슈퍼섬유·메디덱스·바이오 매스 유망
근본적 섬유산업 패러다임 변화
기업자구노력·단체 지원…‘혼연일체’ 회생 전기 마련
1대 → 2대 자연스런 세대 교체…新질서 주역 부상
[글싣는 순서]
上 대구경북섬유산업 부활의 날개를 펴다
下 이것이 문제다. 해법은?
대구경북 섬유산업이 화려한 부활의 날개를 펼치고 있다.
지난 95년 지역 섬유류 수출이 53억8000만 달러를 기록한 이후 매년 내리막 길을 걸어오다 2001년 23억 달러로 바닥을 다진 후 8년만인 지난 2008년 다시 27억5500만 달러를 수출, 내리막길에 종지부를 찍은데 이어 지난해 28억 달러를 돌파했다.
지난 2000년 42억4000만 달러를 수출한 뒤 내리막 길을 걸어온 지 10년만이다. 10여 년 간 혹독한 구조조정과 주력제품의 재편이라는 돌풍 속에서 살아남은 기업들은 이젠 부활의 단맛을 만끽할 채비다.
경기 사이클로 볼 때 99년 미국 발 서브프라임 모기지론 사태여파로 주춤했던 섬유수요를 감안하면 향후 2년여 간은 상승세가 쉽게 꺾이지 않을 것으로 업계는 내다보고 있다.
게다가 미국, 유럽, 중국, 칠레 등과의 FTA가 순조롭게 추진되고 있는 것도 호재다. 이는 섬유수출 사이클이 긴 상승 파동으로 이어질 것이란 예상을 뒷받침하고 있다.
섬유산업이 적신호에서 청신호로 바뀌자 화섬산지 대구의 기반이 요동치고 있다. 수주 물량은 밀려오는데 생산해낼 설비가 턱없이 부족하다. 지난해 생산 캐퍼 부족으로 수출을 포기하는 사례도 속출했다. 이에 따른 설비투자가 이어지고 있지만 아직도 갈 길은 멀기만하다.
■ 이젠 투자다. 고개 드는 설비투자
2007년 이후 섬유업을 경영하는 오너들이 달라졌다. 이젠 된다 싶은 예감에 땀을 흘려보지만 현실은 녹록하지 못했다. 낡은 설비에 타성에 젖은 근로자, 열악한 작업환경, 보이는 것마다 못마땅하다.
염색과 제직공정이 1차 투자대상에 올랐다. 최근 3년간 이같이 설비개체와 작업환경개선, 근로자를 대하는 풍속이 크게 달라졌다. 만족할 수준엔 미치지 못하지만 섬유산업이 바뀌고 있다.
경산 소재 K사는 최근 5년 간 제직설비 절반을 신직기로 교체하고 아이템도 고부가가치 위주로 재편성했다. 결과는 달랐다. 과거 전성기 때인 90년대 중반 매출을 넘보고 있다.
대구염색공단 소재 스판덱스 염색전문업체인 A사, 산업용 화섬직물 업체 K사, 교직물 염색업체 M, S, D사 등은 매년 설비를 개체하는 한편 증설에 나서고 있다.
특히 산업용, 교직물 용도에 적합한 에어제트 룸, 레피어 룸은 최근 3년 간 250여대의 개체 및 증설이 이어져오고 있다. 박직물, 기능성 화섬직물 업체를 앞세운 가운데 워터제트 룸도 증설분위기를 타고 있다. 구미소재 Y사는 2000년 중반경 뜯어낸 직기 20여대를 다시 설치했다. 여전히 풀가동이다.
매년 20%대 성장세를 보이고 있는 이 회사는 작업장 환경개선에 막대한 자금을 투입하고 있는데다 근로자들에게 학자금까지 지원해주는 등 간판기업다운 면모를 보여주고 있다.
대구 이현동 B사, 염색공단 J사도 상황은 마찬가지다. 작업장 환경이 몰라보게 좋아졌다.
근로자들이 휴식시간에 운동할 수 있는 헬스장, 탁구장, 심지어 암벽등반시설까지 설치하는 등 근로자들을 배려하는 풍속도가 급속히 바뀌고 있다.
그것도 모자라 자녀 학자금을 지원하는 등 가족적인 분위기조성을 통한 생산성을 극대화하고 있다.
이들 기업들은 매년 매출증가세를 유지하고 있다는 공통점도 갖고 있다.
■ 주력품목, 경쟁력·수출단가 쌍끌이
2010년 대구경북 섬유류가 28억달러 수출을 돌파하며 2000년 이후 최대 수출실적을 보였다. 이중 직물류는 17억 달러를 수출, 전체 섬유류의 60.7%를 차지하며 대구경북 섬유수출의 주력품목으로 자리잡았다. 평균단가도 상승세를 유지하고 있다.
산지 주력품목인 폴리에스터직물은 지난해 10월 기준 kg당 8.69달러로 2007년 대비 3.3% 인상됐다.
나일론직물과 복합직물은 같은 기간 대비 각각 28.85%, 1.45% 인상됐다. 그러나 면직물과 니트류는 같은 기간에 비해 각각 4.1%, 6.3% 하락했다.
올해 역시 주력품목의 선전 속에 평균단가 인상행보가 순조로울 전망이다. 원료 및 원자재가격 폭등으로 원가부담 요인이 큰 만큼 해외바이어들이 이를 수긍하며 이미 단가를 인상했거나 인상중인 기업들이 늘어나고 있는 추세다.
“여전히 경쟁력이 있습니다. 제품 사이클 상향 곡선이 오래갈 것 같은 느낌입니다.”(유병선 영도벨벳 회장)
“7년간 고속성장을 해왔지만 여전히 세계시장에서 높은 경쟁력을 갖고 있습니다. 올해는 특히 디 아세테이트에 이어 트리아세테이트까지 접목할 수 있는 좋은 기회여서 이 부문 강국인 일본까지도 넘볼 수 있을 것 같습니다.”(강영광 알앤디텍스타일 대표)
“세계시장에서 특화된 아이템으로 알려져 성장성이 높다고 봅니다.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무난히 고성장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습니다.”(이의열 덕우실업 대표)
대구경북 주력 아이템군의 대표기업들은 올해도 지난해에 이어 수출신장에 청신호를 밝히고 있다. 특히 기능성 화섬교직물, 경량 박직물, 니트스판 직물류, 중동시장용 블랙직물, 기능성 화섬직물, 메모리직물 등 주력아이템군은 대구산지를 지키고 있다. 이들 주력 기업들은 대구경북산지에서 100여개 안팎의 간판 기업으로 올라선 가운데 대구경북지역 수출량의 80~90%를 차지하는 막강한 파워를 보이고 있다. 준비, 제직, 염색, 가공, 후가공에 이르는 산지설비를 이들 기업들이 가동하고 있는 것으로도 풀이가 가능할 정도다.
대구경북 직물류가 지난해 수출한 금액은 17억 달러 안팎. 이중 화섬직물, 니트 복합교직물, 면직물 등 주력품목의 수출금액은 12억3500만 달러에 이른다.
월 1억 달러의 주력품목을 수출한다는 계산이 나온다. 이 가운데 30~40대 간판기업들이 수출한 금액이 7000~8000만 달러를 웃돈다.
결국 100대 기업이 대구경북 섬유산지를 가동하고 있다는 계산이다. 여기서 중요한 것은 100개 안팎의 간판 기업들이 작업장 환경개선과 근로자 대우, 신제품 개발, 설비투자, 해외시장개척을 견인하고 있다는 사실이다.
대구시와 경북도가 지역섬유산업 발전전략에 활용할 가치가 충분히 있을 것으로 보인다. 대구경북산지를 이끌고 있는 이들 기업들은 올해도 여전히 경쟁력을 바탕으로 성장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특히 이들 기업들은 지난해 원자재, 원료가 폭등으로 원가인상 요인이 발생한 만큼 경쟁력을 바탕으로 바이어들에게 단가인상에 적극 나서는 한편 이를 관철시키는 파워를 보여주고 있다.
■ 차세대 신 섬유개발, 체질 바꾼다
주력 아이템에 이어 아라미드 융·복합섬유, 탄소섬유, 내열성/난연성제품, 복합기능성 섬유, 메디텍스 등 신성장 동력을 탑재한 섬유개발이 탄력을 받고 있다.
지난해 스트림간 협력개발 사업을 통해 이같은 차별화 신소재 개발에 총 853억 원이 투입됐다.
올해는 슈퍼섬유 180억 원과 메디텍스, 나노섬유, 친환경섬유 등 미래 신섬유 개발이 가세해 탄력을 받을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특히 경북도가 올해 처음으로 메디텍스 사업에 선정돼 1000억 원의 예산을 확보함에 따라 대구경북산지가 가파른 체질개선에 나설 전망이다.
한국섬유개발연구원 이춘식 원장은 “향후 늦어도 4~5년 후면 어떤 형태로든 슈퍼섬유와 메디텍스가 상용화될 것” 이라며 “그럴 경우 대구경북 섬유산업은 선진형 산업으로 구도가 바뀌어 고부가가치를 창출하는 산업으로 올라서게 될 것” 이라고 밝혔다.
특히 한국염색기술연구소는 올해부터 9년간 총사업비 1420억 원(국비 943억 원)이 투입되는 ‘탄소저감형 폴리케톤 섬유소재’ 연구기관으로 선정돼 신섬유개발에 청신호를 밝히고 있다.
원천산업기술개발 과제로 추진되는 이 사업에는 대구지역 거성산업자재와 삼성교역이 각각 주관기업과 참여기업으로 나서 신섬유개발에 힘을 보태고 있다.
특히 세계적 자원고갈 위기와 친환경 녹색산업이라는 큰 줄기에 편승, 올해부터 바이오매스 (biomass) 기반 순환형 섬유 신소재개발을 위한 원천원료개발이 탄력을 받을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석유계 화섬은 에너지 고갈과 고단가로, 재생섬유는 환경공해 등으로 각각 향후 비전이 밝지만은 않다.
대체소재로서 강력한 개발대상인 바이오매스는 미국, 독일, 일본 등 선진국들은 이미 한창 개발 중이다. 하지만 한국은 올해부터 시작할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한국섬유개발연구원 조대현 연구개발 본부장은 “천연소재의 특성을 유지하면서 저가의 원사 공급과 친환경 재생섬유라는 일석 5조의 바이오매스 기반 섬유는 화학섬유소재를 대체할 수 있는 사업” 이라며 “2014년 기준 해외시장규모 57조 원, 국내시장규모 9000억 원이 예상 된다”고 밝힌바 있다.
■ 영 파워, 과학적 경영 패러다임 전환
성서공단소재 A사는 최근3개월간 큰 변화를 시도하고 있다. 2000년 이후 창업세대인 K사장(49세)은 그동안 차별화소재와 공정기술을 개발, 관련업계에 공급해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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