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업체들 우리 때문에 다 망했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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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단기로 세계 시장 진출 ‘세명정밀’

“일본 연단기 업체들은 우리 때문에 다 망했어요. 품질은 같은데 가격이 싸니 버틸 재간 있겠어요?”

세명정밀 김종철 대표는 자사 연단기에 대한 자부심이 가득하다. 척박한 국내 섬유기계 업종에서 국산화율 80%에 지금까지 3700대 이상을 생산했고 대만 업체들은 세명의 연단기를 모방·생산하고 있으니 근거가 없다고 할 수는 없다. 게다가 일반 원단뿐만 아니라 까다롭기로 소문난 스판원단 전용 연단기까지 기술력이 축적됐고 최근에는 에어백 연단기까지 상용화해 이 분야에서는 완벽한 라인업을 갖추고 있다. 국내에서 연단기 디지털화를 성공한 곳도 세명이 유일하다. 영원무역에 190여 대를 납품했고 세아상역, 한세실업 등 빅3와 약진통상 등 중견기업들도 세명의 단골 고객이다. 88년 창업해 98년부터는 해외 시장에 눈을 돌려 일본에 진출했고 05년부터는 중국 유명 캐드캠 회사인 PGM을 통해 월 12대를 수출할 만큼 성장했다. 세명정밀이 다음으로 눈독 들이는 곳은 베트남, 인도네시아, 캄보디아 등 동남아 시장. 3년 전부터 베트남에 진출해 큰 공장들이 밀집한 하노이 시장을 평정하고 지금은 호치민 일대를 공략 중이다. 중국과 베트남은 현지 대리점을 통해 외국 업체들을 직접 공략하고 있다는 점에서 본격적인 해외 시장 진출의 장을 열고 있다. 김 대표는 이전까지 미싱용 자동화 부품을 만들었으나 주변에 둘러보니 우리가 못 만드는 섬유기계가 많다는 걸 느끼고 지난 88년 연단기 시장에 뛰어들었다. 그때 생산한 국내 1호 연단기가 지금도 구로디지털단지 내 세명정밀 공장에 보관돼 있다. 그러나 국산화율 100%까지 가기에는 아직 우리 기술력이 모자란 점이 아쉽다. 김 대표는 “기어 박스는 국산이 일본산에 비해 1.5배 가량 커 수입해 쓸 수 밖에 없다”며 정부의 관련 부품 산업 육성 정책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한국봉제기계공업협회 나재문 전무는 “썬스타, 코베스트, 성우 등 이미 세계적 수준에 올라 있는 국산 봉제 기계가 많다”며 “이들 기업의 해외 진출과 내수 시장 공략에 더 많은 관심과 지원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사진:지금 세명정밀 공장에는 다음주에 캄보디아로 수출될 연단기 2대가 선적 날짜만 기다리고 있다. 이 곳 연단기는 내구성과 정밀성에서 세계 최고 수준으로 손꼽혀 국내외 중고시장에서 높은 인기를 누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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