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짝쇼·깜짝쇼 이제 그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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퍼포먼스와 컬렉션의 혼돈의 현장
“발레리나들이 국내의 대표적인 캐릭터 웨어의 패션쇼장에서 하이힐을 신고 퍼포먼스를 연 출했다. 발레의 혁신인지, 패션쇼의 혁신인지 잘 모르겠지만, 이것도 컬렉션이라고 써야 하 는가. ” ‘최초의 시도’라는 말에 현혹되어 끝까지 보긴 했지만, 소재도 컬러도 디자인도 아무것도 볼 수 없었던 한 행사에 대한 기자로서의 솔직한 소감이다. 패션의 입장에서 도무지 쓸 말이 없었다는 코멘트를 단순히 ‘보는 눈이 달라서…’로 해석 해 버리면 할말은 없다. 그러나, 허리춤까지 내려 오는 스커트를 억지로 걸친 일반인보다 훨씬 몸집이 작은 발레리 나들이, 궂이 벗겨지는 하이힐에 신경써가며 과격한 행위와 움직임으로 그 브랜드의 이미지 를 표현해야 했는지에 대해 아직까지 이해하지 못하는 것은, 컬렉션에 대한 거의 맹목적적 인 신념이 있기 때문이다. 물론, 파격이라고 생각하면, 이해되지 않는 일이 없을 것이다. 예를들어 자신들이 주최하는 모델 선발대회 출신들의 데뷔전으로 패션 쇼장을 이용한 것도 아이디어고, 행사자체가 홍보회사가 담당하는 수입업체 중심의 이벤트가 되어 버렸어도 ‘국제적’이라는 단어를 강조해 버리면 웬만한 불만과 의문은 희석시킬 수도 있을 것이다. 그러나 핵심이 사라진 모든‘파격’은 무의미하다. 더구나 춤과 행위를 주장하고 싶은 것인지, 작품을 주장하고 싶은 것인지, 정체를 알 수 없 는 이런류의 깜짝쇼가 ‘컬렉션’이란 이름하에 기획되었다면, 더더욱 그럴 것이다. 바이어 부재의 원인이 있다면 그런의미에서, 1년에 2번 개최되는 디자이너들의 정기 발표회인 컬렉션의 의미를 다시한번 생각해 본다. 바이어와 기자들은 그들이 사용하는 최고급 소재와 디자인의 변화, 패턴의 변화로 트랜드를 읽고, 디자이너 자신의 실력과, 재력 그리고 명성과 이미지를 한꺼번에 표현하는 노력과 열 정에 대해 존경의 박수를 보낼 수 있는 것이 정상이다. 이미 업계에서는 논외의 이야기가 되어 버렸으므로, 더 이상 언급할 생각은 없지만, SIFAC2000 역시 이런 점에서 명백히 혼돈을 겪고 있다. ‘되는대로’‘끼워 맞추기’식 이벤트 역시 다양성의 하나로서 인정하지만, 컬렉션이란 이 름이 붙어 있는 만큼 그렇게 자유롭지 않은 것이다. 그런의미에서, 반드시 SIFAC뿐만이 아니라 국내 컬렉션의 최대의 약점인 ‘바이어 부재’ 의 현상은 이런식의 컨셉의 부정확성에서 출발한다고 믿고 있다. 그것은 해외바이어들이 한국시장을 무시한다는 사실보다도, 반짝쇼나 깜짝쇼의 명분을 결코 이해하지 못한다는 것에 있을 것이다. 냉정한 그들은 바잉과 연계되지 않는, 쇼만 있는 행사에는 절대 올리가 없는 것이다. 이점에 있어서는 디자이너들도 마찬가지이다. 자신의 캐릭터를 살릴 수 있는 쇼를 핵심으로, 자신의 가치와 품위를 올릴 수 있는 선별성을 갖춰야 할 필요성이 여기에 있는 것이다. 보다 대국적인 발전을 위하여 좀 다른 각도에서의 말이지만, 우리나라 사람들은 잘 뭉치지도 않으면서 내부적으로는 동 호인같은 경향이 있다. 이것이 잘 통하지 않는 근본원인이다. 국내의 각종 컬렉션도 마찬가지의 영향을 받고 있다. 개인적 이해관계와 체면, 그리고 어쩔 수 없는 지연관계등으로 일종의 퍼닉현상이 일어난 올가을 컬렉션 러시의 현상도 바로 여기에서 기인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것이다. 그러나 분명한 것은 이제 더 이상 단체는 아무 의미가 없다는 것이다. 디자이너는 개인의 캐릭터를 부각해가며 판매하는 작업인만큼, 단체를 자꾸 강조하면 결과 적으로 모두가 손해를 보게 되기 때문이다. 중요한 것은 행사의 사무국의 조직력이며, 단체 부각시키는 것은 불합리만 가져오게 마련이 다. 그러므로 이제부터는 큰단체와 작은단체에 연연할 필요없이, 컬렉션의 효율적인 운영과 지 속성에 주안점을 둘 수 있는 냉정성이 필요하다. 중요한 것은 우리는 이미 세계에 오픈 되어 있다는 것이다. 물론, 디자이너만 잘나서 잘되는 것도 아닌만큼, 컬렉션을 진행하는 행사의 주최측은 더 이 상 ‘제닭잡아 먹기’식의 집안 잔치나 깜짝쇼의 연출로 눈가림을 하려는 차원에서 벗어나, 패션을 진정 사랑하는 마음으로, 보다 심도 있게 파고 드는 전략의 수립에 총력을 가해야 한다는 것은 두말할 필요가 없다. 한번이면 족한 시행착오 흔히 패션산업은 미래산업이라는 말을 한다. 그러나 별다른 비젼없이 단어만 남은 이런 테마에 최근 패션이 엄청 ‘만만하게’ 보이고 있다는 느낌을 받는다. 21세기형 비즈니스라는 요란한 조명을 받고 있으면서도 어딘지 모르게 늘 공허한 것은 그에 상응한 실속이 없기 때문일 것이다. 그렇다고 디자이너의 자존심이 높이 평가받는 일도 없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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