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간 39돌…원로 좌담특집] 코로나19…“위기는 기회” 언택트 분야 올인
[창간 39돌…원로 좌담특집] 코로나19…“위기는 기회” 언택트 분야 올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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팬데믹 벌써 6개월 훌적…장기불황만 탓할 것 아냐
의류·패션…재무장하는 디지털·온라인
MZ세대, 새로운 유통시장 주도 세력으로 부상
​​​​​​​낡은 포메이션 과감히 떨치고 조직·모델 역량 강화
패션 인플루언서 귀중한 자산 성공 좌우

섬유·의류·패션업계 원로들의 만남에 시공회(時空會)라는 모임이 있다. 비정기 모임으로 한 해에 10여회 정도 만나 반평생 일했던 이 분야의 추억과 몸 담았던 직장에 대한 정보·미래에 대한 격의 없는 대화의 장(場)이 되곤 한다.

가끔은 이 분야에서 이슈가 되는 기업인을 초청해 양질의 경험담을 전수하고 모자라는 부분을 얻어들으며 어려운 환경에서 힘을 쏟는 현역을 격려하는 따뜻한 분위기의 회동이 되곤 한다.

최근 거론되는 대화는 코로나19가 라이프사이클에 미친 영향과 팬데믹으로 힘든 업계의 장기 불황과 침체, 포스트 코로나로 이어지는 유통과 경영 부문의 새로운 돌파는 어떤 것인지 현실을 들어 봤다. 본지 창간 39돌을 맞아 토해낸 원로들의 견해를 모아 순서 없이 싣는다. <편집자 註>

 

A : 지금은 부족한 것보다는 넘치는 것에 대한 풍요한 인간의 삶을 저주하고 경고한 코로나19 재앙에 반성하는 시간일까요?
지구 전체를 팬데믹으로 몰고 온 무시무시한 코로나 바이러스가 현실 속에 실감되네요.


B : 불청객 코로나는 흥청거리며 살던 인간들에게 멀리도 가지 말고 근방에서 옛날처럼 조용조용히 살라고 경고합니다.
TV를 켜면 관중 없는 프로야구·축구 등 스포츠 중계가 처음에는 어색하더니 이젠 생소하지도 않습니다. 관중들의 열기와 뜨거운 응원 속에 승패에 환호하는 분위기는 없어도 계속 보니 그런대로 익숙해집니다. 최근 중국에선 클래식 음악회를 산시성 해발 2100미터 정상에서 온라인 생중계하며 마니아들의 메마른 정서와 감성을 달래는 시간을 가졌다는군요.


C : 어쩝니까. 사회적 거리두기와 감염 방지에 동참하려니 정부 방침과 수칙을 따를 수밖에.
반갑지 않은 손님, 코로나가 우리 생활 속에 깊숙이 접근한 지도 훌쩍 반년이 넘었네요.
금년 1월 20일부터 매스컴에 보도되어 서너달 지나면 소멸될 줄 알았는데…. 삶이 핍박해지고, 지겹고, 지루하면서 섬뜩 겁도 나는군요. 내가 감염되어도 걱정이지만 나로 인해 주위에 피해를 줄까, 조심할 수밖에요.


D : 전염성 강한 코로나의 위력은 이제까지의 라이프사이클을 송두리째 바꿔놓고 있네요.
항시 마스크를 쓰고 비대면, 비접촉, 거리두기가 기본이지요. ‘언택트’라는 신조어는 일상생활과 문화에서 우리의 일자리인 산업과 유통·서비스 부문의 생태계를 재편하고 있어요. 한마디로 의생활 문화에 해당하는 의류·패션·제조·유통 분야는 지금 ‘언택트 비상’입니다.

E : 언택트 마케팅, 언택트 비즈, 언택트 경제로 평가될 만큼 새롭게 각광받으며 급부상하는 아이템으로 정착을 앞당기고 있지요.
실시간 동영상 스트리밍을 통해 사고파는 사람, 맞대면 않고 상품을 판매하는 온라인 채널 등이 새로운 유통 경로로 부각되고 있는 추세더라고요. 이는 기존 TV홈쇼핑과는 달리 양방소통이 가능하다는 것이 특징이며 관심있는 상품에 대한 여러 문의도 진행 속에 할 수 있어 최근 백화점·쇼핑몰 등에서 새롭게 전개하며 떠오르는 유통기법으로 큰 관심사라네요.

(좌로부터 공석붕 전 한국패션산업협회장, 김종복 SD패션연구원 이사장, 손일광 인견사랑 회장·원로 디자이너, 배용 전 한국패션산업협회 부회장·중견 디자이너.
F : 이와 함께 관련 업계는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 도입을 통해 언택트 마케팅과 서비스를 서둘러 조직을 슬림화하고 업무자동화도 적극 추진하고 있어요. 대면 거래시의 인력 수요도 크게 줄이고 대리점·직영점 등 유관 점포도 꼭 필요한 부문만 제외하고 축소하는 경영합리화를 동시에 이루는 혁명에 가까운 작업에 본격 진입했다고요.

A : 어차피 언제까지 가야할 지 모르는 코로나19에 대한 대비책이겠죠.
차제에 오프라인의 굴레에서 일정 수준을 과감히 벗고 장기불황에다 묵은 분위기까지 훌훌 털고 전열을 다져 재기하는 분위기로 가자는 것이 먼 안목을 보는 경영전략의 핵심인 것 같네요.

다시 말해 디지털 패러다임의 변화는 포스트 코로나를 맞아도 결국 이 시대가 요구하는 분명한 추세라고 보는 시각이죠. 그러니 기존 낡은 포메이션은 과감히 떨치고 조직·프로세스 비즈모델·소통·문화의 역량 강화가 급선무랍니다.

B : 코로나 전부터 본격적으로 온라인·디지털 시장에 떠오른 Z세대의 강력한 출현도 의류·패션 업계의 시장판도를 좌지우지하는 또 하나의 중요한 유통 밸트죠.
실과 바늘 관계에 있는 디지털 시장과 디지털 문화·유통에서 이들은 빼놓을 수 없는 새로운 홍보수단이며 귀중한 인적자산, 그리고 이들의 리더인 패션 인플루언서입니다.

C : 이들이 SNS에서 유행을 선도하며 수만명에서 수십만명에 달하는 팔로워를 통해 대중을 몰고 다니는 MZ세대와 비중을 점차 확대해가는 30~40대 젊은 고객은 이제까지 유통·서비스를 유저와 고객에 전하는 또 하나의 신선한 충격이라고 봅니다. 이들의 영향력과 파급력은 엄청나 특정 의류 제품이나 가방 등 패션 액세서리 부문에서 판매량과 매출면에서 이미 크게 인정받고 있다고 합니다.

D : 폭발적 디지털·온라인 성공모델은 MZ세대 고객화의 대성공과 전략이 적중한 무신사로 대변된다고 볼 수 있죠.
장기불황과 코로나 등에 아랑곳하지 않는 무서운  기업이지요. 고참 대기업이 볼 때 고객 대부분이 MZ세대로 10~20대가 주류이고 30대 정도의 사이에서 마케팅 타겟을 두고 비약성장을 하는 겁 없는 무서운 아이돌 그룹으로 치부된다고 볼 수 있죠.

테이블 위에 내어만 놓으면 곧바로 성공으로 이어지고 스폰지에 잉크 베듯 동서남북으로 번지는 온라인·디지털  ‘하마’ 기업으로 성장할 것으로 전망되지요. 수도 서울 중심 번화가 요소요소에 대낮에도 눈길을 모으는 무신사의 전광판은 청춘 세대에게 시선을 모아 뜻을 전하고 그들이 즐기는 온라인 구매력을 자연스럽게 폭발적으로 빨아들이는 자신감 가득한 기업임을 여실히 느끼게 됩니다.
(좌로부터 이림 이림패션 대표·중견 디자이너, 이영선 전 카프타 회장·중견디자이너, 박경노 전 AFF 상근부회장, 사회 = 김시중(본지 대 기자)
(좌로부터 이림 이림패션 대표·중견 디자이너, 이영선 전 카프타 회장·중견디자이너, 박경노 전 AFF 상근부회장, 사회 = 김시중(본지 대 기자)

E : 성공기업 뒤안에 두터운 고객인 통칭 밀레니얼 세대들은 이미 어렸을 때부터 컴퓨터PC·SNS 등 디지털 환경에서 익숙하게 자라온 세대입니다.
이들 대부분은 고유하고 독특한 개성을 지녔지만 소셜미디어나 온라인 웹사이트를 통해서 그들만의 브랜드를 결정하고 상품구매전에는 할인 가격부터 찾는 영리한 분석력과 습성을 갖고 있는 것도 특징이라고요.

F : 결국 젊은 층들의 높은 온라인 활용도는 정부가 발표하는 유통동향에서도 여실히 증명되고 있네요.
산업통상자원부가 지난 4월 동향 분석에서 전달인 3월에 비해 온라인 구매패턴이 17%나 크게 상승했다는 것이죠. 한달의 간격치고는 코로나 이후 비대면 문화와 겹치면서 유통혁명의 방향을 예고한다고도 볼 수 있죠. 

A : 이와 함께 상위권 전문업체들의 온라인몰은 좀더 젊은 감성의 상품에 컨텐츠를 강화하며 디자인과 속도감을 업그레이드 하고 있어요. 이용자들까지도 서로 소통을 자유롭게 할 수 있는 컨텐츠 마련으로 2030의 온라인 선호 심리에 최대한 접근하는 마케팅 방식 도입에 머리를 맞대고 있습니다.

B : 신규 브랜드 런칭도 심술궂은(?) 코로나19가 크게 변형시켰네요.
과거 오프라인 런칭 방식은 백화점이나 대리점의 유통 관계자들 대상으로 PT를 하면서 유통의 향방을 결정하거나 논의하며 합리점의 공감대를 형성했다면 코로나 이후는 반대현상의 유통 매뉴얼로 바뀌었습니다. 먼저 온라인에서 소비자부터 만나 신고식을 치른 후에 오프라인 향방을 결정하는 순서로 공식이 180도 바뀌었다고 볼 수 있죠.

C : 이들이 온라인을 택할 수밖에 없는 것은 시장 테스트에는 이만한 것이 없기 때문이지요. 
오프라인과 다르게 소비자들의 반응이나 니즈가 순간에 나오기 때문에 미련으로 남은 오프라인의 추억은 이제 먼 옛날 이야기일뿐이라고요. 브랜드의 전개냐, 접느냐의 결정이 그만큼 빨라 투입되는 자본의 손실을 크게 줄일 수 있다는 장점에 만족하고 긍정하는 분위기라고요.

D : 하지만 앞으로 브랜드 신규 런칭은 온라인 시장에서 유통 채널과 소비자들의 파워에 따라 흥행과 성장이 좌우되는 현실에 일면 해당업계는 은근한 걱정과 두려움도 갖는 현실이지요

E : 시대가 요구하는 것인지 코로나19로 인한 뜻하지 않았던 사회환경의 급변 때문인지, 언택트문화, 언택트산업, 유통·서비스의 대변환은 이미 고속도로에 진입했지요.
입어보지 않아도 입어본 듯한 디지털 경험으로 비대면과 비접촉의 문화에 편승할 수밖에 없는 입장과 현상이고 또한 우리는 그 속에서 의류·패션산업의 도전과 발전 전략에 매진해야 하는 새로운 도전의 시대를 맞고 있어요.

F : 한때 코로나로 죽은 패션이 코로나로 인해 성장동력으로 부상하고 있다는 아이러니 속에 기업의 성패가 달려 있군요.
위기는 또 하나의 기회라는 인식이 의류·패션·유통업계 경영 마인드로 급부상하고 있어요.
체질개선을 위한 자금동원에 크라우드펀딩 참여기업도 크게 늘고 있는 추세입니다. 차제에 기업의 워크로드를 크라우드로 마이그레이션(migration)하는 사례도 속출하고 있습니다.

어차피 코로나로 바꿔야 할 비대면의 기업체질 개선은 어디서든 인터넷 접속이 가능한 곳이라면 정보공유가 쉬워 토론·회의·미팅·상담 등을 통해 결정이 늦은 오프라인 틀에서 과감히 벗어나자는 공감대의 확산입니다.

스위스 다보스 포럼에서 강조된 4차 산업혁명이 코로나와 함께 밀물처럼 들어오고 있습니다.
당분간 변화무쌍하며 온라인·디지털을 접목하여 융합과 콜라보하는 시대를 재촉하네요. 허나, 오래된 고객, 단골 고객, 변함없는 노하우와 그 시대가 요구하는 패션감각, 수요 예측에 정평있는 맞춤형이나 오트쿠튀르 등의 성장은 온·오프 조화의 상징으로 여전히 승승장구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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