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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25 당시 임시 수도의 경제 중심지로 국내 제일의 상권으로
영광을 누리던 부산 광복로가 세월의 흐름에 따른 도시의 확
대로 인하여 인구가 분산되고, 생활여건의 변화, 신진 대형
유통업체의 등장으로 인한 상권의 잠식, 주차시설 부족으로
인한 고객 유치의 어려움 등으로 옛 명성이 허물어 지자 최
근 몇 년간 새로운 변화를 일으키고 있다.
롯데·현대백화점의 등장으로 서면상권이 비대해 지면서 소
매시장의 연간매출이 광복로를 앞서고 있으나 60% 가량을
백화점에 의존하고 있는 서면상권에 비해 광복로는 90% 이
상을 소매점포들이 차지하고 있다.
1백50여개의 패션 로드샵과 10여개의 개봉 극장이 밀집해 있
는 광복동은 부산 패션을 리드하는 젊은층의 발길을 모으며
점차 20대 위주의 트랜디한 거리로 변모해 가고 있다.
젊은층의 폭발적인 구매력, 영향력 및 자기들만의 공간을 선
호하는 개성 덕분에 이들 젊은이들을 타겟으로 하는 패션 멀
티샵인 엘칸토의 ‘브이-익스체인지’와 노아패션의 ‘트랜
드N’이 지난해 8월 오픈, 광복로의 노른자위를 차지하면서
이러한 경향은 더욱 짙어졌다.
광복로 상권은 시청부터 국제시장 입구까지 6백50미터 정도
의 간선로에 즐비한 로드샵 외에도 부산 시민의 오랜 역사와
애환을 담고있는 국제시장, 창선동, 남포동 상권까지를 영역
으로 보고 있으나 브이-익스체인지를 중심으로 T자형 삼거
리를 주로 일컫는다.
따라서 비자비, 트랜드20 등의 패션몰에서 극장가까지의 좁
은 골목에도 꼼빠니아, 에스콰이어, 엘칸토 등의 유명 의류·
제화 매장이 있어 쇼핑객의 행렬이 끊이지 않고 유나백화점
뒷 골목은 보세의류 매장이 밀집해 항상 젊은 여성들로 붐비
나 광복로 삼거리 로드샵 만큼 젊은층의 요구 변화가 쉽게
드러나지 않는다.
그만큼 광복로를 따라 즐비해 있는 1백20여 의류매장들은 다
채로운 브랜드를 보유하고 그 변화 싸이클도 빨라지고 있다.
광복로 입구이자 광복동 2가인 시청방향은 이 지역 터줏대감
이라 할 수 있는 에스에스, 코오롱, 에벤에셀 등의 패션몰과
직영매장이 자리하여 고정고객을 확보하고 있으나 새로움을
추구하는 젊은층의 발길이 적어 점차 노후화되는 경향을 보
이고 있다.
이와는 대조적으로 창선동 1·2가인 국제시장 방향은 극장
가, 국제시장, 보세골목 등 연계 상권이 형성되어 많은 유동
인구를 보유하고 로드샵으로서 입지를 튼튼히 하고있다.
따라서 사이사이 좁은 골목에도 수많은 의류 브랜드들이 빼
곡히 들어차 있으며 쇼핑문화를 즐기는 젊은층 위주의 영 캐
주얼 매장이 대청로 방향 미문화원까지 이어져 있다.
그러나 대청로 방향 로드샵들의 특징은 캐주얼하면서도 품격
을 요구하는 캐릭터 매장이 눈에 띄며 의류매장 외에도 커피
숍, 소품, 악세서리, 웨딩샵과 백화점, 에식장을 갖춘 전통적
인 쇼핑거리의 모습을 보이고 있다.
감각적이고 유행을 앞서가는 영 캐주얼 매장으로의 발빠른
전환이 젊은 소비층을 끌고 있지만 광복로가 진정한 패션 1
번가로서의 명성을 되찾기 위해서는 풀어야 할 과제가 산재
되어 있다.
우선 주차시설의 절대 부족현상은 지난해 절반으로 감소한
전체 상권 매출면에서 여실히 드러나고 있으나 구체적인 해
결책이 마련되지 않고있어 차량을 이용하는 고객 유치의 어
려움은 더욱 심각해 질 것으로 보인다.
부산지역에서 가장 높은 지가로 유명한 이 지역은 영세업주
들의 임대료 부담과 서면상권 활성화에 따른 매장 이전 또는
철수현상을 빚어 대 메이커들의 상품 전시장 노릇을 하고 있
다.
이러한 산재된 과제에도 불구하고 상권 활성화를 위해 몇 년
째 꾸준히 시행되고 있는 「광복로 시민 문화축제」는 광복
로의 대표적인 행사이다.
96년 6회부터 광복로, 자갈치, 남포동 축제를 통합하여 전국
7대 문화행사의 하나인 「부산 자갈치 문화관광축제」로 명
명, 매년 10월 미스광복 선발대회, 광복로 패션쇼, 광복로 풍
물시장 등 다양한 이벤트를 마련하여 광복로를 널리 알리고
문화생활과 쇼핑을 함께 할 수 있는 거리로 위상을 재정립시
키고 있다.
‘차없는 거리’ 조성, ‘야시장 부활’ 문제 등 여러 관련
기관과의 힘든 진통속에서도 전통적 쇼핑가의 명맥을 잇기위
해 안간힘을 쓰고있는 광복로, 그 변화의 귀추가 주목된다.
<이경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