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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하로 내려간 쌀쌀한 날씨인데도 아파트 단지내에서
비정상적인 일들을 자주 목격하게 된다.
젊은 아낙네가 맨발에다 짧은 팔 T셔츠 그리고 미니스
커트 차림이거나 ─젊은 사나이는 아예 여름 셔츠에다
반바지 차림이다.
이러한 부부가 아파트 현관문 앞을 얼쩡거리거나 주차
장으로 향하는 모습은 자못 놀라움마저 느끼게 한다.
제아무리 <난방>이 잘된다 하지만 실내온도가 얼마나
높길래 저런 차림으로 지낼 수 있을까 싶어서다.
어린것들은…하고 알아보니 역시 얇은 옷들로 태연하다
니 갸륵(?)하고 감탄할 노릇이다.
한겨울이라곤 해도 실내온도가 그럴정도로 높으면 건강
에 좋을리가 없을거라는 노파심도 곁들여진다.
▲그들 신세대부부들이 한겨울인데도 여름을 구가하려
는 심산일진 몰라도 겨울에는 겨울에 걸맞는 실내옷차
림이 바람직할 것이다.
이를테면 얇은 옷감(물실크) 등으로 된 「파자마
=PAJAMAS」 쯤은 입을만하지 않을까─. 거기다 멋진
「가운=GAUN」이라도 걸치면 그야말로 금상첨화다.
다른 곳에다는 <과소비>에 <사치> 스런 면모를 보이
면서도 정작 집안에서의 옷차림에는 <멋>을 갖출지를
모른다. 그저 외출시에만 외모나 옷차림에 신경을 쓴다
는 것은 우습다.
이 「가운」과 비슷한 것에 소위 「바스로브
=BASUROBU」가 요즘 옷가게 등에서 흔하게 눈에 띈
다. 목욕 후 방안에서 쉽게 몸에 걸칠 수 있어 편리하
고 따뜻한 「베드룸」용의 타올지로 만들어진 <가운>
이라고 하겠다.
▲한편 「로브」라고 하면 예복(禮服) 따위나 ─혹은
집안에서 길치는 겉옷을 말하는 것인데 외투 모양으로
길고 편안한 집안옷이란 뜻이 기본인데 <예복>인 경우
에는 좀 다르다.
이를테면 재판정에서의 「법률가(法律家)」들의 법복이
나 「성직자(聖職者)」들의 그것 ─그리고 정장용(正裝
用)의 우아한 「드레스」나 집안에서 쉽게 입고 벗을
수 있는 겉옷들이 그것이다.
여기서 좀 더 세분해 보면 「바스 로브」란 목욕 후 실
내에서 걸쳐 입을 수 있는 <타올지>로 된 것이지만
「나이트로브」는 「파자마」나 「네글리제
=NEGURIJE(여성용 잠옷)」의 위에다 덧입는 약간 멋
진 「베드룸=BEDDORUMU(침실)」용의 가운.
▲이야기를 다시 돌리면 아파트의 일상생활이란 비교적
남에게 노출되기가 쉽다.
우선 집안에서 입는 옷들이라 할지라도 좀 더 신경를
써야만 하겠다는 생각이다.
─내집 ─내집안인데 누가 뭐래?라는 식으로 아무거나
입고 걸치고 있다가는 예기치 못했던 낭패를 당할 수도
있어서다.
공자(孔子) 말씀에 「신기독(愼其獨)」이란게 있다. 사
람이란 모름지기 혼자있을때 마음이나 처신을 더욱 근
신할 줄 알아야 한다는 얘기다.
물론 반듯이 무슨무슨 「파자마」나 무슨무슨 「가운」
이 아니더라도 계절에 걸맞는 집안에서의 조촐한 옷매
무새는 결국 자신을 위하는 일이라 믿어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