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패션업계에선 브랜드의 부침(浮沈)이 왜 이렇게 심한 것일까? 또한 명품브랜드 탄생이 그다지도 어려운 것일까?
이에 대한 큰 이유 중 하나는 경영자와 투자자들의 패션에 대한 인식 부족 탓이다.
의류 사업에 뛰어 드는 투자자들의 대다수는 일확천금을 노린다. 불경기에도 끊임없는 수요를 창출하는 일부 유명 브랜드와 스타마케팅에 의한 붐 조성에 따른 패드(PAD)적인 상품의 폭발적 수요를 꿈꾸는 탓이다.
그러나 이들은 하나의 히트아이템을 만들기 위한 노력을 모르며 브랜드 시장의 과열을 모르고 있다.
또한 한 브랜드가 어느 정도 입지를 구축하기 위해 들여야 하는 마케팅 비용을 알 리가 없다.
즉 ‘만들면 팔린다’는 단순한 사고를 갖고 있는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브랜드 가치를 높여 명품으로 자리잡기까지의 그 과정을 지켜보고 인내할 만한 열정이 없는 것이다.
지난해에 몇 몇 골프 브랜드들이 접어야만 했다. 그들 중 접는 이유의 대부분은 투자자의 인내심과 의류에 대한 인식의 결여 때문이었다.
부푼 꿈을 안고 1-2년을 투자 해 보다 이득이 안 나자 돈을 회수해 가버린 탓이였다.
또한 최근에는 한 스포츠 업체가 런칭을 앞두고 사라져 버렸다.
여러명의 투자자들은 런칭을 위한 초기 비용에 질겁을 했으며 경기가 안 좋다는 말에 겁을 먹었다.
또한 이들은 소재와 옷에 대한 기본적인 상식도 없었다.
그 업체 관계자에 따르면 업체가 사용했던 소재 자체가 의복으로는 적당하지 않았다는 것이다.
또한 그 스포츠 업체가 홍보용으로 준비했던 자료 역시 사실이 아닌 부분이 많았다. 거래 실적이 없었음에 불구하고 조작한 것이였던 것.
결국은 패션에 대한 인식 부재와 열정이 부족했던 투자자들은 떠나가 버리고 브랜드는 피워보지도 못한 채 사라졌다.
이렇게 패션을 상업으로만 생각하는 투자자와 경영자들의 마인드가 브랜드를 사장시켜 버림으로써 브랜드들의 초기 비용만이 낭비되어 지고 있으며 오랜 세월 소비자들의 사랑을 받을 만한 명품 브랜드의 탄생을 위한 토양은 형성되지 못하고 있는 것이다.
물론 이익을 내지 못하는 브랜드는 살아남을 수 없다.
그러나 명품 브랜드를 만들어 내기 위해선 디자이너들의 자존심을 건 제품 개발은 물론 브랜드의 가치를 높이기 위한 장기간의 노력과 비용이 꼭 결부되어야 한다.
이를 위해선 패션을 진정으로 이해하면서 열정을 지닌 투자자들의 적극적인 참여와 헌신이 요구되는 것이다.
한철, 한때 장사가 아닌 진정한 가치를 지닌, 지속적으로 소비자의 사랑을 받는 명품을 만들기 위한 장인 정신과 건전한 투자 정신이 진정으로 필요한 때가 아닌가 한다.
/이미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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