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라톤 누구나 할 수 있습니다. 밖으로 나오기만 하세요.” SNS와 블로그 등 소셜미디어에는 로드 러닝부터 트레일러닝에 나선 사람들의 열기가 뜨겁다. 일반 마라톤부터 트레일러닝(Trail Running)까지 시장이 확대되고 있다.
아웃도어 스포츠 브랜드들은 러닝이 일상의 한 부분으로 자리잡은 라이프스타일 변화에 주목하고 상품 라인 변화와 함께 러너들을 잡기 위해 나섰다. 트레일러닝 대회 주최 및 후원이나 아카데미 등을 운영하며 러닝 시장을 선점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나이키와 아이다스 등 전세계 대기업 브랜드가 러닝 시장을 거의 선점하고 있다. 최근 ‘호카’와 ‘온’ 등 해외브랜드들은 호응을 얻고 있다”며 “최근 러닝 시장이 커지면서 트레일러닝화 등을 선보이는 브랜드가 늘고 있는 추세다”고 말했다.
꾸준히 트레일러닝 대회를 후원하고 있는 ‘노스페이스’부터 ‘코오롱스포츠’, ‘호카’ 및 ‘블랙야크’등이 트레일러닝 대회를 후원하거나 개최하고 있다. 다이나핏은 올해 9월 ‘2024 다이나핏 태백 트레일’ 대회의 공식 후원을 시작한다.
더 나아가 브랜드엑스코퍼레이션의 애슬레저 브랜드 ’젝시믹스‘는 작년부터 각종 마라톤대회를 공식 후원하고 러닝라인을 선보이며 매출 증대에 나서고 있다.
이처럼 아웃도어 스포츠를 비롯한 다양한 패션 기업들은 대회 에 신발, 의류 등을 후원하며 소비자 접점을 넓혀가고 있다.
지금까지의 단순 상품 판매에서 나아가 스포츠 문화가 결합된 소비 형태에 주목하고 트렌드를 주도하겠다는 전략이어서 주목된다.
본지는 러닝 열풍에 따른 소비자 니즈 변화와 각 브랜드의 주요 트레일러닝화 특징 등을 조명한다.
<편집자주>
러닝은 스포츠의 기반이고 일상 생활에서 비교적 접근이 쉽다. 업계는 러닝 열풍 확산은 코로나 19 당시 부터 최근까지 건강한 라이프스타일에 대한 관심이 중요 요인으로 작용했다는 분석이다.
특히 산을 즐기는 방식이 다양해지면서 산행과 달리기가 접목된 트레일 러닝에 대한 대중의 관심이 높아졌다는 것이다. 여기에 자신이 좋아하는 영역을 깊게 파고드는 ‘디깅(digging)’ 소비 트렌드가 더해지며 자연스럽게 취미와 관련된 패션, 용품 시장도 규모가 커지고 있다.
블랙야크 관계자는 “오하운(오늘하루운동) 등 운동이 일상 생활의 한 부분으로 자리 잡으며 비교적 쉽게 접근이 가능한 러닝을 즐기는 사람들이 자연스럽게 늘어난 것으로 보인다”며 “이와 함께 산을 즐기는 방식이 다양해지면서 산행과 달리기가 접목된 트레일 러닝에 대한 대중의 관심이 높아지고 있으며, 이에 따라 관련 대회를 비롯해 트레일 러닝에 특화된 아이템도 인기를 이어가고 있는 것으로 분석됐다”고 말했다.
특히 MZ소비자층에서 확장되고 있는 모양새다.
호카를 전개하는 조이웍스의 장만식 부사장은 “러닝 붐은 전세계적 현상이다. 한국은 SNS 등에서 러닝과 트레일러닝이 촉발되는 모습을 볼 수 있다. 정보에 민감한 2030세대 러닝 인구가 늘고 있다. 특히 국내는 줄었던 크루(동호회)가 다시 많이 생기기 시작했다”고 말했다.
미국 시장조사업체 리서치앤마켓은 글로벌 트레일 러닝 시장 규모가 2030년 134억달러(약 17조6000원)까지 늘어날 것으로 전망한다. 지난 2022년 73억달러(약 9조6000억원)로 파악하고 연평균 성장률(CAGR)을 7.9% 수준을 기록할 것으로 전망했다.
이에 스포츠 아웃도어 브랜드들이 주요 상품 라인을 추가 하는 등 소비자 접점을 넓히고 있다. 트레일 러닝에 필요한 제품을 다양하게 제안한다.
■ 80년 역사 스카르타, 더현대서울·센텀시티 팝업
올해 중장거리 ‘골든 게이트ATR’ 출시
넬슨스포츠는 80년 이상의 역사를 지닌 이탈리아 아웃도어 슈즈 브랜드 ‘스카르파(SCARPA)’로 트레일 러너들을 겨냥했다. 작년에는 여의도 더현대서울에서성황리에 팝업을 마쳤다. 지난 2월~4월 ‘신세계백화점 센텀시티’에서 3개월간 팝업스토어를 오픈하며 소비자 특별한 경험을 선사했다.
스카르파는 올해 3월 다양한 지형 속 중장거리 러닝을 위한 완벽한 트레일러닝화 ‘골든 게이트 ATR’을 출시했다. 트레일 러닝을 입문하는 유저뿐만 아니라 평소 훈련시 편안한 착화감을 중요하게 생각하는 전문가까지 트레일러닝 경험, 달리는 속도, 체중 등이 제각기 다른 다양한 유형의 러너를 고려해 개발되었다.
‘골든 게이트 ATR’는 거친 지면에서 아스팔트로 넘어올 때 즉각 적응할 수 있는 지지력과 발을 감싸는 핏, 가벼운 무게, 풍부한 쿠셔닝, 안정성의 조합으로 이 신발은 험한 산길부터 도심 속 러닝까지 어느 곳에서도 뛰어난 경험을 할 수 있다.
스카르파의 국내 공식 수입원인 넬슨스포츠 관계자는 “험준한 알프스 산맥 돌로미테에서 태어난 아웃도어 DNA와 혁신적인 기술을 기반으로 알파인, 암벽등반, 스키, 등산, 트레일 러닝뿐 아니라 어반 아웃도어 슈즈까지 경계없이 넘나들고 있는 스카르파에서 오랜 역사와 기술력을 바탕으로 선보이는 트레일러닝화 ‘골든 게이트 ATR’와 초경량 ‘스핀레이스’ 등은 모든 지형에서 최고의 성능과 편안함을 발휘할 것”이라고 전했다.
■블랙야크, 작년부터 트레일러닝 대회 제주서 시작
스카이 스피드, 트위스트 컨트롤 시스템
블랙야크는 트레일러닝 제품과 함께 트레일러닝 대회, 아카데미를 운영 중이다. 지난해에 이어 올해 4월 제주 서귀포시 야크마을에서 진행한 트레일러닝 대회 ‘블랙야크 트레일 런 50K 2024 제주’는 사전 참가자 모집이 조기 마감될 만큼 뜨거운 관심을 받았다.
200여 명의 트레일러너 참가자 모두 전원 완주라는 기록을 세우기도 했다. 또한 복합문화공간 ‘블랙야크 베이스캠프 북한산점’에서 아웃도어 아카데미로 트레일러닝을 배울 수 있는 ‘북한산 트레일 러닝 스쿨’을 운영 중이다. 5월 18일 첫 시작한 ‘북한산 트레일 러닝 스쿨’은 매달 1회 진행되고 있으며, 매회 정원이 마감될 만큼 인기다.
특화된 아이템으로 트레일 러닝화 ‘스카이 스피드’를 추천했다.
스카이 스피드는 걸을 때 발생하는 흔들림을 제어할 블랙야크의 ‘트위스트 컨트롤 시스템’과 충격을 흡수하는 바이오 소재의 ‘풋 필로우 쿠셔닝’이 적용됐다. 특히 발 뒤쪽에서 베개 역할을 하는 ‘풋 필로우 쿠셔닝’은 충격을 효과적으로 흡수해 발목 및 무릎 관절 부하를 최소화 시켜 준다. 또한 빛에 닿으면 반사되어 빛나는 야크 리플렉티브 기능을 넣어 야간 활동 시 시인성이 극대화 될 수 있도록 도와준다.
블랙야크 관계자는 “차별화된 기술력을 녹여 거친 지형에서 달리는 트레일러닝에 특화된 아이템을 다양하게 선보이고 있다“며 달리는 동안 흐르는 땀에 불쾌하지 않게, 봉제선이 거슬리지 않게, 옷의 무게를 느끼지 않게 디자인해 최상의 퍼포먼스를 낼 수 있도록 도와준다”고 말했다.
하반기는 트레일러닝에 적합한 다양한 아이템을 기획하며 상품군을 강화해 트레일 러너들과의 접점을 확대할 계획이다.
■다이나핏, 올해 트레일 러닝화 판매 시작
하반기 11개점 특화 매장으로 리뉴얼
다이나핏 코리아의 ‘다이나핏’은 해외에서 우수한 기술력을 인정 받은 트레일 러닝 제품의 전문성을 앞세워 다양한 스포츠 영역 확장하기 위해 트레일 러닝 라인을 출시하게 됐다.
지난 5월부터 일부 수량만 입고돼 온오프라인에서 판매하고 있다. 국내 트레일 영역의 후발주자로 시작 단계다. 오는 9월 7일 열리는 ‘2024 다이나핏 태백 트레일’ 대회의 공식 후원을 시작으로 이번 대회에서 다양한 브랜딩과 ‘앰버서더 모집’을 통하여 지속 가능한 전문성 있는 브랜드로 각인시킨다는 전략이다.
트레일 러닝화는 중거리 레이스(알파인 DNA) 신발과 장거리 레이스(울트라 DNA) 신발로 크게 나뉜다. 울트라 DNA는 세계적인 트레일 러너인 ‘하네스 남베르거’와 개발 단계부터 함께 설계 및 직접 착화 테스트 하면서 약 1000번 이상의 개발 미팅을 통하여 만들어진 신발이다.
비브람 라이트 베이스 아웃솔로 경량성, 그립력, 뛰어난 내구성을 제공하여 울트라 레이스(ULTRA RACE)에서 최고의 성능을 낼 수 있도록 설계됐다. 듀얼 레이스 시스템(DUAL LACE SYSTEM)은 스트링을 양쪽으로 당기기만 하면 발에 맞게 조여주어 운동효율을 높여준다. 빠른 속도를 낼 수 있도록 도와주는 기능은 다이나핏만의 특장점이다.
다이나핏은 올해 하반기 트레일 러닝 특화 매장 11개점을 리뉴얼 오픈 예정이다. 향후 2025년 30개 매장까지 확대할 예정이다. 장기적으로 의류와 용품으로 범위를 확장할 예정이다.
다이나핏은 글로벌(유럽, 알프스 산맥 기준)에서 브랜드 가치(Speed, Technology, Lightweight, Endurance)를 기반으로 우수한 제품(신발 주력)을 보유하고 있다. 세계 유수의 대회에서 우수한 성적을 거두고 있는 트레일 러너들의 후원과 2022년부터 국제 트레일 러닝 협회(ITRA)의 공식 파트너사로서 트레일 러닝에 대한 진정성과 공정한 플레이, 자연 속 환경에 대한 존중, 공동체, 강한 스포츠 윤리의식을 바탕으로 트레일 러닝 저변 확대에 앞장서고 있다.
코오롱스포츠는 지난 2020년 액티비티 플랫폼 ‘로드랩’을 런칭하고 트레일 러닝 프로그램을 선보였다. 2023년 ‘울주 트레일 나인피크 대회’를 공식 후원하면서 트레일 러닝 시장에 눈도장을 찍기 시작했다.
지난 6월 28일부터 2박3일간 울릉도에서 고난이도 아웃도어 이벤트 솟솟클럽(DARE TO DIVE ULLEUNG, 이하 DTD 울릉)을 성황리에 마쳤다. 하이킹, 클라이밍, 트레일러닝 등 다양한 코스가 있었다. 트레일 러닝은 태하항에서 시작, 태하 향목 전망대-웅포 캠핑장-현포항-울릉천국 아트센터-깃대봉-밀밭-울릉나리 억새 투막집-나리분지의 코스로 거리는 약 16km, 누적상승고도는 약 1430m에 달하는 거리를 달리는 길을 개척해 600여명 참가자들의 호평을 받았다.
주요 트레일 러닝화는 ‘TL-1’이다. 코오롱스포츠에서는 최초로 선보이는 트레일 전문 러닝화다. 아웃솔로 유명한 ‘비브람’과 리투아니아 출신의 글로벌 트레일 러닝 선수 게디미나스 그리니우스(Gediminas Grinius, 일명 GG)가 함께 개발에 참여했다.
GG는 지난 해 코오롱스포츠가 후원한 울주 트레일 나인피크 대회에서 7PEAK 종목에 참가, 1위를 기록했다. 제주에서 열린 트랜스 제주 대회 당시 TL-1 개발 버전을 신고 최종 테스트를 진행한 바 있다.
TL-1은 중장거리용 트레일 러닝화다. 경량성을 최대한 확보한 맥시멀리스트(쿠셔닝을 강조한 러닝화 종류 중 하나)로 기획했다. 아웃솔과 미드솔 모두 비브람과 공동개발해 트레일 러닝에 최적화된 메가그립 라이트베이스와 SLE미드솔을 적용했다. 새롭게 개발한 메가그립은 거친 야외 환경에서 뛰어야 하는 트레일 러닝에서 가장 중요한 접지력을 최우선으로 한 것이 특징이다.
TL-1에 적용한 SLE미드솔 역시 일반 EVA미드솔에 비해 30% 이상 가볍다. 또한 회복력이 뛰어나 편안한 착화감은 물론 러닝 시 발을 받쳐주는 역할을 톡톡히 해낸다. 갑피(발등을 덮는 전체를 이르는 말)부분은 코오롱스포츠가 자체적으로 개발한 에어플로우 자카드 소재를 적용했다. 부드럽게 발을 감싸주어 편안한 착화감은 물론, 통기성도 뛰어나 장시간 러닝 후에도 쾌적하다.
코오롱스포츠는 하반기 R&D를 통해 개발한 트레일 러닝에 최적화된 상품을 출시할 예정이라며 앞으로도 더욱 완성도 있는 트레일 러닝 상품을 선보일 예정이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