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먹구구식 시스템·조직운영 개선돼야
“트렌드 제안이라니 그건 꿈도 못꿔요. 다행히 요즘에는 패션에서 복고바람이 불고 있으니까 갖고 있는 제품을 어렌지해서 연명은 하고 있는데… 뭐, 주문을 받아도, 과연 가져갈 것인가를 걱정해야 하는 형편이니, 오더를 붙들고 고민하고 있는 것이 일과죠”
이것은 이분야에서는 한다하는 개발 전문업체로 이름이 알려진 한 컨버터 업계 사장의 요즘 속사정이다.
각종 전시회에 열심히 쫓아 다니면서 조금씩 받게된 수출주문도 단가와 수량면에서 성에 차지 않지만, 내수만큼 속 썩을 일은 없다는 이유만으로, 그나마 이 업체의 유일한 돌파구가 되어 버렸다.
그러나 내수전문인 업체인 만큼, 수출시장 개척은 쉽지는 않다.
그러나 그가 말할 수 있는 것은 ‘마진이 적고 어려워도, 수출은 신사적’이라는 사실 하나다.
실지로, 품질은 높이면서, 단가를 낮춰야 하는 상황속에서, 의류업체와 봉제업체들의 상거래 관행은 횡포에 가깝다.
예를들어 의류업체의 하청업자격인 소재업체들에게 ‘옷을 만들어 보고 물건을 가져 가겠다’고 하는 의류회사들의 주문은 불합리 하지만, 외면할 수 없는 오더조건의 하나이다.
판매가 될 것 같지 않으면, 주문을 취소하겠다는 이론은 기획생산을 불가능하게 만드는 결정적인 요인으로 작용한다.
이런 환경하에서는 소재를 애써서 개발할 필요도 없고, 설사 모험을 감수하고 고난도 원단을 개발했다고 하더라도, 판매가능성을 보장할 수 없는한 헛수고에 불과할 뿐이라는 것이다.
게다가 국내 봉제업체들은 ‘원단 로스로 돈을 번다’고 하는 말이 있을 정도로, 소재업체들에 있어 뜨거운 감자의 역할을 충실히 하고 있다.
외국의 경우 2%의 원단 서비스가, 국내에서는 8%의 분량을 각오해야 함에도 불구하고,‘원단이 좋지 않아서 못만들겠다’는 클레임으로 되돌아 오곤 한다는 것이다.
그렇다고 갑자기 수출로 돌파구를 마련한다고 하더라도, 조직과 시스템이 거의 주먹구구에 가깝다는 것… 이것이 요즘 소재업체들의 전반적인 고민이다.
/유수연기자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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