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혁명 이전 토지 多 소유한 자가 부자
산업혁명 이후 공장· 매장 보유 기업이 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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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넷 발달로 세계 최고 기업 대부분은 주식부자
커뮤니티·가상화폐 소유자가 부자되는 혁신의 시대
산업혁명 이전의 수천 년 동안 ‘토지’를 많이 소유한 자가 부자였다. 자연에서 거둘 수 있는 것들이 대부분인지라 이는 대개 토지의 크기와 비례하기 때문이다. 18세기 중반에 일어난 산업혁명 이후에는 ‘공장’이나 ‘매장’을 보유한 기업들이 부자였다. 이때는 매출이 부자의 가장 중요한 지표로, 많이 만들고 많이 팔아 많은 이윤을 내는 기업이 최고였다. 그런데 이후 산업자본주의가 확립되고 주식회사가 활성화되면서 ‘주식’으로 투자받고 이를 토대로 큰돈을 버는 기업들이 생겨났다. 특히 인터넷의 발달로 인한 정보혁명으로 그 규모가 급증하였다. 땅 부자나 매출을 많이 내는 이들도 여전히 부자이긴 하지만 오늘날 세계 최고의 기업들은 대부분 주식 부자들이다.
세계 최고 기업들의 순위를 표로 정리해 보았다. 최근 인공지능의 바람을 타고 Microsoft는 주식의 시가총액이 3조 달러(약 4,000조 원)로 세계 1위를 탈환했고, NVIDIA는 세계 3위에 올랐다. 세계 7위까지의 각 시가총액이 1조 달러가 넘는다. 우리나라의 2022년 국내 총생산(GDP)가 1.674조 달러임을 고려하면, 가히 그 기업들의 규모가 세계 10위권의 한 국가와 비슷하니 얼마나 큰지 가늠할 수 있다.
이 표 하나에 많은 시사점이 있다. 몇 가지 사례를 살펴보면, (1) Walmart의 매출은 약 6,500억 달러로 부동의 세계 1위지만, 시가총액은 매출보다도 적다. 게다가 매출이 훨씬 적은 Amazon의 시가총액은 무려 Walmart의 4배가 넘는다. (2) 세계 1, 2위 기업인 Microsoft나 Apple도 매출 면에서는 그다지 자랑할 만한 것이 없다. 특히 세계 3위 기업인 NVIDIA의 매출은 164위로 웬만한 한국의 대기업보다도 적은데도 시가총액이 자사 매출의 36배가 넘는다. (3) 또한 세계 1위 부자인 Elon Musk의 Tesla도 유사하다. Tesla의 매출은 고작 847억 달러로 87위 정도지만 시가총액은 5,777억 달러로 매출의 6.8배에 달한다. 유사 분야인 Toyota는 이와 반대로 매출이 3000억 달러로 무려 Tesla의 3배가 넘지만, 시가총액은 오히려 Tesla의 1/2 수준이다. (4) Samsung의 매출은 Meta(Facebook)나 Tesla를 뛰어넘지만 기업 가치는 훨씬 못 미친다. (5) 1~7위의 1조 달러 기업의 경우 사우디 국영기업인 Aramco를 제외하면 대부분 1970년대부터 2000년대 초반까지 IT 열풍이 불 때 생겨난 기업임을 알 수 있다.
여기에 이런 의문을 던져볼 수 있다. “왜 Walmart는 Amazon 같은 온라인 유통사업의 세계 최고가 되지 않았을까?”, “왜 Toyota는 Tesla같이 전기자동차 시장을 장악하지 못했을까?”, “막강한 자본과 정보력을 가지고 있던 당시의 대기업들은 왜 Microsoft나 Apple, Google 같은 사업을 하지 않았을까?”
필자는 “그들은 당시 모든 것을 충족했기 때문에 모든 것은 새롭게 바꾸는 혁신을 굳이 할 필요가 없었기 때문”이라고 말하고 싶다. Walmart나 Toyota가 혁신을 안 했다고 해서 망한 것은 아니지만 혁신 기업들에게 1위의 자리를 내주었다. 아무것도 가진 것 없이 차고에서 시작한 스타트업인 Microsoft, Apple, Google, Amazon 같은 기업들은 공룡들보다 혁신이 쉽다. 그래서 공룡이 될 수 있었다.
20세기 후반에서 21세기 초반에 불어닥친 IT 열풍으로 새로운 글로벌 기업이 등장한 지 벌써 50년이 지나가고 있다. 이제 슬슬 새로운 변화의 바람이 불고 있다. 생성형 인공지능, 블록체인과 탈중앙화 토큰 이코노미, 공유 및 협업 생태계 등으로 무장한 조그만 혁신 기업들이 언젠가 또 이들을 밀어내고 새로운 공룡(혹은 개미 떼)들로 등장할 것이다.
혁신의 시대, 부자가 되려면 과감히 혁신해야 한다. 과거와 달리 지금은 Microsoft처럼 인공지능으로 혁신하는 공룡들도 있기에 더욱 경쟁은 더욱 심화할 것이다. 그러나 여전히 작은 스타트업들에게 기회가 있을 것이고, 혁신에 더 유리할 것이다.
과거 부자의 소유물이 토지에서 공장(매출)으로, 이후에 주식으로 옮겨갔듯이 향후 새로운 세상에서는 팬들이나 커뮤니티, 협업 네트워크, 또는 직접 발행한 가상화폐 같은 것을 소유한 자가 부자가 될 수 있는 세상이 올 수도 있다는 것을 주목해 보길 바란다. 혁신은 우리를 누군가를 세계 최고의 부자로 만들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