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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움추린 개구리가 더 멀리 뛴다」
지난 76년 설립, 국내섬유산업발전과 궤를 같이해온 천마섬
유(대표 백승태)가 일보전진을 위한 일보후퇴차원에서 이달
부터 잠정휴업에 들어간다.
텍스타일컨버터의 효시격으로 업계의 중심축을 이루어온 천
마의 휴업에 대해 동종업계와 관련업계들은 대부분 의아한
반응들.
「아무리 경기가 최악을 달리지만 천마까지 휴업을 하다니」
라는 표정들이다.
특히 IMF를 빙자해 부도내기를 밥먹듯이 하는 요즘 「부도
도 아니고 휴업」이라는데 고개들을 갸우뚱하고 있다.
하지만 천마섬유와 오랫동안 거래해온 업체들은 그럴만하다
는 반응들이다.
평소 남에게 피해안주고 나름대로 깨끗한 거래를 지향해온
천마는 극단적인 부도보다 상호 피해를 최소화할수 있는 휴
업을 택할 수밖에 없었을 거라는 의견이다.
이에대해 백승태사장은 가능한 언급을 회피하고 있지만 천마
섬유가 영원히 휴업할수 있다는 가능성에 대해서는 강력히
부인하고 있다.
백사장은「잠정휴업」도 적절치 않은 표현이고 , 경기가 풀
리면 다시 경영을 정상화시킬수 있도록 준비기간을 갖는 것
이라고 설명하고 있다.
어쨌든 천마의 휴업은 동종업계에 적잖은 충격과 파장을 일
으키고 있다.
천마는 최근 외형도 연 60만야드로 줄이고 부산 금사동 직기
24대규모자체공장도 임대로 돌리는등 사세를 대폭 축소했지
만 한때 연 2백만야드 캐퍼의 대형컨버터로 3백개의 거래선
을 휘어잡고 있었던 선두업체였기 때문이다.
이를 의식해서인지 천마섬유도 조심스러운 움직임이다.
올 6월까지 끊어놓은 어음도 말끔이 정리하는등 협력업체들
을 최대한 배려하는 것을 일순위로, 채권채무관계를 원만히
해결하는데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지상 5층규모의 압구정동 자체사옥중 3층과 4층은 천마섬유
가 계속 사용하면서 경영정상화를 위한 준비업무를 진행할
방침이다.
따라서 백승태사장과 이정옥감사외 2명의 총무, 경리직원이
남아 재고원단소진등 제반 업무를 지속 담당하게 된다.
부산 금사동 공장도 처분하지 않은채 임대형식으로 운영하고
재래시장의 방계사 모아직물도 김경호씨가 계속 맡아 운영한
다.
천마섬유는 내년쯤을 본격적인 재기 시점으로 보고 있지만
아직은 불투명하다는 시각이다.
하지만 20년 넘게 여성복지생산과 개발에 전력해온 경륜과
노하우가 다시 천마를 일으킬수 있다는 자신감을 갖고 있다.
그러나 대규모 외형으로 울전문컨버터를 지향해온 천마가 재
기를 위해 넘어야할 고비는 첩첩산중.
천마가 과거 울전문컨버터의 한계를 딛고 멀티기능을 갖춘
전천후 컨버터로 거듭나려면 뼈를 깎는 자기성찰의 노력과
치밀한 준비기간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김선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