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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가 바뀌었구나─정월이구나─ 싶었더니 어느새 2월
이다.
2월을 달력에서 보면 대개 초순경이 입춘(立春)으로 되
어 있다. 그러나 날씨는 아무래도 차다.(어제 새벽엔 보
내는 1월을 아쉬워하듯 서울에 폭설은 내렸지만─)
금년 겨울은 변변한 추위없이 넘어가는 모양이지만 겨
울은 겨울답게 추어야 할텐데 하는 마음이다.
─기상이변으로 금년 겨울은 눈도 많이 내리고 추위도
대단하리라는 예보였지만 빗나가고 마는 걸까─.
그 전(해방전후에서 6·25전후까지)엔 겨울이 춥지않고
따뜻한 날이 계속되면 「빈자(貧者) 일등(一燈)」이라
해서 가난한 사람에게 큰 도움이 된다고 했다. 그 때
추위란 요즘엔 상상도 못할만큼 혹독한 것이었기 때문
이다.
안방 웃목에 놓아두었던 자리끼의 물이 아침에 일어나
보면 꽁꽁 얼어붙어 있을 정도였으니까─.
영하 10도에서 15도는 보통이어서 한강은 매년 30센티
두께로 얼어붙었다.
▼보이지도 않고 알 수도 없는
불어 온 바람 속
살은 듯 죽은 듯
풍기는 내음─.
보이지도 않고 알 수도 없는
풍설인가 요정(妖精)인가
떨어지기 무섭게
자취를 감추어버리고.
읽히지도 않고
이해도 되지 않는
가장 우수한 정신에도
그 얼마나 많은 착오(錯誤)가 약속됐던가.
보이지도 않고
알려지지도 않은
속옷을 갈아 입을 때
언뜻 보이는 젖가슴 같은─.
이것은 <풀 발레리>의 「봄바람의 요정」이란 詩다.
요정과 같은 신비로운 봄바람의 조화를 읊은 것이라고
나 할까?
▼2월은 뭐니뭐니 해도 아직은 날씨가 차고 북풍(北風)
에 춘설(春雪)이 휘날리는 계절임에 틀림없다.
그러나 <입춘>이 바로 내일 모래인지라 봄의 기운이
성큼 우리 앞에 다가온 기분이다.
따질것도 없이 <겨울>과 <봄>의 중간이 「2월」인 셈
이다.
─봄이 멀지 않다는 생각─ 그것은 곧 희망이요 자연의
자혜(慈惠)요 詩의 마음이리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