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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원한 세계화의 꿈
‘위크’라는 단어를 통합의 흔적처럼 매단채 말도 많고 탈도 많았던 서울 컬렉션이 폐막됐다.
경기불황과 개인적 사정, 그룹간의 알력등을 이유로 내로라 하는 디자이너들이 대거 불참했던 이유도 있지만, 급작스럽게 소박해진 컬렉션에 대한 향후 향방에 대한 관심이 상대적으로 증폭되고 있다.
물론, 뭔가 힘이 빠진듯한 느낌에는 디자이너 컬렉션에 대한 열기가 예전같지 않다는 환경적 이유도 있을 것이다.
어쩌면 인터넷의 확대와 해외여행의 자유등으로 인해 소비자와 생산자들이 동시에 정보를 공유하게 되고 모든 시장의 장벽이 무너진 시점에서 서울 컬렉션의 세계화란 상상을 초월한 고도의 전략이 요구되어지는 어려운 사업임을 새삼 실감했는지 모른다.
그러나 서울 컬렉션의 당면 숙제는 이처럼 원대한데 있지는 않은 듯 하다.
오히려 보는 각도에 따라서는 서로 드러내놓고 말하기도 부끄러울정도의 기초적인 문제에 얽매여 서로의 에너지를 낭비하는 우를 거듭하고 있는 느낌이 팽배되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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섭섭한 패션협회
그런데 요즘 패션협회는 섭섭하다.
어느단체고 마찬가지지만, 회원사들의 권익과 이익을 옹호하고 발전을 위한 부단히도 노력을 해왔으며, 딱딱하기 그지 없는 官들을 설득하여 막대한 지원자금을 유치해왔다.
실지로 많은 업체들에게 수혜를 주기도 했으며, 어려운 사업도 열심히 꾸려왔지 않은가.
그럼에도 불구하고 지금 협회의 주변에는 우군이 별로 없는듯한 분위기다.
오히려 반목으로 등을 돌리는 회원사들이 늘어나고 있다는 명백한 모순앞에 적지 않게 당황하고 있는 모습을 보이고 있기도 하다.
벌써부터 회장의 사임의사가 공공연하게 돌고 있고 상근 부회장의 거취문제까지 입방아에 오르내리는약삭빠른 사람들도 생겨나고 있다.
이런 한편에서 혹자는 사면초가에 몰려 있는 협회의 편에서 기세등등한 일부 회원사들에 대해 비난을 하기도 한다.
어떤이는 특유의 친화력과 포용력으로 회원사들의 존경과 신뢰를 한몸에 받으면서 패션업계의 위상을 키워온 공석붕회장과 상공부 출신으로 패션산업에 官의 지원을 최초로 도입시키며 ‘강한 협회’를 만들고저 노력해 왔던 유기재 부회장의 공적에 대해서 논하기도 한다.
그리고 펌가해서 ‘패션협회는 회원사들의 개성과 입김이 너무 강한데다 전체의 권익 옹호와 중론을 끌고 나갈 수 있는 적극성들이 결여되어 있으므로, 앞으로 어느 누가 맡더라도 힘들것’이라는 동정론도 만만치않게 제기되고 있어 협회를 위안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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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분있는 변신을 위해
그러나 원인없는 결과란 있을 수 없다. 그리고 중요한 것은 시대가 변했다는 것이다.
형식에 얽매인 관료주의가 더 이상 통하지 않게 되고, 게다가 지금은 21세기다.
이런저런 감성적인 이야기와는 상관없이 21세기 대한민국 패션산업과 업계를 활성화 시키기 위해서는 뭔가 새로운 변화의 계기가 마련되어야 한다는 주장이다.
여기에 많은 회원사들은 모험정신 가득한 젊은 피의 수혈을 받아야 하는 시기임을 지적해 왔다.
물론, 한국패션의 세계화를 이룩할 수 있는 진짜 전문인. 그야말로 회원사와 협회발전을 동시에 만족시킬 수 있는 난세의 영웅이 과연 나타날 수 있는지는 여전히 의문으로 남아있다. 그러나 어찌 되었든 가야할때를 알고 갈 수 있는 지혜로운 자의 결단은 패션업계의 명분있는 변신을 위한 새로운 전환점이 될것이 틀림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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