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故 김세훈 회장 영전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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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월5일 창립 61주년을 눈앞에 두고 못보고 가시다니…” 먼저가신 아버지를 애타게 그리워하는 마음에 평안섬유 김형섭 대표는 목이 메어 말을 잊지 못했다.
지난달 31일 79세를 일기로 타계한 평안섬유 故 金世勳 會長은 선친이 일궈 놓은 메리야스 사업의 터전을 패션으로 완성시켜온, 열정적인 사업가이면서 교육자며 또한 애국자로 살아오셨다. 고인은 1930년 5월 평양 기림리에서 김항복 초대 회장의 차남으로 태어나, 서울고, 서울대 법대를 졸업한 뒤 서울고교에서 잠시 교사로 근무했다. 1962년 초대회장이면서 독립운동가 이셨던 아버지 김항복 회장의 권유로 평안섬유 상무로 입사, 사업가의 길을 내디뎠다. 평안섬유는 1947년 대성섬유로 출발해 61년 평안섬유공업으로 변경하고 언더웨어 ‘독립문’메리야스를 전개하면서 내수와 수출로 사세를 확장해 왔다. 고인은 평안섬유로 지난 1960~1970년대 20대 수출 기업으로 일궈낸 의지의 섬유업인이셨다.


고인은 70년 ‘PAT’를 런칭, 한때 260개의 유통망을 확보한 볼륨 브랜드로 키우기도 했으며, 11년간 메리야스수출조합 부이사장을 맡아 업계 발전을 견인했다. 조만식 선생의 제자가 된 것을 인연으로 70년부터 82년까지 학교법인 오산학원 이사를 맡아 후학양성에도 관심을 기울이셨다. 77년 서울고등학교 동문회장을 맡아 동문회발전과 동문간의 단합을 주도하기도 했다. 그런 고인에게도 위기가 있었다. 법정관리 시절 수익위주 경영과 시장변화에 대한 신속한 대처로 98년 마침내 회사를 정상화시켜 주목을 받았다.
김형섭 대표는 1989년 무역부 차장으로 입사했다. 김 대표는 고인의 경영 지도하에 신속한 패션트렌드를 반영한 선택과 집중에 대한 현장을 경험을 쌓으며 후계자의 길을 걸어왔다. 평안섬유의 브랜드 ‘PAT’는 물론 아웃도어브랜드 ‘네파’에 이어 올 가을부터 탄생될 ‘엘르골프’ 도입에도 고인의 역할이 컸다. 고인은 충무금성무공훈장을 수여받았으며, 93년 국가유공자로 추대됐다. 고인은 대전 국립 현충원에 모셔졌으며 마석선산에는 가족들의 뜻을 담은 비석을 세웠다.


유족으로는 미망인 이정순여사와 김 대표, 차남 형건(세이건 대표), 딸 형숙(전 SBS PD) 사위 조재훈(HONEY WELL 동남아총괄 사장)씨가 있다.
김형섭 대표는 “아버지는 가셨지만 평안섬유에 새긴 고인의 깊은 뜻은 영원히 남을 것”이라며, 애틋한 심경을 감추지 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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