긴급재난지원금 “옷·신발 매장에서 쓸 수 있어요”
긴급재난지원금 “옷·신발 매장에서 쓸 수 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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패션업체들 11일부터 일제히 고객잡기 마케팅 돌입
현장에서는 지원금 사용 여부 두고 혼선 빚고,
대형유통 입점 점주는 임대매장과 형평성 논란에 반발

총 12조2000억원의 긴급재난지원금이 13일부터 전국 375만 9000가구에 풀리기 시작했다. 코로나 19로 경영이 어려워진 패션업체들은 긴급재난지원금이 소비 진작과 상권 활성화에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 재난지원금 쓰는 손님을 잡아라
일부 매장은 POP홍보물을 부착하며 소비진작을 위해 발빠르게 움직이고 있다. 지난 11일 오류동 골프웨어 마코 매장과 형지그룹의 크로커다일레이디 매장 출입문 앞에는 ‘긴급재난지금 매장에서 사용하세요’라는 문구가 붙어 있었다.

 

라이프스타일 골프웨어 까스텔바작은 시행 첫날인 11일부터 문의가 급증해 매장에 포스터를 비치했다. 쌍방울과 비비안 매장도 POP홍보물을 부착했다. 패션그룹형지측은 긴급재난지원금이 지급되면서 의류를 구매하는 소비자가 늘어날 것으로 예상하고 적극적인 마케팅을 펼칠 방침이다.

아동돌봄쿠폰으로 소비진작 효과를 본 유아동복 기업 한세드림은 모이몰른과 컬리수, 플레이키즈 가두점 총 155곳에서 긴급재난지원금 사용이 가능하다고 밝혔다. 아동돌봄쿠폰이 지급된 4월13일~5월5일간 모이몰른과 컬리수 로드점 매출은 전년 동기대비 각각 11%, 12% 신장 효과를 봤다.

패션업체들은 긴급재난지원금이 풀리면서 소비 진작을 위한 홍보에 나섰다. 지난 11일 오류동 골프웨어 마코 매장 출입문 앞에는 ‘긴급재난지금 사용 가능’ 문구가 붙어 있다.         사진=정정숙 기자
패션업체들은 긴급재난지원금이 풀리면서 소비 진작을 위한 홍보에 나섰다. 지난 11일 오류동 골프웨어 마코 매장 출입문 앞에는 ‘긴급재난지금 사용 가능’ 문구가 붙어 있다.      사진=정정숙 기자

■ 백화점, 대형마트 등은 사용 제한 
긴급재난지원자금은 정부가 소비 진작과 지역경제 활성화에 도움이 되도록 사용 지역에 제한을 뒀다. 서울시민은 서울에서, 경기도민은 경기도에서만 사용할 수 있다. 지원금은 카드결제가 가능한 모든 곳에서 쓸 수 있다. 결제시 자동으로 재난지원금부터 차감된다.

패션업종은 가두점 매장에서 사용 가능하다. 백화점, 면세점, 대형마트, 온라인 등 대형 유통업체들은 사용이 제한된다. 일부 지자체가 따로 마련한 재난지원금은 사용처를 연매출 10억원 이하 업체로 제한했지만 정부 긴급재난지원금은 매출액 기준을 적용하지 않았다.

단, 정부는 지원금을 사용할 수 없는 업종을 별도로 지정했다. 여기에는 백화점(롯데, 현대, 신세계 등), 대형마트(이마트, 홈플러스, 롯데마트 등), 온라인 전자상거래(PG업종)가 포함된다.

하종목 행정안전부 과장은 “가두점 패션 매장은 사용처에 해당된다. 중소형몰의 경우 매출이 쇼핑몰에 찍히면 사용이 안 되지만 점포 매출로 계산되면 사용할 수 있다“고 말했다. 예를 들어 팔린 물건이 백화점이나 쇼핑몰 매출로 잡히면 지원금을 사용할 수 없다. 그러나 따로 포스 결재 시스템을 갖춘 임대매장에서는 사용할 수 있다.

■ 패션대리점 매장 “기준 모호해 혼란”
그러나 일부 중소형 패션몰과 업체들은 사용처에 대해 아직도 혼선을 빚고 있다. 중소형 A쇼핑몰은 매출제한이 없는데도 불구하고 입점 브랜드 중 매출이 10억 넘는 매장과 해외 브랜드는 적용이 안되는 것으로 알고 있었다.

이에 대해 행정안전부 관계자는 “특정 A쇼핑몰이 해당되는지 여부는 잘 모르겠다. 복지부의 아동돌봄쿠폰을 그대로 준용하고 있다. 사용 제한 업종 외에는 해당된다. 자세한 해당 여부는 카드사로 문의하는 게 더 빠르고 정확하다”고 답변했다. 

서울 가산동의 중소형 쇼핑몰 마리오아울렛은 500여개 패션잡화 매장이 입점해 있다. 서울 거주 시민이면 대부분 매장에서 재난지원금을 사용할 수 있다.

단 신세계백화점에서 운영하는 화장품 편집샵인 시코르와 전자랜드는 사용이 안된다. 정부가 지정한 제한 업종에 해당되기 때문이다. 마리오아울렛 관계자는 “입점 브랜드가 많아 각 카드사에 전화해서 사용여부를 일일이 알아봤다”고 밝혔다. 

■ 대형유통업체 입점한 소상공인은 “제한 풀어 달라”
사용제한 업종인 대형마트나 백화점 내 입점 협력업체들은 불만의 목소리를 내고 있다. 일부 지역 제한을 풀어 달라는 목소리도 있다. 홈플러스는 서울시가 지급하는 지자체 재난긴급생활비는 사용할 수 있지만 정부 긴급재난지원금은 쓸 수 없어 논란이 일고 있다.

롯데마트, 홈플러스 등 대형 마트에 입점된 패션의류 매장은 판매 수수료를 받는 개별사업자로 분류돼 소상공인으로 볼 수 있다. 연매출 10억 이하 매장이 대부분이다. 그런데 이들 패션의류 매장에서 판매한 물건은 홈플러스로 매출로 반영돼 사용제한 업종으로 지정돼 있다.

서울 강서 홈플러스의 한 의류매장 점주는 “이곳 홈플러스 내 패션매장들은 매출 10억원도 안되는 곳이 많다. 코로나 19 영향으로 월 200만원도 못 벌고 있다. 하루 종일 혼자 일해도 인건비와 임대수수료를 빼면 100만원을 손에 쥐기도 힘들다”고 말했다.

그는 “서울시가 긴급생활비를 지급하자 손님들이 유입되면서 활기를 띄었다. 그런데 정부 지원금은 사용이 안 된다는 통보를 받았다. 식품부와 같은 임대 매장인데 형평성에 맞지 않는다”고 불만을 토로했다. 지난 13일 이 매장에 옷을 사러 온 60대 고객은 정부 재난지원금 사용이 안 된다는 말에 발길을 돌렸다.

대형마트 내 모 협력업체는 지난 4일 국민청원 게시판에 ‘대형마트 협력업체가 죽어가고 있습니다’라는 글을 올리며 사용처 제외 조치는 형평성에 맞지 않다고 적었다. 이 청원인은 대형마트가 제외된 입점 협력업체들은 대부분 중소업체고 지난 3~4월 매출도 급감해 생존의 기로에 서 있다고 성토했다. 12일에는 ‘코로나 긴급재난지원금 사용지역 확대해주세요’라는 내용의 글도 올라왔다.

스프리스 남동현 본부장은 “대부분 매장 대리점주는 개별 사업자다. 회사가 세부적으로 점검해서 매장에 공지할 예정이다. 카드사 별로 업종분류 기준이 다른 점도 이해가 어려운 부분이다. 정부 기준이 명확하지 않아 혼란스럽다”고 말했다. 그는 “재난지원금을 사용할 수 있는 매장들을 파악 중에 있다. 경기부양과 소비진작 효과가 목적이라면 가능하면 모든 매장에서 사용할 수 있게 하는 것이 좋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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