라는 높은 소장 가치와 플로럴 패턴이 자아내는 에스닉한 무드로 많은 사랑을 받고 있다. 지난해 전세계 진출국 중 한국에서만 단독으로 출시했다.
이번 가을에는 강렬하고 대담한 색상이 유행할 것으로 보인다. 글로벌 색채연구소 팬톤은 2018 F/W 런던 컬렉션을 통해 제안한 12가지 색상 중 절반 이상이 밝은 원색이었다. 이러한 트렌드는 가방에도 반영되고 있다. 발망, 제레미 스콧, 파라다 등이 2018 F/W 컬렉션을 통해 비비드한 네온 컬러를 입힌 가방들을 선보였다.
글로벌 패션 검색 플랫폼 리스트(Lyst)가 지난달까지 자체 검색 데이터를 분석한 결과 프라다의 네온 클러치는 검색량이 두 달 동안 59%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프랑스 라이프스타일 백 브랜드 리뽀도 ‘플럼 베이직 라운드 랩탑 백팩’을 포레스트 그린, 안트라사이트 그레이 등 차분한 색상뿐만 아니라 핫핑크와 이그조틱 블루를 출시했다.
최근 친환경 제품에 대한 관심이 급증하고 있다. 지속가능성이 중요한 가치로 부상하고 있기 때문이다. 에코백을 이용해 비닐봉투 사용을 줄이고 환경 보호를 실천하려는 이들이 증가하고 있다. 이에 따라 패션 브랜드들은 다양한 에코백을 선보이고 있다. 배우 양세종이 SBS 월화드라마 ‘서른이지만 열일곱입니다’에서 멘 쌤소나이트 레드의 ‘댄시 토트백’도 방영 직후 큰 화제를 모아 네이비 색상이 품절되는 등 큰 인기를 끌고 있다.
패션업계에서는 업사이클링 바람이 불고 있다. 쌤소나이트 레드도 지난달 나일론 생산 공정 중에 발생하는 폐기물에서 추출한 ‘마이판 리젠(MIPAN regen)’으로 만든 친환경 가방 ‘플랜트팩 컬렉션’을 출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