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nterview] 오슬 조형일·강상구 대표 - 우리는 봉제공장·디자이너 잇는 의류제품 공인중개사죠
[Interview] 오슬 조형일·강상구 대표 - 우리는 봉제공장·디자이너 잇는 의류제품 공인중개사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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봉제·패션협회와 협력한 親공장 플랫폼
한국패션업계는 오랫동안 디자이너와 봉제공장을 이을 플랫폼을 원했다. 오슬은 봉제공장이 적극적으로 일감을 찾을 수 있는 간편한 사이트를 개발했다. 컴퓨터에 능숙하지 않아도 누구나 메신저로 해결할 수 있는 방법을 찾아냈다. 디자이너와 공장주가 실제로 원하는 내용을 플랫폼에 반영했기 때문이다. 오슬에서 디자이너는 새로운 시도를 할 수 있고, 공장은 일감을 구할 수 있다.
(좌) 조형일 대표 (우) 강상구 대표
(좌) 조형일 대표 (우) 강상구 대표

-한 명은 디자이너, 한 명은 개발자다. 어떻게 사업을 시작하게 됐나?
조형일 “디자이너로 오랜 기간 일하면서 디자이너와 공장을 연결하는 플랫폼의 필요성을 느꼈습니다. 개발자로 일하는 강상구 대표와 함께 사업을 구상했어요. 디자이너로 일하는 동안 강 대표를 꾸준히 설득했죠.”

강상구 “우린 초등학교 동창인데, 놀랍게도 스무살 넘어 친해졌어요. 저는 전자상거래 시스템을 개발하는 회사에서 근무했습니다. 둘이 다양한 계획을 그려봤는데, 현실적으로 당장 실현가능한 계획은 ‘오슬’이었습니다.”

-개발자와 디자이너 의견차를 좁히기 힘들다고 알고 있다. 오슬을 만들 때 어려웠던 점은?
강상구 “확실히 서로 의견이 달랐습니다. IT팀과 의류팀 간 의견 차이를 좁히기 위해 많은 이야기를 나눴죠. 서로 이해하기 힘든 부분을 맞춰가며 오슬 홈페이지를 만들었습니다.”

조형일 “10년간 디자이너로 근무하면서 현장에서 겪은 어려움을 담기 위해 최선을 다했습니다. 개발자 입장에서는 제 요구가 의아할 수도 있어요. 예를 들면 나이 많은 공장주들은 컴퓨터에 능숙하지 않습니다. 공장주가 쉽게 오슬을 쓸 수 있게 개발팀에게 전용페이지 글씨 크기를 키워달라고 요청한 적이 있어요. 개발팀에서는 “아무도 이런 식으로 (페이지) 안 만들어요”라더군요. 그래도 실사용자를 고려하면 반드시 필요한 작업입니다. 작업하는 과정을 보니, 큰 글씨로 바꾸려면 항목마다 새로 적용해야 하더라구요. 개발팀이 고생이 많았습니다. 더 많은 공장을 빨리 확보해야 하는 문제도 있었습니다. 지금도 직원들이 공장주를 설득하러 다니곤 있지만 다른 작업을 할 시간이 부족해 한계가 있다고 판단했습니다. 공장 등록 속도를 높이기 위해 다른 방법도 강구해야 했죠. 한국봉제패션협회와 서울중구패션산업인총연합회, 서울패션섬유봉제협회에 도움을 구하고 조언을 얻었어요.”

-오슬에는 어떤 현장경험을 반영했나?
조형일 “엘지유플러스와 아모레퍼시픽 유니폼을 만드는 회사에 다녔습니다. 유니폼 시장은 시장흐름에 영향을 적게 받지만, 그럼에도 현장에서는 어려운 점이 많았습니다. 물량이 부족하면 직접 뛰어다니며 확보해야 했죠. 유니폼은 단순해보이지만 디자인하기 쉽지 않습니다.

한 번 디자인한 옷은 모든 엘지유플러스와 아모레퍼시픽 직원이 입게 돼, 외부요인에 쉽게 흔들리지 않을 뿐이죠. 오슬은 정기구독형 서비스로 승부를 볼 생각입니다. 검색과 업체등록은 무료로 제공합니다. 월 구독료(3만3000원)로 플랫폼 이용 부담을 덜 계획이예요. 현재 주요 고객층인 봉제공장에 부담이 되지 않는 평균가를 계산한 가격입니다. 현 하청 구조상, 대부분 봉제공장은 많은 수량을 처리하려고 합니다. 오슬에서는 최소 30장부터 3000장까지 다양한 주문이 오가고 있어요. 공장들이 오슬에 정착할 수 있도록 적은 수량을 처리한 공장에게 다음 오더는 많은 수량의 오더를 받을 수 있게 조정하고 있습니다.”

-디자이너와 봉제공장을 잇는 플랫폼이 늘고 있다. 오슬이 어필하는 점은?
조형일 “오슬은 의류전문 ‘공인중개사’라고 생각하시면 됩니다. 디자이너들이 원하는 내용을 쉽게 찾을 수 있게 해시태그(키워드)와 분류, 최소수량을 표시했어요. 공장주들은 가입할 때 자신의 공장이 해당하는 항목에 맞게 클릭만 하면 됩니다.

강 대표와 둘이서 디자이너와 공장주 모두 가장 간편하게 원하는 내용을 찾을 방법을 오랫동안 논의했습니다. 오슬을 만들기 전, 직원들이 직접 (오슬에 등록된) 모든 공장을 방문했어요. 매 공장마다 구성요소를 체크하고, 공장주를 설득했죠. 보통 이런 식이예요. 공장에 가면 먼저 믹스커피 한 잔을 마시면서 어떤 점이 힘든지 한 시간 정도 이야기를 들어드립니다. 공장주와 대화하면서 실제로 필요한 부분이 무엇인지 파악하는 거죠. 설득을 끝낸 직원은 오슬에 등록하기 위한 최소 조건을 갖췄는지 확인하고 회사로 복귀합니다. 예전에는 공장주들이 컴퓨터를 다루기 어려워하기도 했고, 일감이 필요하다고 말하고 싶어하지 않았죠. 지금은 흐름이 바뀌었어요. 적극적으로 일감을 줄 디자이너를 찾는 공장이 늘었습니다. 요즘은 컴퓨터나 인터넷을 다루기 어려워하더라도, 카카오톡이나 라인 밴드, 페이스북은 잘 사용하는 분위기입니다. 오슬은 디자이너와 공장 사이에서 발주서와 요청사항을 카카오톡을 통해 전달하고 있어요. ‘비대면’ 계약이 가능하도록 전자서명 시스템도 개발 중입니다. 디자이너는 자신이 원하는 디자인을 만들어줄 공장을 찾을 만한 곳이 없었어요. 저만 해도 의류공장 (네이버, 다음) 카페를 이용했던 때가 있습니다. 신뢰할 수 없어 불안해하던 기억이 나요. 오슬은 사업을 시작하기 전 여러 사례를 꼼꼼하게 분석했습니다. 디자이너로 근무한 10년간 수많은 디자이너-공장 플랫폼이 도전했죠. 일부는 살아남고 나머지는 사라졌어요. 오슬이 성공적인 사업 모델이 되도록 끊임없이 공부할 계획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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