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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계 랭킹(매출액 기준) 10위인 효성그룹이 그룹의 모태가
된 섬유기업 효성T&C·효성생활산업·효성물산을 주력으로
한 구조조정 발표는 섬유업계는 물론 국내 전 산업에 걸쳐
시사하는 바가 크다. 특히 그룹의 모기업인 효성물산의 경우
창업초반 섬유무역으로 돈을 벌어 계열사 효성T&C, 효성생
활산업을 창립했다는 점에서 섬유산업이 주는 의미는 너무나
각별하다.
단적으로 효성그룹이 섬유를 주력업종으로 삼아 생존하겠다
는 전략은 고육지책의 의미가 아니라 당연하다는 결론이다.
그래서 효성그룹의 섬유산업 주력화는 앞으로 구조조정을 앞
둔 대부분 섬유그룹들도 뒤따르는 결과를 믿어 의심치 않는
다. 사실 국내 재벌그룹 가운데 섬유로 축성하지 않은 그룹
은 손가락 수에도 못미친다.
지금 우리는 섬유산업의 기반이 재벌을 키울만큼 반석인데도
섬유산업을 얼마나 홀대해 왔는가를 깊이 반성해야할 때다.
지난해 우리는 섬유수출로 183억 달러를 벌어들였고 무역흑
자는 133억 달러를 기록했다. 국내 어떤 산업도 단일품목으
로 100억 달러 이상 무역흑자를 기록하는 산업은 없다. 최근
섬유로 돈을 벌어 재벌 반열에 올랐던 수많은 섬유업체들이
부도·도산하는 비운을 겪고 있다. 도중하차한 섬유업체들
거의가 섬유보다는 사업다각화라는 명분아래 문어발식 사업
확장이 화근이었슴은 불문가지다. 송충이는 솔잎을 먹어야
한다는 것은 원칙이다.
효성그룹의 섬유산업 주력화는 이같은 원칙을 내포하고 있
다. 그룹 계열사 중 순이익 1·2위를 달리는 알짜기업까지도
매각할 수 밖에 없는 것은 이를 의미한다. 효성그룹의 구조
조정은 새정부의 방침에 부응한다는 의미보다 역시 섬유가
효자라는 등식을 입증하는 것 같아 더욱 새롭다. 이참에 우
리는 섬유산업에 대한 斜視적인 편견을 못버리고 있는 정부
·은행권의 잘못된 관행은 배척돼야 한다고 생각한다. 재벌
들마다 섬유를 주력사업으로 하겠다는 구조조정이 봇물을 이
루는 참에 斜視적인 편견은 국익차원에서도 바람직하지 못하
다는 뜻에 서다. <전상열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