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깊은 우물’처럼 마니아 사로잡는 브랜드로 성장해 나갈 것
‘갸즈 드 랑(gaze de lin)’의 장소영 대표는 25년차 디자이너이자 크리에이티브 디렉터다. 볼륨 캐주얼 브랜드 업계에서 15년을 근무했고 독립 후 ‘갸즈 드 랑’을 런칭, 국내외 시장에 도전한지 9년이 됐다.
국내보다 해외 시장에서 높은 별점을 받아온 장소영 디자이너이지만 국내서도 마니아들의 충성도가 높다. 한번 고객이 되면 깊은 우물처럼 빠져나오기가 힘들다는 ‘갸즈 드 랑’은 올해를 기점으로 활발하게 국내 시장을 공략, 마니아층을 확고하게 구축할 예정이다.
내셔널 브랜드에서 현장감을 쌓아왔고 독립 브랜드를 런칭하면서 곁눈질하지 않고 ‘본질에 충실’한 디자이너로서 착실한 행보를 해 왔다. 수없이 많은 신진들이 탄생하고 화려한 스포트라이트를 받다가도 허무하게 사라지는 요즘같은 세상에서 본질과 사명에 충실한 디자이너를 만나면 대한민국 패션산업에 희망이 보이는 것 같다. 이러한 장소영 디자이너에게 무척 의미있고 가슴벅찬 ‘좋은 일’이 생겼다.
‘박동준상(PAKDONGJUN PRIZE)’의 제 1회 수상자로 선정된 것이다. 박동준은 지난해 11월에 작고한 대한민국 대표 디자이너중 한 명이다. 지병으로 세상을 떠나기 전 후진들을 위해 향후 20년간 패션디자이너와 예술가에게 격년으로 2000만원씩을 지원하겠다는 뜻을 남겼다.
오는 11월9일 일주기를 앞두고 사단법인 박동준 기념사업회는 고인의 유지를 받들어 1회 수상자로 갸즈드랑의 장소영 디자이너를 선정했다. 장소영 디자이너는 11월 1일부터 대구의 분도 갤러리에서 자신의 의상을 전시함으로써 박동준 선생의 뜻을 기린다.
선배의 기대와 뜻을 기리며 벅찬 사명감으로 다시금 열정을 불사르고 있는 장소영 디자이너를 후암동 작업실에서 만나 ‘이 시대 디자이너로 살아가는 방법’에 대해 이야기 했다.
어려운 길이지만 ‘천직’
본인이 선정되리라고 생각지 못했다고 한다. 박동준상의 기준은 한국 국적의 브랜드로 영위되고 있을 것, 패션관계자의 추천이 있을 것, 그리고 세 시즌 이상의 룩 북을 제시함으로써 활동사례와 영속성을 입증할 수 있어야 한다는 것이었다.
넓히기 보다 깊게
“젊은 디자이너들은 실패해도 다시 일어날 수 있지만 나는 그렇지 않다. 그만큼 매순간 최선의 노력을 기울이고 실패를 용납하면 안될 것 같다”는 장 소영 디자이너. 지난해까지 유럽, 미국, 중동 등 해외시장에 집중했다. 대부분 고급 고감각 지향 오프라인 부티크 운영자들이 바이어였고 가격에 대한 저항없이 갸즈드랑의 매력을 마음껏 발산해왔다.
멈춘 듯 편안한, 그리고 비범한
갸즈드랑은 불어로 갸즈(거즈) 랑(린넨)의 의미한다. 창가에 드리워진 성근 린넨 커튼에 햇살이 비추는, 멈춘 듯 편안한 이미지를 추구한다. 시대가 흘러도 변치않고 입어서 편안하고 또한 평범하지 않는 멋, ‘세미 아방가르드’를 지향한다.
이 시대 디자이너로 사는 것
아직 미혼이다. 그동안 앞만 보고 패션디자이너로 욕심없이 살았다. 다른 일을 했으면 돈을 많이 벌수도 있었겠지만 지금은 자신이 행복한 일을 하며 박동준 선생과 같은 훌륭한 분들의 유지를 받들고 실망시키지 않으며 후배들에겐 귀감이 되는 삶을 살고 싶은 것이 욕심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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