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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로그램은 아웃도어 문화를 판매하는 브랜드다. 입사하면 가장 먼저 파타고니아 창립자 이본 쉬나드가 쓴 ‘파도가 칠 때는 서핑을’을 읽고 독후감을 작성해야 한다. 자연은 정복하지 않고 즐기는 공간이라는 인식을 함께 공유하기 위해서다.
제로그램은 다녀간 흔적을 남기지 않는 ‘Leave No Trace’ 캠페인 기구 공식 후원 파트너로 꾸준히 활동했고, 이름도 ‘최소한의 짐으로 자연을 즐기는 문화’라는 뜻에서 제로그램(0g)이라고 이름지었다.
꾸준히 백패킹을 즐기기 위해서는 자연을 지키는 동시에 제대로 된 장비를 갖춰야 한다. 침낭, 텐트, 배낭 무게가 가벼워야 오랜 트레킹에도 지치지 않고, 따뜻해야 밤에 몸이 얼지 않는다.
제로그램 창립 멤버들은 아웃도어 업계에서 일했던 사람들이 아니었기 때문에, 모든 재료업체와 봉제공장을 찾기 위해 고군분투했다. 직접 개발한 침낭과 타프(그늘막 텐트)를 메고 백패킹과 트레킹을 다니면서 끊임없이 보완했다.
텐트에는 거대한 선풍기를 설치해 바람에 날아가거나 쉽게 닳는지 실험했다. 침낭은 가장 뛰어나다고 알려진 소재 우모(牛毛)를 종류별로 넣어 적정온도를 테스트했다.
환경을 해치지 않는 백패킹 문화를 지키면서 자연에서 오랜시간을 보내기는 쉽지 않다. 아직 국내에서 자연에 쓰레기를 버리지 않는 문화가 정착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제로그램 유상현 부장은 “국립공원에서는 야영이 금지돼 국내 백패킹은 힘들다”며 “자연을 해치지 않고 즐기는 문화를 함께 만들어가야 더 많은 사람이 백패킹을 즐길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제로그램이 추구하는 백패킹 문화는 ‘커뮤니티 기반’이다. 제로그램 제품을 직접 테스트하는 백패킹 전문가 모임 ‘팀 제로그램’을 운영하고, 백패킹 팀원을 주기적으로 모집하거나 녹색연합과 한국 생태를 함께 채집·연구한다. 직접 강연을 주최하고 여러 사람들의 의견을 모으는 장소를 마련하기도 했다.
유상현 부장은 앞으로 멤버십을 운영해 제로그램 기반 커뮤니티를 확장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새로 출시되는 상품을 무료로 체험해보면서 사람들 사이의 연결고리를 늘려나간다. 백패킹 문화에 동참하는 사람을 늘리고 체험형 오프라인 스토어 수를 늘릴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