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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ET직물업계가 6월 위기설 소용돌이에 휩쓸리고 있다. 이런
분위기는 지난해 11, 12월에 있었던 위기 국면과는 사뭇 다
른 양상을 보이고 있다.
지난해의 경우 IMF라는 특수한 경제 상황속에 환율이 2배이
상 급등하는 바람에 부도 위기를 모면했으며, 환차익의 부가
이익으로 적잖은 재미를 솔솔 보는 등 직물업계는 IMF덕(?)
을 톡톡히 봤다고 해도 의문을 제기하는 사람은 없을 것이
다.
그러나 지금은 다르다. 최근 주력시장 불안정, 환율급락으로
인한 채산성 악화, 오더 급감, 수출가 하락 등 쉽게 헤어 날
수 없는 여러 요인으로 인해 PET직물업계가 깊은 늪 속으로
점차 빨려 들고 있고 한치 앞을 볼 수 없는 불안한 안개 정
국이 형성되고 있다.
이같은 위기 고조 양상은 특정 지역에 일반 아이템을 갖고
있는 중소직물업체와 운용 자금 여력이 부족하고 금융 부담
이 큰 중견 업체들일수록 더 큰 부담을 느끼고 있다.
현재 PET직물업계의 성수기속 불황은 여러 요인으로 분석된
다. 홍콩과 두바이의 예기치 못한 불황에 따른 시즌 조기마
감, 인도네시아 루피아 안정으로 국산 직물의 경쟁력 상실,
중국의 내수시장 위축과 염가공 설비 증설에 따른 對중국 물
량 감소, 일본 미국 EU 등 쿼타지역 침체로 쿼타 소진율 저
조 등 주력 시장들의 불황으로 나가야 할 물건들이 묶여 있
다.
또 환율이 예상치 못한 1,300원대의 안정세로 채산성 악화와
함께 환율인상으로 떨어진 단가가 오르지 못하고 있는 최악
상태를 맞고 있다. 그러나 이런 사면초가(四面楚歌)상황 속에
서도 PET직물업계의 변화지 않는 명제가 하나 있다. 그것은
다름 아닌 기본 물량은 항상 존재한다는 것. 따라서 각 직물
업체는 시황과 환율, 정치 및 경제상황 등을 애써 탓할 필요
가 없다. 오더물량이 기대치에 못 미친다고 발등에 떨어진
불 끄기에 급급해 가격 덤핑이나 생지수출 확대, 카피로 재
차 덤핑 등 업계 자체가 문제점을 더 안고 있다는 것에 초점
을 맞출 필요가 있다.
설마 설마 하다가 제품 개발은 뒷전이고 환율에 눈이 멀어
베짱이처럼 여유롭게 지냈던 지난해의 후유증이 작금의 위기
한파를 불러일으킨 것이다.
현재 상황을 고려해볼때 영업이 임시방편적이고 예측 생산이
불가능해 중장기 계획을 세울 수 없을지는 모르나 불황일수
록 투자하라는 기업의 기본 원칙을 한번쯤 되새긴다면 결론
은 자명하다. 현재 우리는 끊임없이 변화는 세계와 또 변화
에 적극 부응하는 기업만이 살아남을 수 있는 글로벌 경제
체제 한 가운데 있는 것을 잊지말아야 한다.
<박정윤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