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ID, 성장 가능성 긍정적, 국제 위상 정립은 미흡
PID, 성장 가능성 긍정적, 국제 위상 정립은 미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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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흘간 7500만 달러 실적 거두고 폐막

글로벌 전시회로 자리매김하기 위해 10년간 달려온 대구국제섬유박람회(이하 PID)가 11일 비전과 과제를 동시에 안고 3일간 일정을 마치고 폐막했다. 10주년을 맞아 PID 조직위와 사무국은 역대 최대 규모와 최고 실적을 거두는 전시회로 거듭나겠다고 밝혔었다.


뚜껑을 연 PID는 사흘간 해외바이어 1806명, 국내바이어 1만6798명이 다녀갔으며

수출상담액 4520만 불, 내수 상담액 3026만 불 등 총 7546만 불의 상담실적을 거뒀다고 PID사무국은 집계했다. 특히 한국섬유마케팅센터(KTC)와 위그코리아, 새론인터내셔널 등이 3일간 100만 불 이상의 상담실적을 거둔 것으로 집계됐으며 20~70만 불의 상담실적을 거둔 출품사도 15개사에 이른 것으로 PID사무국은 밝혔다. PID사무국은 10회를 맞은 올해 PID에 화섬특화직물이 대거 출품되면서 역대 최대 규모
와 최다 아이템수를 보인데 따른 결과로 자체 분석했다. 하지만 PID사무국이 집계한 1800여 명의 해외바이어들은 개막 첫날 이후 이틀간 전시장을 찾는 발길이 뜸했다. 올해 PID는 8개국 296개사가 출품했다.

화섬 특화 전시회 가능성
70개에 이르는 화섬특화직물 전문 출품사들이 1층 메인 전시장에 부스를 마련, 바이어를 맞았다. 이들은 화섬직물, 교직물, 복합직물, 니트류, 기능성직물 등 국내 대표아이템을 전시, 바이어상담을 이끌었다.


특히 중국, 일본, 대만 바이어들이 상담을 주도하면서 PID가 아시아권 바이어들의 소싱 장으로 거듭날 수 있다는 가능성과 자신감을 확인했다. 상담을 주도한 아이템들은 화섬직물을 필두로 기능성 박직물, 세섬 박직물, 팬시 교직물, 메모리 직물 등 대구를 대표하는 품목들이었다.


10년째 PID에 단골로 출품한 중원무역 김진한 대표는 “지금까지 매출액의 10~20%는 PID를 통해 성과를 거뒀다. 특히 국내 바이어로부터 실질적인 상담이 이뤄져 만족한다”고 밝혔다.

■ 전시문화
10년의 경륜이 전시문화도 바꿔놓았다. 백화점식 두서 없는 제품전시로 바이어들을 당황하게 했던 과거모습에서 탈피했다는 평가다. 특히 효성관과 한국섬유마케팅관, 대구섬유마케팅관에 출품한 기업들은 정예 품목만 전시, 바이어들로부터 좋은 평가를 받아냈다. 신제품 출품도 눈에 띄게 나타났다.


그동안 정보유출과 모방을 의식해 신제품 출시를 꺼렸지만 올해는 달랐다. PID를 통해 실질적인 상담이 가능하다는 분위기가 확산되면서 이같은 흐름이 가능했다는 분석이다. 한솔섬유와 덕우실업, 신흥, 코로나, 중원무역들이 대표적이다.


이밖에 매끄러운 전시진행, 다양한 부대행사 등도 전시회 분위기를 고조시키면서 PID의 성장가능성을 보여줬다.

시급한 당면과제
PID성격에 부합한 출품사들을 확대하는 것이 첫째 과제다. 글로벌 화섬특화직물, 친환경 직물을 표방하는 PID가 국제적인 전시회로 거듭나기 위해 피할 수 없는 과제다. 올해 1층에 마련된 화섬특화직물 중 제대로 된 출품사는 60개에 불과했다. 이들은 전시장 아이템 구색을 맞추는데 기여했지만 국제적인 전시회로서의 위상을 보이는 데는 아쉬움을 남겼다.


영원무역을 통해 연간 1000만 불 이상을 수출하는 K사 L사장은 전시장을 둘러본 뒤 “아직 갈 길이 먼 것 같다. 출품사도 바이어도 구색이 맞지 않는다. 화섬특화직물 전문 소싱 전시회로 거듭나기 위해서는 특화직물 출품사 유치와 글로벌 바이어 유인이 시급하다”고 진단했다.


내년 PID는 엑스코 확장공사가 완료돼 1층에 400여 개 출품사가 부스를 마련할 공간이 확대된다.

■ 해외바이어
중국, 일본, 대만, 인도 바이어에 치우친 PID가 이젠 미주, 유럽, 중동 등 국산직물의 주력 수출시장 바이어를 유인하는 전략과 전술을 구사할 때가 왔음을 알려줬다. 그에 따른 예산 증액도 불가피할 전망이다. 1층 화섬특화직물 전시장은 중국, 대만, 일본 바이어들이 전시회 기간 중 상담분위기를 이끌었지만 불과 한나절에 그친 상담장 광경을 연출하기도 했다.

이틀째와 폐막당일에는 아시아권 몇몇 바이어들이 보였을 뿐 대다수가 국내 참관객 및 학생들이었다. 특히 올해는 개막 다음날부터 일반 관람객과 학생들을 참관시켜 전시장이 마치 시장분위기처럼 급변했다.


이에 대해 한국섬유마케팅센터와 대구섬유마케팅센터 회원사인 H사 P사장은 “매회 전시회에 출품하지만 전문 소싱 장으로서는 갈 길이 먼 것 같다. 바이어 유인과 실속형 출품사 유치가 시급하다”고 평가했다.


이동수 PID조직위원장은 “내년에는 전시장 확장공사가 완료되는 만큼 PID가 국제적인 규모와 바이어 중심의 전시회로 확대, 재편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봉제 ‘풀뿌리 기업이 이어간다’
성남섬유조합, PID 스타 부상

올해 PID에서 적어도 분위기 상으로는 성남섬유제조사업협동조합(이사장 홍기섭)이 단연 최고였다.


성남산업진흥재단 후원으로 14개 업체와 함께 참여한 조합은 내방 바이어들 관심과 호응으로 행사기간 내내 고무된 분위기였다. 또 조합 회원사들이 의욕적으로 설비를 도입하고 있는 ‘무봉제(심리스) 니트’에 대한 관심이 높아져 각 업체들은 임가공 등 관련 오더 비즈니스 활성화에 대한 큰 기대감을 나타냈다. 특히 영원무역 성기학 회장은 이곳 부스를 방문, 제품을 샘플링하고 직접 생산협의를 지시해 힘을 보태줬다.


홍기섭 이사장은 “회원사들이 모두 자기 분야에서 30년씩 일해 온 사람들이라 제품 생산 기술은 국내 최고”라며 “직접 설비를 갖춘 업체들도 여기서 샘플을 만들고 기술을 배워갈 정도”라고 말했다.


이들 업체는 규모가 작은 중소기업이 대부분이라 외부 전시회 참여가 어려웠지만 성남산업진흥재단 후원으로 참여할 수 있게 됐다. 김홍철 재단 본부장은 “그동안 관내 산업 지원이 IT, 벤처 등 첨단 분야에 편중됐지만 앞으로는 섬유 같은 전통 제조산업에 대한 지원 비중을 높일 방침”이라고 말했다. 재단은 올해 ‘풀뿌리 예비 스타기업’ 제도를 통해 섬유 봉제 같은 실력 있는 중소기업을 발굴한다는 계획이다.


지난 10일 대회 참여 업체들 중심으로 개최된 간담회에서는 이번 PID가 성공적이었다는 판단 아래 앞으로 조합차원에서 관련 전시회 참여를 활성화하기로 했다. 이날 간담회에서는 섬유산업의 지속 성장 최대 걸림돌인 인력난에 대한 우려도 제기됐다. 회원사인 거산실업 박영득 사장은 “지역 업체는 대기업과 달리 동네사람을 쓰기 때문에 실제 그 지역 사람이 먹고 살 수 있는 기반을 제공한다”며 “지금 종사자 평균 연령이 50대에 근접하는 섬유 산업이 지속해서 발전하려면 인력난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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