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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거 거중지(去去 去中知)」요 「행행 행리각(行行
行裡覺)」이란 재미있는 말이 있다.
인생의 가는 길이란 늦고 빠름은 있을지언정 그 길을
가고 가다 또 가다 보면 스스로 그 도리를 깨닫게 되는
수가 있다.
─그런가 하면 일을 하고 하다가 또 행하다 보면 쉽지
않은 인생사들을 스스로 깨닫게 되고 풀리게 되는 수가
있다는 뜻이다.
4월이 가까워 오면 신나는 「봄붕어 낚시」가 기다려진
다.
물가 둔덕엔 파릇파릇 새싹이 돋아난다. 뒷산의 나무들
도 물을 먹음고 제법 연두색으로 물들기 시작한다.
60년 가깝게 오랜동안 낚시를 하다보니 그 낚시 가운데
세 오묘한 자연과 인생을 배운다.
무수히 낚시터를 오가는 동안 계절의 변화를 몸으로 느
꼈고 옷깃을 스치는 사람들과의 만남에선 인정의 기미
를 깨닫는다.
그래서 낚시터뿐만 아니라 아파트단지내의 풀 한포기─
하다못해 조약돌 한 개까지도 착한 마음씨로 바라보게
된다.
▲오랜동안 낚은 고기는 거의 방류(放流)해 줬다. 고인
이 된 친구 <이승철)의 말마따나 “엄마 젖 더 먹고
좀 더 커서 만나자”고 ─아프지 않도록 낚시바늘을 조
심해서 빼주곤 가만히 물에다 띄워준다.
낚는 멋도 좋지만 자신이 낚은 고기를 물에 다시 띄워
주는, 멋도 괜찮다. 공자(孔子)도 「취적비취어(取摘非
取魚)」라 했다. 낚는 멋을 취하되 고기에다 욕심을 두
지말라는 말씀이다.
낚시를 처음 시작한 사람들은 그저 물가에선 흥분하며
소란을 떤다. 물속의 고기들이 모조리 제 것인냥 눈에
불을 켠다. 시간이 흐르고 낚시의 묘미를 스스로 알게
되면 낚시는 자연의 품에 안겨 유유자적 자연과의 대화
(對話)라는 진실을 깨닫게 되리라.
▲4월로 들어서면 낚싯대를 메고 20여년 단골인 강화도
주변의 낚시터를 찾는다. 김포평아를 한시간 남짓 달리
고 강화에서 외포리 선창가로 가선 배로 갈아 탄다. 십
분정도면 <삼산도>에 도달 배에서 내려 바다를 낀 둑
길을 2·3십5분 걸어가면 3대(할아버지·아버지를 거쳤
다)에 걸쳐 친해온 손(孫=결혼식 주례까지 서줬었지)군
네 집앞에 당도한다.
그 앞으로 뚫린 수로(水路)가 단골 낚시터다. 이곳에서
약 7, 8년전서부터 우렁찬(?) 개구리 소리 아닌 개구리
소리가 주변을 위압(?)하듯 울려 퍼졌다. 촌로(村老)에
게 “무슨 소리냐?”고 물었더니 “황소개구리”란다.
우는 소리가 마치 <황소> 같아 황소개구리란 이름이
붙여졌다는 것.
그 놈의 황소개구리는 크기도 크지만 이따금 <찌> 앞
수면위로 거무테테한 꼴을 불쑥 나타나곤 이쪽을 응시
한다. ─무서운 게 없다는 식이다. 그놈의 모습은 밉다.
더구나 그 놈이 미끼를 깍짝대는 주범이어서다. 이 놈
의 올챙이도 보통 올챙이 두 세배나 크고 검어서 징그
러운 놈이다.
더구나 이 놈이 마구잡이로 생태계를 파괴해서 골치였
는데 요즘 보도에 의하면 일본 등지로 수출된다니 다행
천만한 일.
이 놈의 뒷다리 튀김이 맛있는데다 건강식품이라니 의
향있는 분 누구없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