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개월째 거리두기…무너지는 서울 핵심 상권
7개월째 거리두기…무너지는 서울 핵심 상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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패션1번지 강남·홍대 패션 매장 철수
매출 반토막인데 임대료는 천정부지
패션1번지 강남역 10번 출구에서 11번 출구까지 약 200여 미터를 걷다보면 듬성듬성 빈 매장들이 눈에 띈다. 불패 상권을 자랑하던 강남역 일대는 패션 매장들이 대거 빠지면서 한적한 기운마저 감돈다. 10번 출구에서 100m남짓 떨어진 MLB자리는 계약 만료로 약 두 달 전 매장이 빠진 뒤 지금까지 새 주인을 찾지 못하고 있다. 10m가량을 더 가니 한 달 전까지 운영하던 디저트가게 오타르가 문을 닫았다. 11번 출구 대로변 다이나핏 옆 매장은 모 통신사 대리점이 나간 후 3년 넘게 비어있다.
코로나19 사태가 장기화하면서 오프라인 매장들이 큰 타격을 입고 있다. 핵심 상권은 여전히 높은 임대료 시세를 유지하고 있어 공실이 급격히 늘어나는 추세다. 지난주 강남역 인근 상권 모습.    사진=나지현 기자
코로나19 사태가 장기화하면서 오프라인 매장들이 큰 타격을 입고 있다. 핵심 상권은 여전히 높은 임대료 시세를 유지하고 있어 공실이 급격히 늘어나는 추세다. 지난주 강남역 인근 상권 모습. 사진=나지현 기자
강남역 대로변에서 2012년부터 의류 편집샵을 운영하던 한 매장은 계약기간이 3년이나 남았는데 갑자기 폐점을 결정했다. 코로나 여파로 3월부터 매출이 급전직하하면서 쌓이는 적자를 감당하기 어려웠기 때문이다. 이 매장 관계자는 “높은 권리금과 임대료, 관리비 등 비용을 감안하면 최소 월3억 원 이상 매출을 올려야 겨우 적자를 면한다. 보증금 10억 원이라도 받으려고 대기업을 비롯해 20여 곳이 넘는 대형 브랜드 및 프랜차이즈 회사에 전화를 돌렸지만 다들 고개만 젓더라”고 말했다. 상황이 이런데도 임대료 할인 같은 혜택이 없어 고충을 더하고 있다. 패션기업들의 안테나 상권으로 각광받던 핵심 상권들이 지속되는 코로나 사태 영향으로 무너지고 있다. 강남역 상권은 입지와 규모에 따라 편차가 있지만 대로변 기준 보증금은 10~20억 원, 월세는 8000만 원~1억5000만 원에 이른다. 월 600만 원에서 3000만 원까지 하는 관리비를 합치면 어지간한 중견기업도 매장 운영이 벅차기 마련이다. 대부분 패션매장은 코로나 영향으로 매출이 반토막 났지만 임대료 시세는 전과 동일하게 높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강남역 상권 관계자는 “대로변을 중심으로 한진, 금강 등 대기업 계열 빌딩들이 많은데다 상권 프리미엄을 유지한다는 이유로 임대료를 낮추지 않고 있어 공실 매장은 앞으로 더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고 밝혔다. 강남역 뿐만 아니다. 젊음과 패션의 거리 홍대와 상수동 인근 상권도 시름에 빠져있다. 1년 사계절, 하루 24시간 사람들로 북적이던 이 곳도 젊은이들과 외국인들 발길이 뚝 끊겼다. 4년 전부터 홍대 메인 상권 주변에 상업적인 대형 빌딩과 매장들이 속속 입성하면서 주변 시세는 덩달아 뛰어올랐다. 젠트리피케이션으로 높게 뛰어오른 임대료에 허덕이던 매장 사장들은 코로나 19영향으로 장사마저 안되자 울상을 짓고 있다. 상수에서 6년 째 의류 매장을 운영 중인 한 점주는 “아기자기하고 특색 있는 로컬 아티스트 샵과 먹거리가 가득했던 곳이었는데 무권리로도 공실이 채워지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일부 명맥을 유지하는 점포 몇 곳을 제외하면 상권 붕괴는 더 심해질 것”이라며 “상권을 살리기 위한 임대료 인하, 고객 유입을 위한 공동 프로모션 같은 대책이 없으면 상권 유지가 힘들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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