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내기의 상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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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영배(戒盈盃)’란 말이 있다. 넘치면 모자란 만 못 한 법이다. 사전적 의미로는 술이 어느 한도에 차면 새도록 구멍을 뚫어 과음을 삼가도록 만든 잔이란다. 문헌에는 항상 8분지만 차는 잔으로 등장한다. 8분지 이상을 따르면 술이 사라져버린다. 얼마전 패션계에 행복과 희망으로 발을 들여놓았던 한 새내기와 자리를 함께 한 적이 있다. 튼튼한 모기업을 등에업고 인지도를 구축한 캐주얼 브랜드에 MD로 들어갔던 그 친구가 오너의 비도덕성을 성토했다. 공식적인 세컨드, 여직원들에 대한 성희롱 등등의 이야기들이 줄기를 이뤘다. 2세 경영자의 패션마인드 부재로 지난해 어마어마한 손해를 봤고 이로써 분사의 움직임이 있을 정도였단다. 그 사장은 아마도 염불보다 잿밥에 관심이 있었나보다. 패션이란 업종이 변화하고 시대를 앞서가는 일이기에 종사하는 사람들의 마인드는 진취적이며 개방적인 편이라 한다면 무리일까? 그러나 과하면 이도 문제다. 그 사장의 경우 이 여직원 저 여직원 찝적(?)으로 유명한데 아직 시장안착이 안 된 상태서 이러한 사장의 행태는 직원들의 이직률을 높여 조직이 위태롭기 그지없다. 개인의 사생활 차원을 이미 넘어선 것이다. 맨파워가 중요한 런칭 초기에 조직이 불안정해 진전이 전혀 없다고들 한다. 부푼 희망으로 첫발을 디뎠던 그 새내기는 결국 오너의 비도덕성에 치를 떨며 직장을 떠났다. 모 오너 디자이너의 경우 ‘夜花’로 공공연히 소문나있다. 사교성이 뛰어난 모 디자이너는 아예 비즈니스에 자신을 무기로 활용한다는 후문이다. 패션이 이미지를, 문화를 파는 산업이라고 생각해 본다면 오너의 비도덕성을 단지 사생활로 치부할 수 없을 것이다. 조직을 파괴하거나 회사 이미지에 먹칠을 하게 되니 말이다. 모 내셔날 디자이너는 가는 곳 마다 오너나 본부장과 염문설이 나돈다. 자기 관리가 중요한 이 바닥에서 수명을 재촉하는 짓이다. 얼마전 이직한 한 영업담당자를 우연히 만났다. 뭔가 기자를 보며 껄끄러워한다. 아마 그 전회사에서 자신의 평가를 기자가 알고 있을 거란 의미같았다. 술과 깊은 사연이 있어 업무에 차질을 빚기 일쑤였던 것으로 기억된다. 개인과 사회생활의 구분이 모호한 오너들에게 계영배를 선사하고 싶다. /한선희 기자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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