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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 연초 런칭한 수십여개의 신규브랜드 가운데 대부분
이 순조로운 행보를 보인 반면 일부는 첫 출발부터 삐
긋거리고 있다.
많은 이유가 있겠지만 대부분은 소비자, 시장, 경쟁사에
서 유통망 계획 등 아주 기본적인 것에서부터 결함이
발생하고 있다. 방대한 자료조사에 걸친 철저한 사전
계획수립의 부족에서 기인한 중소업체에서부터 수백개
에 달하는 유통사업 경험을 무색하게 만드는 대리점,
백화점 입점 지연.
「우리라고 못할소냐」 하는 무대포적인 강행군에서
비롯된 급조된 브랜드까지 각양각색에 난맥상을 보여주
고있다.
사실 의류사업에서 신규브랜드 런칭이라는 것이 어떻게
보면 간단한 일이다. 기존 생산라인이 갖춰져있다면
컬러와 소재, 패턴에서 로고만 바꾼채 내보낼 수도 있
다. 혹은 최근 늘고 있는 일부 업체와 같이 각종 재래
시장의 구매팀을 두어 자사 컨셉에 맞는 아이템만 주문
해 백화점, 대리점에 뿌려대는 스튜디오비지니스 등도
있다.
아니면 편하게 라이센스를 받아 생산, 디자인도 다 하
청을 주고 대리점만 관리하는 유통사업위주의 편의도
기할 수있다.
그러나 우리가 이제껏 알아왔고 경험한 바로는 성공적
인 신규브랜드는 결코 이같은 수순을 밟지 않는 다는
사실이다. 비록 같더라도 무언가는 틀린 「same but
different」 점을 보여주어야 한다.
독창적인 디자인 컨셉이나 유통전개, 기발하고 아이디
어가 넘치는 광고만으로도 승부를 할수 있고 오직 인간
관계에 의해서만 성공을 할 수도 있다. 이들도 같지만
다른 것을 보여준다.
삐긋거리는 실례를 들어보자. 어떤 브랜드는 대리점위
주의 유통계획을 세웠다. 그러나 브랜드변경, 홍보지연
에 확실한 컨셉부재라는 평가등으로 여의치 않자 백화
점입점으로 선회했다. 또 다른 업체는 상표등록에 대한
확실한 마무리도 없이 무조건 출시만 앞두고 있다.
아동복을 기획했던 업체는 재래시장에서 진행했던 단순
한 생산라인에 로고만 바꾼채 출시를 서두르며 정상매
장에서의 성공가능성에 기대를 걸고 있으나 소비자의
감각은 이미 없는 상태서 출발한 경우.
결국 이같은 문제의 근원에는 그동안 줄기차게 말해온
간단한 명제의 부재다. 「모든 것은 소비자로부터」
소비자가 무섭다면 어설픈 기획으로, 무등록 상표로
혹은 재래시장 제품으로 성공브랜드로 자리잡아 나가
기를 바랄 수는 없을 것이다.
삐긋한 첫출발을 보이고 있는 일부 신규업체를 보며 가
장 안타까운 것은 아직도 우리 패션업체가 소비자를 우
습게 여기고 있다는 것이다.
<이경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