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발 R&D에 1000억 투자, 2030년 5000억 매출
태광산업은 작년 컨테이너에 최적화된 제품 적재 방식을 표준화하는 데이터베이스를 구축했다. 제품 파손 방지를 위해 충진재와 파워벨트 설치 방식 등을 바꿨다. 이는 물류비 감소와 작업 효율이 향상되는 효과를 가져왔다.
아크릴과 나일론, 아라미드 등 다양한 품목과 규격 제품을 컨테이너에 실을 때 적정량 기준 없이 작업자 경험과 기술에 의존하다 보면 과다 상차에 의한 제품 파손 등 업무 효율성이 낮아지는 경우가 있었다.
사내 ‘스마트워크 창의 제안 제도’에서 우수제안 부문 대상 수상작으로 선정된 ‘컨테이너 해상운임 절감 방안’이 가져온 결실이다. 박재용 대표는 작년 8월부터 한 달에 한 번 스마트창의 제안 제도를 운영한다. 지금까지 100여건 이상의 아이디어가 나왔다.
태광은 작년 스마트워크 주제로 버릴 것, 고칠 것, 제거 할 것 등 3대 활동 과제를 운영해 업무효율화에 나서고 있다. 심의를 거쳐 대상, 최우수상, 우수상, 장려상을 마련 포상도 한다. 연말에 왕중왕전을 실시할 계획이다.
박재용 대표는 “스마트워크가 전환점이 됐다. 더 나아가 ESG(환경·사회·지배구조)경영에 집중한다. 직원들과 소통하며 태광인으로 생활방식 업데이트하기에 전념하고 있다”며 “작년 하반기부터는 협력회사와 상생 방안 발굴에도 나서고 있다”고 말했다.
태광산업이 과거 섬유 명가를 재현하는 ‘태광 어게인’에 총력을 기울인다. 기존 산업의 정상화와 영업 생산 경쟁력 강화 및 신사업 발굴에 나섰다. 먼저 로컬 중심 비즈니스에서 글로벌 시장 정조준에 나섰다. 작년 6월 발탁된 박 대표는 섬유사업 지휘봉을 잡고 ESG경영과 기업 쇄신을 비롯한 미래 성장 동력 확보에 집중하고 있다. 효성 출신으로 태광의 섬유부문과 대한화섬 대표를 맡고 있다.
-6월이면 취임 1년이다. 가장 큰 변화를 꼽는다면.
“예전 태광이 아니다. 작년부터 한발 한발 성장 발판을 만들고 있다. 태광산업은 1990년 당시 스판덱스 국내 1호 기업이었다. 스판덱스로 성장해 사업을 확장했다. 현재 아크릴, 대한화섬 폴리에스터, 면방 등 다양한 소재를 보유한 성장 잠재력을 갖고 있다. 그러나 과거 10년간 신규 투자가 정체됐다. 잃어버린 10년을 딛고 다시 도약을 하자는 마음가짐이 직원들 간에 확산되고 있다.
태광은 스판덱스의 경우 연간 3만5000t을 생산하고 있다. 올해 판매는 전년대비 20% 늘었다. 가격은 2배 이상 치솟아 매출도 상승세다.
코로나 19 이후 비즈니스 환경이 급변하고 있다. 글로벌 섬유 수요가 증가 추세다. 태광은 내수 위주 시장에 주력했으나 작년부터 제조 경쟁력을 강화하며 해외영업망을 확충했다. 미주, 유럽에서 에이전시나 대리점을 통한 영업에서 탈피해 현지 전문가를 섭외해 해외 시장 니즈에 맞추고 있다. 당장 팔 수 있는 제품 위주로 영업을 하고 국제 경쟁력 수준에 맞게 설비도 확충하고 있다. “
-업계는 코로나 19 이후 ESG 경영을 강화하고 있다. 무엇이 달라졌나.
“작년 7월부터 지자체 및 파트너 업체들과 리사이클 밸류체인을 만들어가고 있다. 지자체와 폐페트병을 수거하고 플레이크와 칩도 국내 공장에서 생산한다. 친환경 기능성 소재 ‘에이스포라-에코(ACEPORA짋-ECO)’는 2019년 시작했다.
작년부터 국내 폐페트병을 활용한 원사 생산에 주력하고 있다. 여자프로배구단 인천 흥국생명 배구단 유니폼으로 만들어졌다. 앞으로 신세계그룹의 SSG랜더스 전용구장인 인천SSG랜더스필드(문학경기장)에서 수거한 폐페트병을 활용한 원사로 만들 예정이다.
태광이 보유한 다양한 소재는 최대 장점이 될 수 있다. 폴리에스테르, 면방, 스판덱스 , LMF, 아라미드 등을 생산하고 있다. 이 소재를 믹스해 새로운 리사이클 친환경 제품으로 차별된 원사를 제공할 수 있다.
-미래 성장 동력은 무엇인가.
“태광은 알려지지 않았을 뿐 꾸준히 R&D에 투자하고 있었다. 지난 5년간 가발 소재 원사 모다크릴(modacrylic) 개발에 1000억원을 투자했다. 작년 울산에 공장을 완공하고 4분기부터 시험 생산에 들어갔다. 올 6월 본격 생산 가능할 전망이다.
모다크릴은 최고가품이며 불에 잘 타지 않는 난연성 소재다. 가발은 연간 40조 이상 규모의 시장이다. 일본에서는 단 한 개 기업만 모다크릴을 생산하고 있다. 태광이 진입하면 글로벌시장에서 독점적 지위를 누릴 수 있다. 가발 시장은 성장 가능성이 크다.
국내 기업이 가발 수요가 많은 아프리카에서 시장을 선점하고 있다. 아프리카 가발 사업자 중 90%가 한국인이다. 한국교포들이 글로벌 영업망과 제조망을 모두 장악하고 있다. 미국도 80% 정도다. 미국 소비가 살아나면서 정부보조금을 받은 흑인 여성들이 가발부터 산다. 태광이 선도적으로 진입해 시장을 장악하고자 한다.
태광이 추구하는 것은 글로벌 넘버원 제품을 만들어 내는 것이다. 기업 체질을 바꾸고 있다. 가발 산업은 한국이 강하다. 우리는 모다크릴을 축으로 아크릴, 나일론 가발사, 난연 폴리에스테르 가발사 등으로 다양화해 가발 제품에서 2030년 5000억원 매출을 올린다는 계획을 갖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