힙플(8) - 젊은 시절 아버지 모습이 있는 곳, 서울식품
힙플(8) - 젊은 시절 아버지 모습이 있는 곳, 서울식품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취재가 끝나갈 때쯤, 옆 테이블에서 조용히 혼술을 하시던 노신사 한 분이 테이블로 다가와 소주 한 병을 건넨다. 한눈에 봐도 글을 다루는 분이다.
“계산은 제가 하였으니 편하게 드십시오.” 한마디 말을 남기고 홀연히 가게를 나간다. 그런 곳이다. 서울식품은. 옆에 누가 있든 아무도 신경 안 쓰지만 모르는 사람이 건네는 술 한병에도 부담 없는 정감이 느껴진다.
보기와 다르게 이 곳은 태반이 젊은 사람이다. 찐 노포로 소문이 나면서 대낮에도 20대 젊은 남녀가 혼자 또는 여럿이 스스럼없이 찾아온다. 운 좋으면 영화나 티비에서만 보던 여배우나 연예인을 만나는 기회가 어렵지 않게 온다.
취재를 허락한 서울식품은 주인은 “2004년 인수해 지금까지 운영해 오고 있다”고 말한다. 후미진 을지로 골목골목을 조금만 걸으면 70~80년대 예스러운 정취를 고스란히 간직한 노포를 볼 수 있다. 다만 처음 오는 손님은 가게 입간판에서 잠시 멈칫할 수 있다.
서울식품 상호가 붙은 가게는 간단한 음식을 조리하고 과자를 파는 여느 동네 구멍가게 모습이다. 여기서 주문을 하고 바로 옆 1층 높이 정도 되는 계단을 올라가면 입구에서부터 떠들썩한 소음이 들린다. 빈자리 아무 곳에나 앉으면 된다. 주인께서 알아서 음식을 가져다 준다. 그 외는 모두 셀프다. 
이곳 시그니처 메뉴는 부추전(5,000)이다. 가격만 보고 맛을 상상하는 사람은 반드시 후회하게 된다. 대여섯명이 와서 배 터지게 먹어도 10만원 넘기가 어려울만큼 착한 가격은 분명 이 곳만의 매력이다. 배가 부르면, 다시 가게로 가서 새우깡 하나 집어오면 된다. 물론 사장님이 알아서 나중에 계산해 준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 법인명 : ㈜한국섬유신문
  • 창간 : 1981-7-22 (주간)
  • 제호 : 한국섬유신문 /한국섬유신문i
  • 등록번호 : 서울 아03997
  • 등록일 : 2015-11-20
  • 발행일 : 2015-11-20
  • 주소 : 서울특별시 중구 다산로 234 (밀스튜디오빌딩 4층)
  • 대표전화 : 02-326-3600
  • 팩스 : 02-326-2270
  • 발행인·편집인·청소년보호책임자 : 김종석
  • 「열린보도원칙」 당 매체는 독자와 취재원 등 뉴스이용자의 권리 보장을 위해 반론이나 정정 보도, 추후보도를 요청할 수 있는 창구를 열어두고 있음을 알려드립니다.
    고충처리인 김선희 02-0326-3600 [email protected]
  • 한국섬유신문 모든 콘텐츠(영상,기사, 사진)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은바, 무단 전재와 복사, 배포 등을 금합니다.
  • Copyright © 2024 한국섬유신문. All rights reserved. mail to [email protect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