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에서 온 지리산“잣”과 상주“곳감”…조능식
제주에서 온 지리산“잣”과 상주“곳감”…조능식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젊어서부터 (지금은 더하지만)번거로운 일들에는 아 예 가까히 끼어들지 않는 편이었다. 더구나 요즘 유행되고 있는 일들─ 특히 「우편주문상 품」의 신청따위같은 기특한 생각은 알지도 못했지만 해본 일도 없었다. ─우선 우체국까지 가서 <창구>에서 돈을 내야할 것이 고 거기다 어떤 서류이건 작성해줘야하는 절차가 귀찮 으리라는 선입관에서였다. 그런데 지난─ 정확하니 14일(木) 오후1시 경기도 부평 에 살고 있는 장녀에게 보낼 책자가 있어 부천 중동3 우체국에 들렸다가 한가한 틈을 보고 「우편주문상품」 에 대해 물어볼 기회를 갖게 됐었다. 그것은 제주(濟州)의 친구 부창옥 (夫昌玉=수필가)형이 지난 연말 보내온 「우편주문 상품」인 전북 남원의 한 농원에서 생산한 「지리산 특산 잣(松柏)」과 경북 상 주(尙州) 특산의 곳감들이 하도 반가웠기에 그것이 동 기라면 동기였다. ▼“경북 상주의 곳감이 유명하지 않으냐?”고 여직원 에게 운을띠자 그녀는 기다렸다는 듯이 창구에 비치했 던 두툼한 「우편주문상품」의 안내책자를 펼쳐보여 줬 다. “상주 곳감을 주문하시겠어요? 어떤걸로 하시겠습니 까?” 그녀는 어렵지 않게 상주곳감 페이지를 찾아 주 는 친절을 잊지 않았다. ─물건을 결정하고 대금을 지불하니 <영수증─신청서> 을 아주 간단하게 만들어주었다. “한 1주일쯤 걸릴까요?”했더니 “그렇겐 않걸릴겁니 다.”라고 미소지었다. 이튿날 낮 부평의 장녀한테서 <책자>를 받았다는 전화 가 걸려왔다. ─아니 벌써─ 하고 우체국의 신속함에 감탄(?)했다. ─그런데 그 다음날인 16일(土)에는 생전처음 손수 주 문했던 <상주곳감>이 상주우체국의 포장과 소인으로 되어 배달되어 온 것이다. ▼솔직한 이야기가 신선한 놀라움을 금치못했다.믿을만 한 물건이 이렇게 간편하고 신속 정확하니 배달될줄은 꿈에도 몰랐던 것이다. “세월이 많이 변했구나” 싶으 면서 너무도 과문한 자신에게 고소(苦笑)를 자아냈다. ─온갖 부정부패와 사기에다 강도 살인이 난무하며 자 식이 어버이를─ 부모가 자식을─ 부부끼리의 폭행─ 고발사건들이 끝일줄 모르는 패륜과 부도덕의 현실에서 멀리 경북 상주에서 이틀만에 배달된 <상주곳감>상자 를 앞에놓고 한참 멍하니 바보같이 앉아있는 자신을 발 견했다. ─<그래도 뭔가 믿을만한 구석이 한군데라도 남아 있 었구나>싶은 고마움에서 였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 법인명 : ㈜한국섬유신문
  • 창간 : 1981-7-22 (주간)
  • 제호 : 한국섬유신문 /한국섬유신문i
  • 등록번호 : 서울 아03997
  • 등록일 : 2015-11-20
  • 발행일 : 2015-11-20
  • 주소 : 서울특별시 중구 다산로 234 (밀스튜디오빌딩 4층)
  • 대표전화 : 02-326-3600
  • 팩스 : 02-326-2270
  • 발행인·편집인·청소년보호책임자 : 김종석
  • 「열린보도원칙」 당 매체는 독자와 취재원 등 뉴스이용자의 권리 보장을 위해 반론이나 정정 보도, 추후보도를 요청할 수 있는 창구를 열어두고 있음을 알려드립니다.
    고충처리인 김선희 02-0326-3600 [email protected]
  • 한국섬유신문 모든 콘텐츠(영상,기사, 사진)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은바, 무단 전재와 복사, 배포 등을 금합니다.
  • Copyright © 2024 한국섬유신문. All rights reserved. mail to [email protect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