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수요건은 ‘글로벌 브랜드·마케팅 전략’
디자인 보다 ‘상품·생산력’ 자신있다
“해외 SPA 국내 진출에 위기 느낀다”
“패션산업은 색깔 있는 반도체” 그 무엇으로도 표현할 수 없으리 만큼 중요도를 잘 나타내주는 말이다. 반도체에 버금갈 만큼 미래형 고부가 산업이며 좁은 내수시장을 넘어 넓은 세계를 공략, 차세대 큰 먹거리로 부상할 것이다. 경인년의 화두는 다름아닌 ‘글로벌’이다.
본지는 2010년, 새로운 10년을 기약하는 출발선상에서 한국 패션기업 CEO가 생각하는 자사의 글로벌 경쟁력을 파악하기 위해 38명의 대표에게 자체 설문조사를 했다. 현재 해외시장에 진출해 있거나 지경부의 글로벌 육성 브랜드로 선정된 12개 사 대표, 해외시장 개척을 준비 중인 업체를 지정해 38명에게 설문했다.
또한 글로벌화에 성공한 휠라코리아, 성주그룹, 보끄레머천다이징, 코오롱FnC 등의 대표들이 생각하는 필수요건, 서울대 박남규 교수의 ‘글로벌 vs 로컬’ 전략을 위한 ‘조율과 조화’를 테마로 한 발표내용을 함께 게재했다.
‘글로벌화’는 자신의 핵심 역량을 파악하고 진출국가의 문화와 차이를 인정하는 동시에 현지화를 배경으로 비로서 시작해야 한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조언이다. 글로벌 경쟁력을 구축하기 위해서는‘글로벌 브랜딩 및 마케팅 전략’이 최우선으로 수립돼야 하며 ‘인재’ ‘정보’ ‘자금’ 등 순으로 필수 요건이 집계됐다. <편집자 주>
38명의 CEO들은 자사의 글로벌 경쟁력을 묻는 질문에 22명이 ‘중’으로 ‘상’은 14명이 ‘하’는 2명이 답했다. 또한 ‘상품기획’과 ‘생산’ 부문에는 20명과 19명이 각각 상위로 기재해 자신감을 나타냈다.
두 번째, 글로벌 기업의 경쟁력을 ‘가치사슬’로 분류한 것은 기입하는 동안 CEO들이 자사의 특장점을 잘 파악함으로써 해외 진출 시 분배 혹은 집중 할 수 있는데 도움이 되기를 기대한 문항이기도 했다. 브랜드 전략은 38명 중 절대수인 22명이 ‘중급’으로 답했다. 이는 ‘글로벌 경쟁력을 강화하기 위한 필수요건’을 묻는 3번째 문항의 1순위가 브랜딩 및 마케팅 전략인것과 연관된 사안이기도 하다.
상품기획과 생산에는 과반수 이상의 응답자가 자신감을 보여 한국의 패션수준이 이미 선진국과 버금가는 실력을 갖추었음을 입증했다. 상품기획과 디자인, 샘플, 생산, 물류, 유통과 판매의 전 문항에 있어 상·중급이 90%이상을 차지했다. 즉 문제는 가치사슬의 수준이 아니라 해외로 진출하기 위한 ‘인프라 지원’이 체계적으로 이뤄져야 함을 시사하고 있다는 것이다.
경쟁력 강화를 위한 필수 요건으로는 ‘자금’이 1순위일 것이라는 예상을 깨고 브랜딩 및 마케팅전략이 1위, 임직원의 의식전환 및 인력양성, 정보력이 각각 상위에 올라 있었다.
4위가 자금조달, 5위가 소싱 및 생산거점 확보와 관리, 6위가 물류, 7위가 정보교류 및 글로벌 네트워크. 이는 기업들이 해외진출에 있어 사실상 필요한 지원요소가 무엇인지를 보여주고 있는 것이다.
글로벌화의 거점이 될 제1마켓은 24명이 중국이라고 답했으며 미국이 6표, 유럽이 4표, 일본과 홍콩, 싱가포르, 인도네시아가 각각 1표씩을 얻었다. 1차로 중국시장에서 안착해 아시아 전역을 아울러 향후 다가올 동북아시대에 한국이 중심이 될 수 있다는 기대감을 갖게 한다.
지난 한해 대한민국은 해외 SPA 브랜드들의 각축장이었는데 이러한 영향과 향후 전망에 대해 ‘현재는 미비하지만 앞으로 영향력이 커질 것’과 ‘현재도 앞으로도 영향은 클 것’이란 문항에 각각 18명씩 총 26명이 답해 심각성과 함께 위기를 느끼고 있음을 잘 나타내 주었다.
현재 한국 브랜드 중 글로벌 브랜드로 성장 가능성이 높은 기업(브랜드)에 12명이 이랜드의 ‘스파오(SPAO)’라고 답했다. 이랜드가 중국시장에 선발대로 진출해 토대를 구축한 대표적인 기업에다가 야심만만 하게 글로벌 브랜드로 출사표를 던진 ‘스파오’가 앞으로 속력을 낼 것으로 기대를 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외에도 글로벌화를 위한 벤치마킹 대상으로 ‘유니클로’ ‘폴로’ ‘자라’ ‘듀퐁’ ‘나이키’ ‘이랜드’ ‘버버리키즈’ ‘폴로키즈’ 등의 브랜드들이 물망에 올랐다.
■ CEO 선정 2010년 글로벌 유망 브랜드 | 이랜드 ‘스파오’
中 성공적 진출 실력 입증 ‘한국형 SPA’ 가속력 기대
이랜드그룹(회장 박성수)이 글로벌 브랜드로 시동을 건 ‘스파오’가 기세를 드높이게 될 것으로 보인다. 최근 본지가 섬유패션업계 CEO 대상 설문조사에서 글로벌로 가장 경쟁력이 큰 브랜드로 선정, 또 한 번 이슈가 됐다.
특히 SM과의 협업은 ‘스파오’가 아시아를 비롯한 글로벌 시장 진출을 위한 것으로 상반기 중국 진출에 포문이 열릴 것으로 기대된다. ‘자라’ ‘갭’ ‘유니클로’가 위치한 ‘스파오’ 명동점은 지상 5개 층 3058㎡(약 925평) 규모에 1층 여성 캐주얼, 정장, 2층 유니섹스 캐주얼, 내의, 아웃도어, 3층 남성, 아동, 잡화, 4·5층에는 카페와 레스토랑, 노래방 등이 함께 입점돼 원스톱 쇼핑이 가능하다.
5세에서 50세까지 전 연령대를 커버할 수 있는 9개 카테고리, 1100여 개 상품을 3개 층별로 나누어 보여준다. 거의 모든 제품이 10만 원대 이하 가격으로 저렴하다.
이같은 가격을 가능케 하는 것은 생산의 글로벌화가 이미 마련돼 있기 때문이다. 중국을 비롯한 방글라데시, 일본, 베트남 등 산지와 직접 연결된 글로벌 직 소싱 시스템이 이를 반증한다. 또 아무리 인기 있는 상품이라도 2주 후에는 리오더 없이 새 상품만을 공급한다. 매장에는 항상 신선함이 넘친다.
이 모든 것을 가능하게 한 것은 시스템이다. 가두점을 대상으로 한 훌 세일 사업에서는 고민하지 않아도 되는, 그러나 SPA 사업 전개에 꼭 필요한 역량이다. 시즌을 앞둔 신상품의 정확한 수요 예측과 신속한 물류 공급, 재고 처리 등 상품기획에서 매장 운영까지 모든게 시스템으로 관리된다.
4층은 SM이 운영하는 노래방과 앨범 등 SM 소속 아이돌 스타 상품을 판매하는 ‘에브리싱(everysing)’ 매장이, 5층에는 프리미엄 패밀리 레스토랑 ‘애슐리’가 입점해 차별화했다.
/김임순 기자 [email protect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