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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패션조합 이사장의 명예로운 퇴진은 불가능한 것인
가.
결론부터 말하면 올해 임기 만료되는 권순원이사장까진
이같은 전례를 남기기 힘들 것 같다.
이로써 박정갑, 김하조, 천수억, 서건웅 전 이사장을 비
롯 현 권순원이사장도 민주적인 방법에 의한 자리교체
는 힘들게 됐다.
오랫동안 패션조합의 과제로 남았던 특유의 고집에서
비롯된 조합원간의 불협화음, 파벌 싸움. 이사장 및 집
행부의 실정 등이 권순원이사장에 와서 없어지는가 싶
더니 더 힘을 얻은 듯 조합을 덮치고 있다.
올해의 불협화음과 잡음의 발단은 공동구매사업자금.
조합이 93년부터 중소기업중앙회로부터 공동구매사업자
금 5억원을 들여와 조합원에게 지원하는 과정에서 부도
난 조합원에게 자금을 회수키 어렵게 되자 연대보증인
(역시 조합원)에게 회수를 하면서부터 불씨가 확산되고
있다.
조합은 재정적으로 만신창이가 된 조합을 살리기 위해
정관 및 법적으로 정당하게 자금을 회수했다는 입장이
다.
그러나 자금을 쓴 조합원 및 보증인 자격으로 자금을
회수 당한 조합원의 불만은 극에 달해 있다.
연대서명까지 받아가며 이사장 및 상무에 대한 불만을
터뜨리고 있다.
이 과정에서 파벌이 다시 고개 들어 최소 2개 파벌이
이사장을 갈아 치우자며 벼르고 있다.
권이사장으로선 허탈감에 빠져 있을 수밖에 없고 석호
천상무이사는 불씨를 잠재우기 위해 지난 12월 사퇴라
는 결정을 내려야 했다.
그러나 상황은 여기서 끝나지 않고 있다.
돈과 결부된 사태는 급기야 파벌을 조장케 되고 이사장
불신임까지 확산되고 있다.
권순원이사장은 『이런 사태로 물러나는 것이 안타깝지
만 더 이상 조합을 위해 일할 의욕이 없어졌다』며 사
퇴의사를 밝혔다.
그는 『후임자가 누가 될 지는 모르지만 자금문제를 어
떻게 회수하고 해결할 지 지켜보겠다』고 말했다.
또, 역대 이사장처럼 후임자도 이같은 점철을 밟지 않
을 수 없다는 것도 예상했다.
업계 역시 권이사장의 이같은 예상을 기정사실로 받아
들이고 있다.
패션조합의 정상화는 그야말로 힘들다는 의미다.
이 과정에서 안병기, 전상진, 최복호씨등 3명의 고문은
위기에 처한 조합을 위해 목소리를 내지 못하고 있다.
고문은 중대한 사태나 의사결정때 역량을 발휘하는 것
이 통례라면 3명의 고문은 역시 이름만 올라있을 뿐이
다.
뜻있는 조합원 몇몇은 벌써부터 『이같은 흐름에 휩싸
이기 싫다』며 조합에서 탈퇴하겠다고 벼르고 있다.
32명밖에 되지 않는 소규모조합이 파벌이 조장되고 고
문과 이사가 있되 고문과 이사가 없는 무력한 조합으로
전락하고 있다.
냉철하고 분별력 있는 조합원이라면 지금까지 과오를
거울삼아 조합을 반석 위에 올려놓을 법도 하다.
<김영관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