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企 진흥위한 홈쇼핑에 대기업이 ‘비난’
11월 ‘롯데홈쇼핑’ 방송가동에 ‘적신호’
우리홈쇼핑을 인수한 롯데쇼핑이 롯데홈쇼핑 전개에 빨간불이 켜졌다.
지난 2일 경방과 특수관계인 지분 30.16%와 우호지분 22.87%를 합쳐 우리홈쇼핑 지분 53.03%를 주당 11만원 424만2796주를 4667억원에 인수해 경영권을 확보한 롯데쇼핑은 방송위원회의 최다주식 소유자 변경승인과 공정위의 기업결합신고 등 절차를 밟아 11월에는 ‘롯데홈쇼핑’을 가동한다는 계획을 세웠다. 그러나 롯데홈쇼핑이 공중파를 타기 까지 어려움이 있어 보인다. 우선 방송위원회의 승인을 거쳐야 한다. 방송위 관계자는 “방송법 15조에 따라 최대 주주 변경 시 우리홈쇼핑이 신청서를 접수해 위원회 심사를 받아야 한다”며 “결격사유를 가장 우선적으로 본다”고 밝혔다.
롯데쇼핑은 방송위의 변경 승인에 대해 문제없을 것으로 자신하고 있지만 홈쇼핑업계 관계자들은 부정적인 시각을 보였다. 홈쇼핑이 원래 중소기업 진흥을 위해 허가된 업종인데, 대기업이 중소기업을 인수해 홈쇼핑에 진출하는 것은 원래 취지에 맞지 않다는 게 업계의 반응이다.
여기에 경방이 2004년 방송위에 제출한 각서도 걸림돌이 되고 있다.
경방은 지난 2004년 ‘3년간 우리홈쇼핑 대주주 변경을 하지 않겠다’는 각서를 방송위에 제출했으며 “우리홈쇼핑을 매각할 이유가 없다”는 등 매각에 강경한 입장을 보여 왔다. 하지만 경영권 방어에 어려움을 겪자 롯데측에 지분을 넘겼다.
여기에 방송위의 심사가 강도 높게 진행될 가능성이 크다는 것도 롯데측에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다. 방송위의 결격사유에 롯데가 해당 될 것은 없지만 경방의 입장이 돌변한 것에 대한 부작용으로 강도 높은 심사가 진행될 것으로 보인다.
공정위의 기업 결합심사도 롯데가 헤쳐 나가야 할 큰 관문이다. 유독 유통업계의 M&A 심사에 강력한 법적 잣대를 들이대고 있는 공정위가 이번 M&A를 어떻게 보고 있는 지도 롯데측에 큰 고민으로 남았다.
롯데가 가장 큰 산으로 보고 있는 것은 태광. 우리홈쇼핑 2대 주주이자 국내 최대 케이블 사업자인 태광과 협력을 이끌어내는 것이 이번 M&A 최대 과제로 보인다. 아이즈비전의 우리홈쇼핑 지분을 인수하면서 경방과 경영권 전쟁을 치른 태광이 순순히 롯데홈쇼핑의 전개를 보고만 있을 지는 미지수다.
태광은 롯데의 우리홈쇼핑 인수에 대해 강경한 태도를 취하고 있다. 인천·천안 등의 캐이블방송 송출을 맡고 있는 태광계열사 티브로드는 지난 달 31일부터 1일까지 우리홈쇼핑의 일부지역 방송 송출을 중단하면서 시위를 벌였다.
태광은 경방과 우리홈쇼핑 경영권 분쟁을 치루면서 지분 매각대금으로 사용한 돈을 포기할 수 없는 입장이어서 향후 우리홈쇼핑 M&A가 더 큰 파장을 몰고 올 것으로 보인다.
티브로드 진헌진 사장은 “모든 수단을 동원해 롯데를 압박할 것”이라며 강경한 태도를 굽히지 않고 있다. 티브로드는 12월 우리홈쇼핑과 방송 송출 재계약을 앞두고 있어 롯데는 바짝 긴장하고 있다.
/우철훈 기자 [email protected]
[유통가]
롯데홈쇼핑, 업계 다크호스로…
막강 자금력 ‘TV·온오프’ 장악
롯데가 우리홈쇼핑 인수로 다양한 시너지 효과를 얻을 수 있을 것으로 분석됐다. 업계 4위인 우리홈쇼핑만 놓고 보면 별다른 효과가 없을 것으로 보이지만 롯데 계열사의 시너지효과가 배가 될 것으로 업계 관계자는 진단했다.
롯데는 우리홈쇼핑 인수로 TV·온라인·오프라인 채널을 토대로 마케팅과 상품 공조 등의 직접적인 이익을 얻을 수 있는 동시에 통합 마일리지 사용·고객 데이터 공유 등의 시너지 효과도 누릴 수 있게 됐다. 여기에 롯데닷컴의 인지도 상승에도 힘이 실릴 것으로 보인다.
또 계열사인 롯데카드의 경영에도 상당한 힘을 얻을 것으로 롯데측은 기대했다.
관련 업계도 기존 유통망과 홈쇼핑을 접목하면 현대홈쇼핑 등 기존 홈쇼핑 업체를 금방 따라잡을 수 있다고 전망했다.
CJ와GS홈쇼핑도 오랜 유통 노하우와 상품력을 갖춘 롯데의 시장 진입으로 강한 위기의식을 느끼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업계 관계자는 “자금력과 기존 고객을 확보하고 있는 롯데가 홈쇼핑업계의 다크호스가 될 것이 분명하다”고 전했다.
/우철훈 기자 [email protected]
[확대경]
경방·태광·롯데 관련社 ‘3社3色?