섬유는 사양산업?
섬유는 사양산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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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섬유는 사양산업이니 가능성이 없다”라는 말이 나온지는 벌써 오래전 일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섬유산업 특히 화섬직물 수출은 작년 90억달러를 기록할 만큼 양적으로 나 질적으로 팽창해 왔다. 한 수출업체 관계자는 이를 섬유인들만의 잡초근성이라 표현했다. 어떤 어려움이 있어도 뿌리를 뻗고 버텨왔다는 말이다. 올해도 어김없이 연말 대란설이 나오고 있다. 그러나 단순히 잡초근성만으로 넘어가기에는 그 어느 때보다 상황이 심각하다. 이는 정부도 직물업계도 부정할 수 없는 사실이다. 얼마전 화섬직물 관련 각 단체장들이 산자부 장관과 면담을 한 적이 있었다. 그 자리에서 단체장들은 현재 화섬직물 수출부진에 대해 심각하게 보고하면서 각 업체들이 효과적으로 구조조정을 할 수 있게 정부의 현실적인 대책마련이 필요하다고 요구했다. 또한 수출부진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업체들에 대해 정부차원에서 도와주지 않으면 어렵다는 뜻을 전했다. 하지만 산자부측은 각 업체별로 구조조정이 선행되야 정부의 정책도 실효를 거둘 수 있다고 주장하면서 업체의 자발적인 노력이 우선이라고 입장을 밝혔다. 마치 닭이 먼저냐 달걀이 먼저냐는 식이다. 양측다 틀린말은 아니지만 시시비비를 가리기에는 현재의 상황이 너무 급박하다는 점이다. 업체도 정부도 어느 누가 먼저 해주겠지라는 안일한 생각만으로 이 어려움을 극복할 수 없 다. 수년전부터 아이템 개발, 다품종 소량생산만이 업체가 생존할 수 있는 유일한 해결방안이라 고 지적돼 왔지만 그 변화속도는 지극히 느리다. 이는 과감한 결단을 내리지 못하고 있는 업체들의 잘못이라고 말할 수 있다. 그러나 정부의 주요 정책 역시 최근 급속도로 발전하고 있는 벤처산업으로 치우쳐 있다는 느낌을 지울 수 없다. 마치 섬유산업을 버리기에는 아까운 계륵과 같이 여기는 듯 하다. 정부의 이런 태도는 금융권에도 영향을 미쳐 업계를 더욱 어렵게 하고 있다. 분명한건 아직도 섬유산업은 우리나라 수출의 상당수를 차지할 만큼 수출주도 산업이라는 것이다. 업계와 정부가 머리를 맞대고 성공적인 구조조정을 이끌어 낸다면 제2의 전성기를 맞게될 가능성도 충분히 있다. 섬유산업은 결코 사양산업이 될 수 없다. 왜냐하면 아담과 이브가 나뭇잎으로 몸을 가렸던 이후로 섬유산업은 계속해서 발전했을 뿐 한번도 퇴보한 일이 없었기 때문이다. /백현우 기자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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