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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사람들은 자고로 「외래문화」를 잘 모방하고
제것으로 완전 소화시키는데 재주가 크다. 그래서 일본
은 <남의 흉내 잘 내는 나라>로 낙인 찍혔지만 어쨌든
그것으로 오늘의 <경제대국> <문명선진국>으로 자리
잡고 있다.
“모방은 창작의 어머니”라 했지만 「섬나라 일본」은
그 길이 살 길이었는지도 모른다.
옛 우리나라 <백제> <고구려>의 문화를 수없이 수탈
해갔던 것은 오늘의 역사가 이를 증명하고 있다.
▼일본사람은 그들 나름대로의 특징과 장점을 지닌 영
특한 민족임에는 틀림없다.
밖에서 들어오는 「문화」에는 쌍수로 환영하고 관용을
베풀면서도 그 「사람」에 대해서는 냉엄한 편이란 것
을 우리는 잘 알고 있다.
근래 이를 뒷받침하는 좋은 사례 하나가 있다.
얼마전 한 일본 <어패럴 산업협회>의 강연회에 초청된
「일본 상지대학(上智大學) 비교문학부(比較文學部)」
의 “그레고리·크라크” 교수의 강연 요지가 그것이
다.
“크라크”교수의 강연 테마는 「밖에서 본 일본」이었
다. 그 중 요점의 하나는 「외래어(外來語)」가 너무도
많이 「일본어」 속으로 파고 들어와 있다는 것.
뿐만아니라 생활양식에 <주관>이 없어 가까운 사람의
출산(出産)축하에는 재래의 일본식 「신도(神道)」로
하고 결혼식은 그리스도敎다. 또한 장례식(葬禮式)은
거의 불교로 치룬다.
▼이러한 사례로 보아 일본사람들이 그 얼마나 「외래
문화(外來文化)」에 관용한가를 엿볼 수 있다는 것.
끊임없는 전란(戰亂) 가운데서 자기 나라의 <민족>이
나 <문화>의 아이덴티티를 지키기위해 싸워 온 「대륙
형제국(大陸型諸國)」들에게선 상상조차 못 할 일들이
라고 꼬집었다(오늘의 세계는 도처에서 민족과 종교의
고집과 갈등으로 피비린내 나는 살육이 벌어지고 있
다).
─그런가 하면 밖에서 들어 온 사람들에 대해선 간단치
가 않다. <외국인>이라 하지않고 아예 「외인(外人)」
이라 불러버린다.
외국인을 외인이라 부르는 것은 당연한 일 같지만 외국
인 자신들로서는 「아웃사이더(제3자)」란 소외감을 갖
게된다고 했다.
▼그건 그렇고 <남의 흉내 잘 내는 것>은 우리도 둘째
가라면 서러워 할 판.
그 하나가 요즘 TV 드라마의 태반이 일본것의 표절이
라는 시비가 빈번한가 하면 남이 죽도록 만들어 내놓은
출판물등을 마구잡이로 불법 복제하는 바람에 정작 그
출판사는 도산으로 몰리고 있다.
─패션디자인도 예외는 아니리라─. 다시한번 진정한
뜻의 「모방은 창작의 어머니」라는 근원을 엄밀하니
되새겨 봐야 할 판이다.
위에서 언급한 “크라크”교수는 일본체류 20여년. 그
는 끝으로 “일본은 <국제화>란 말에 약하다”는 충고
를 덧붙였다.
─과연 한국은 어떤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