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패션업계를 중심으로 섬유와 패션산업의 코드분리 주장이 본격화되고 있다.
의류는 이제 기초산업이 아닌 고부가가치를 파는 이미지 산업이라는 섬유패션 분리론은 금융권을 비롯 산업전체서 섬유산업에 대한 부정적인 시각이 팽배한 가운데 대두되고 있어 더욱 주목을 모으고 있다.
이런 움직임은 의류가 더 이상 섬유가 아닌 패션산업임에도 불구하고 섬유산업이 패션업계의 발전의 발목을 잡는다는 형국으로 비화되면서 논리가 더욱 증폭되고 있다.
한국패션협회의 원대연회장은 의류가 섬유산업에 애매하게 속해있어 대정부 지원정책에서도 불리함이 많다는 점을 지적하면서, 선진국형 산업으로의 진화를 위한 패션산업의 독립을 강조했다.
또한, 많은 회원사들도 섬유나 복식이라는 단어가 최근의 소비자들의 취향에도 맞지 않는다며 변화를 위한 명분을 뒷받침해주고 있다.
의류가 섬유나 패션으로 분류되어야 한다는 이러한 주장은 경제적인 관점에서도 민감하게 대두되고 있다.
예를 들어 업종 분류가 섬유· 의류로 되어있는 현재의 증권시장에서 패션 의류로 분류하면 아마 경제적으로도 큰 시너지효과를 얻을 수 있을 것이라는 주장도 나오고 있다.
실제로 일본 굴지의 화섬업체는 자사의 업종이 ‘섬유’가 아닌 ‘화학’으로 분류해달라고 요청하고 있는 상황이다.
섬유를 패션산업으로 분류하자는 움직임은 가장 보수적인 섬유관련 단체들의 변화에서 시현되고 있다.
몇 년 전 한국섬유소재협회가 한국 패션소재협회로 명칭을 바꾸고 회원사 자격도 내수 컨버터업체 중심에서 패션소재 수출전문업체로 전환했다.
디자이너 협회인 한국복식디자이너협회(회장 안윤정)가 한국패션디자이너협회로 개명, 보다 미래적이고 진취적인 협회활동을 다짐하는 등, 패러다임의 대이동을 반영했다.
패션업계를 중심으로 일고 있는 이 같은 움직임은 옷이 과거 사람들에게 필수품 이였던 시대에서 소비자들의 기호품으로 개념이 바뀌었다는 점이 강하게 반영되고 있다.
그러나 이 같은 움직임에 대해 “국가 기간산업으로 경제발전의 토대를 마련해온 섬유산업의 의미를 너무 과소평가하는 것 아니냐”는 반론도 만만치 않게 대두되는 등 의견이 분분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