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장 뜨거운 트렌드로 각광받는 VR(가상현실) 분야는 아직 촉감을 구현하지 못했다. 시각과 청각에만 의존하는 VR분야에서 촉감은 까다로운 기술 장벽으로 미개척지로 남아있다. 웨이브컴퍼니(공동대표 이상철 조나연)은 바로 이 분야에서 가장 먼저 성공하기 위한 초석을 쌓고 있는 국내 실리콘 R&D 스타트업이다.
이 회사는 자체적으로 개발한 ‘전기적 특성을 띤 실리콘’ 기술로 뜨겁고 차가운 느낌과 무게감, 총을 맞았을 때 느낌을 생생하게 구현하는 의류를 연구하고 있다. 현재 KTR(한국화학융합시험연구원)에서 감각 전달 테스트를 실험하고 있다.
처음 실리콘 기술개발에 뛰어든 건 스포츠테이핑의류 때문이었다. 업력 10년 중 7년간 스포츠테이프를 수입판매하던 중, 직접 개발에 뛰어들기로 했다. 기존 유사한 기능성 의류들은 대개 컴프레션 의류로 근육을 강하게 압박해 젖산수치를 낮췄지만 시간이 흐르면 피가 통하지 않는다는 단점이 있다.
발상을 전환해 점착 실리콘으로 피부에 의류를 고정하고 근육진동을 줄여 테이프 효과를 내기로 했다. FITI시험연구원 시험결과 25분이 지난 시점에서 젖산수치가 35% 줄어든다는 사실을 확인했다. 여타 컴프레션 의류나 스포츠테이프, 일반(비점착) 실리콘의류와 비교했을 때에도 가장 낮은 젖산 발생률을 보여 고강도 운동에 효과가 있음을 증명했다.
웨이브컴퍼니는 11명이 근무하는 소규모 스타트업으로, 전직원이 낮에는 일, 밤에는 전문과정을 공부하면서 적극적으로 개발에 참가한다. 최적의 봉제방법을 찾기 위해 주말에 봉제학원을 다니기도 하고, 퇴근 후 AI석사과정을 공부하는 직원도 있다. 3명의 전문 연구원과 특허 전문 인력이 웨이브컴퍼니 신기술 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기술개발 뿐 아니라 생산에도 관심을 갖고 실리콘 소재 제품 단가를 낮추고 있다. 이 대표에 따르면 대형유통망에 진입할 수 있을 정도로 가격을 맞췄다고 한다. 현재 해외에서 자체 공장을 운영 중이며, 곧 스마트팩토리 시스템을 적용한 전용공장을 세울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