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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국무역그룹 신화를 주도한 창업주 백욱기명예회장이
경영일선에서 퇴진한다.
또 형님과 함께 동국무역그룹을 이끌어 온 백영기·백
성기氏 등 1세 경영진도 동반 물러난다.
이로써 반세기 넘게 대구섬유산업 신화를 창출하고 대
구섬유업계 代父로 불려온 백욱기 명예회장은 주력기업
동국무역·동국방직·동국합섬 3사합병을 통해 재출범
하는 동국무역의 재기를 눈앞에 두고 불명예 퇴진하는
비운을 맞았다.
5일 동국무역그룹 채권단회의에서는 동국무역·동국합
섬·동국방직 전경영진 퇴진을 전격 결정하고 오는 3월
초 정기총회서 전문경영인 영입을 비롯 임원진을 새로
구성할 것을 결의했다.
이날 결의는 채권단 90%이상 동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결정은 백욱기명예회장=동국무역그룹이라는 등식
의 종지부와 함께 대구섬유산업 역사에 한획을 긋는 의
미로 해석된다.
이번 채권금융단의 결정은 지금껏 워크아웃을 확정하면
서 경영진 모두를 퇴진시킨 강수를 던진것은 동국무역
그룹이 최초다.
그러나 채권단은 1세 경영진 퇴진은 결정했지만 2세 백
문현 동국방직 사장을 정점으로 다독거리기 작업을 펼
친다는 계획이다.
이는 백욱기 명예회장 2세 가운데 백문현 동국방직 사
장만큼 인품이나 경영능력을 따라올 수 없다는 면도 작
용했다.
그리고 협력업체 등 대구지역 정서도 십분고려한 것으
로 평가된다.
이는 백명예회장 퇴진에 따른 동국무역그룹 내부충격을
잠재우고 동국무역으로 재출범하는 걸림돌을 사전에 제
거한다는 뜻도 담긴 것으로 풀이된다.
동국무역그룹은 백욱기 명예회장 등 1세 경영진 퇴진으
로 사실상 막을 내렸지만 2세로 이어지는 경영권 향배
와 함께 동국무역의 진로가 앞으로 섬유업계의 관심을
증폭시킬 것으로 보인다.
이는 동국무역이 주력 3사 합병으로 자산규모 1조2천억
원이라는 초대형 섬유기업으로 탄생하고 앞으로 구조조
정을 통해 새로 거듭나야할 과제를 안은채 재출범의 기
치를 올렸기 때문이다.
특히 동국무역의 향방은 언제든 국내섬유산업의 명암
을 재조명하는 가늠대로 여기는 시각이 섬우업계의 주
류를 형성하고 있다는 점에서 앞으로 그 의미는 더욱
확산될 것으로 보인다.
<전상열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