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보다 배꼽이 더 크다”라는 우리가 흔히 쓰는 속담이 있다.
최근 백화점에 입점한 아동복 업체들이 이러한 속담에 꼭 맞는 상황을 겪고 있다.
백화점 위주로 유통망을 전개하는 대부분의 업체들이 백화점의 무분별한 횡포로 인해 거의 수익을 낼 수 없는 상황이 된 것이다.
백화점들이 업체에게 과다한 수수료, 디스플레이, 홍보 비용을 부담하게 함으로써 매장을 가지고 있는 것 자체가 손해인 기이한 구도가 나타나고 있다.
과다한 부대비용뿐만 아니라 일반적인 수수료 인상으로 인해 ‘나갈테면 나가라’식의 배짱을 부리고 있어 입점업체들은 난감해 하고 있다.
매장을 철수하자니 브랜드 인지도와 이제까지 투자한 비용이 아깝고 그냥 유지하자니 수익이 아니라 마이너스가 되는 현실에서 아동복 업체들의 고민은 커져만 가고 있다.
백화점으로 유통이 집중된 패션계에서 백화점 매장 하나 없이 브랜드를 전개해 나간다는 건 어려운 일.
특히 타 유통구조에서도 어느 정도 인지도와 매출을 올리기 위해서는 백화점에 안테나샵을 가지는게 필수적인 요건이기 때문에 아동 브랜드는 ‘울며 겨자먹기’식으로 입점을 강행할 수 밖에 없다.
이러한 점을 악용해 백화점은 브랜드와 협력관계가 아닌 주종관계로써의 위치를 강요하고 있다.
이번 롯데백화점 행사 수수료 인상이 이러한 사실을 극명하게 보여주고 있다.
행사 2% 수수료 인상을 단행했지만 업체와 협의 없이 일방적인 형태로 전개함으로써 거의 그대로 따를 수밖에 없었던 것.
비단 롯데 백화점의 경우뿐만 아니라 타 백화점 역시 일방적인 광고지원과 수수료 인상과 같은 중요한 사항을 내부 합의 없이 일방 통보하는 형식을 취하고 있다.
모든 패션업체들이 이러한 횡포를 겪고 있지만 특히 아동 브랜드들은 영세한 조직구조와 자본력으로 인해 백화점에서 살아남기 위해 일방적인 피해를 당하고 있다.
백화점에 입점했지만 퇴점을 면하기 위해 자사 브랜드 제품 사기, 할인과 같은 일을 비일비재하게 행하고 있는 것이다.
대형유통구조에서 살아남기 위한 강구책이라고 하지만 브랜드들의 이러한 ‘제살 깎아먹기’ 경쟁으로 인해 업계 스스로가 피폐해져 가고 있다.
이러한 백화점 매출위주의 일방적인 구도 속에 입점 브랜드들은 제 자리를 찾지 못하면서 수익에 밀려 이리저리 표류하고 있다.
백화점에서 살아남기 위해 아동 브랜드들은 기회주의적인 컨셉, 매출 찍기, 잦은 세일 등 여러 가지 악행으로 스스로의 이미지를 갉아먹어 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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