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리스크가 커지면서 국내 신발업계들이 공급망 안정화에 나섰다. 한 제화 브랜드는 중국에서 동남아시아로 생산지 이전을 준비하고 있다. 글로벌 ODM 기업은 중국 대신 베트남, 인도네시아의 공장 비중을 늘렸다. 이들 본사가 위치한 부산과 성수동 역시 한때 신발제조로 유명했던 지역이건만, 공급망 다각화를 고민 중인 관계자들은 입을 모아 “국내에서는 가격대를 맞출 수 없다”고 말했다.
한때 우리나라 수출을 견인하던 부산 신발산업은 1990년대 정점을 찍고 꾸준히 내리막길을 걷고 있다. 2000년대까지 호황을 누리던 성수동 수제화 거리 역시 지금은 흔적을 찾기 힘들다. 공통적인 원인으로는 인건비 상승이 꼽힌다. 어쩌면 노동집약적 제조업이 경제성장에 따라 겪는 당연한 수순인지도 모른다.
그렇다면 한국 신발산업의 쇠퇴는 피할 수 없는 결말일까? 관련 종사자들은 반전의 가능성을 기술혁신에서 찾고 있다. DX 접목으로 제조공정을 자동화해서 인건비를 절감하고 스마트슈즈를 개발해 4차 산업시대의 고부가가치산업으로 변신하려는 것이다.
최근 일본의 스타트업 ‘아시라세’는 길 안내 기능을 적용한 시각장애인용 신발을 선보였다. 미국의 로봇 엔지니어링 스타트업 ‘시프트 로보틱스’은 걷는 속도를 250% 향상시키는 배터리 구동 스마트 신발을 펀딩 중이다. 국내에서도 청소년들의 척추 측만증을 조기 발견하는 스마트 학생화, NFC태그에 치매노인과 사회적약자 정보를 담는 안심신발 등이 개발됐다. 미래는 창의적 발상과 혁신기술을 담은 맞춤형 스마트슈즈의 시대가 될 것이다. 대한민국 신발산업이 재도약할 기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