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동브랜드 육성 최대관건
남·동대문 시장의 일본진출 가능성을 보여줬다는 것 외에도 시부야 ‘동대문 시장’은 여러 가지 이유로 의미가 크다.
특히 운영회사인 MP사는 ‘분양’이라는 단순 공식에서 벗어나 물류, 영업정책 등 진일보한 방식을 선보여, ‘보따리’에서 ‘무역’으로 변화를 주도했다.
하지만 급변하는 일본의 패션 성향과 소비자들의 니즈를 따라 잡을수 있을 만한 확실한 대안은 되지 못했다.
그 이유는 진정한 남·동대문 시장의 잠재력을 다 보여주지 못했기 때문.
남·동대문시장의 가장 큰 장점은 제품 기획에서 생산, 판매가 매우 빠르다는것과 소량·다품종생산이 가능하다는 것, 그리고 저렴한 가격이다.
가격의 장점만이 부각되어온 기존의 한계를 극복하고 성공적인 일본진출을 위해서는 남·동대문시장만이 가지고 있는 이러한 장점을 극대화시키고, 체계화시켜 리스크를 최소화하는 것이다.
▲ 일본시장에 대한 체계적인 정보구축과 연계성부터 검토하자.
‘1회용 의류’라는 말이 생길 정도로 일본 구매 성향은 빠른 회전을 바탕으로 하고 있으며, 아울러 선호하는 패션성향도 급격한 변화를 보이고 있다.
이에 적극 대처하고 패션을 선도하기 위한 선결과제는 유행·판매정보다.
일본인 체격에 맞는 사이즈 개발과 규격 통일은 물론 하루가 다르게 변하는 디자인, 품질에 관한 성향 변화를 체크해야 한다.
또한 정보 체계화 작업은 기획과 생산에 연계성을 부여해야 하며, 바코드를 활용한 판매데이터 등 활용 가능한 모든 자료를 동원해야 한다.
최근 서울패션디자인센터가 해외 전시회를 통해 상인들을 해외시장에 송출하는 사업에만 몰두하고, 주요 업무인 해외 시장 진출을 위한 정보 데이터 베이스 구축에 무감각하다는 업계의 지적이 제기되는 것은 바로 이러한 점을 등한시했기 때문이다.
▲ 고부가가치 산업으로 육성하기 위한 장기적 방안으로 공동 브랜드 개발에 주력하자.
올해 국내 모 업체는 코드로이 원단 1천만 야드를 수주해 화제가 됐다.
전량 중국으로 넘어가는 이 원단의 주인은 ‘유니크로(UNIQLO)’. 베이직 캐주얼 의류와 잡화를 중국에서 OEM방식으로 생산, 초저가 판매를 하고 있는 ‘유니크로’는 고품질에 주력하기 위해 소싱 체제를 적극 활용하고 있다는 것을 보여준 예다.
이는 기존 방식대로 고품질·저가 전략에 의한 일본 진출은 타브랜드와 경쟁에서 버티기 힘들다는 것을 의미한다.
하지만 일본 열도를 뒤흔들고 있는 ‘유니크로’가 저가, 고품질 공세를 편다고 해도 남·동대문시장만의 장점을 극대화시킨 전략은 분명한 차별을 줄수 있다.
차별화 전략은 브랜드가 바탕이 되야하고, 브랜드는 이미지며 가치다.
남·동대문시장 제품의 브랜드는 △기획·생산에서 1주일이면 매장에 진열돼 있고, △독특한 어떤 디자인도 쉽게 찾아 볼수 있으며 △의외로 저렴하다 라는 이미지가 바탕이 돼야한다.
이러한 이미지는 진정한 브랜드로써 가치를 부여받고 고부가가치가 따른다.
다행스러운 것은 현재 두산타워, 프레야 타운등에서 신인 디자이너를 육성하고 있고 디자이너크럽이 전자상거래를 통해 소싱체제를 구축하고 있으며, 혜양엘리시움이 상가차원의 일본진출, 밸리시스가 자체 브랜드로 해외시장 공략 계획을 세운 것 등 새로운 바람은 일고 있다는 점이다.
그러나 해답은 있지만 실제화되지 못하고 있는 것은‘누가 고양이 목에 방울을 달 것인가’라는 난제가 있기 때문이다.
▲ 일본 진출의 단기 전략으로 핸들링 할수 있는 포스트 설치를 검토하자.
현재 논의되고 있는 공동 브랜드 육성 논의는 원칙과 필요성에 의견일치를 보고 있을 정도의 초보수준. 이와같이 이해관계가 얽혀있는 재래시장에서 공동 브랜드 육성은 장기간의 시간과 자금이 필요한 작업이다.
이에 공동 브랜드 진출에 앞서 전초단계로 일본과 국내에 포스트를 설치, 적극적인 소싱이 이뤄져야 한다는 지적이 일고 있다.
포스트 역할은 다양한 디자인과 아이템을 확보하고 있어야 하며, 동대문상인을 대신할만한 대표성과 전문성이 우선돼야 하며 유행 흐름에 즉각 대응할 수 있는 MD개념이 도입돼야 할것으로 보인다.
/하태욱 기자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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